文, 왜 軍월급 3배 올렸을까…승부처 '이대남' 투표율의 비밀

중앙일보

입력 2021.11.23 08:00

21만6000원(2017년)→40만5700원(2018년)→54만900원(2020년)→67만6100원(2022년)

박근혜정부 때 정해진 2017년 병장의 월급은 21만6000원이었다. 문재인정부는 임기 첫해 병장 월급을 40만5700원으로 두배 가까이 올렸고, 내년엔 67만6100원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20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2021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기념식에 FA-50 경공격기를 타고 도착해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20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2021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기념식에 FA-50 경공격기를 타고 도착해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정부 들어 병장 월급은 313% 올랐다. 2025년 이후엔 100만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내년이면 2017년 최저임금(50%)에 맞추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하루 (군인) 급식단가는 1만1000원으로 늘었고,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는 작업도 12월이면 완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사 월급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병사 월급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문 대통령이 임기 내내 ‘군인복지’를 강조해온 배경이 뭘까.

2020년 국방백서 기준 현역 군인은 55만5000명이다. 이중 징병 군인은 30만명으로, 대부분 20대 전반(20~24세)의 남성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20대 전반 남성 인구 약 180만명의 17%에 달한다.

그런데 장병들의 선거 투표율은 100%에 가깝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군인의 표심은 ‘이대남 현상’으로 불리며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20대 남성 표심에까지 영향을 줄 요인”이라는 말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을 마치고 해병 1사단 내 교육훈련단으로 이동해 해병대 장병들과 식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을 마치고 해병 1사단 내 교육훈련단으로 이동해 해병대 장병들과 식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러한 관측의 근거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총선에서 군인이 대거 포함된 20대 전반 남성의 투표율은 59.3%였다. 전체 투표율 66.2%에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20대 후반 남성(51.6%)보다는 7.7%포인트 높다. 반면 20대 전ㆍ후반 여성 투표율은 62.6%와 62.4%로 큰 차이가 없다. 전체 평균 투표율과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20대 전·후반 남녀 투표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0대 전·후반 남녀 투표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018년 지방선거에서 20대 전ㆍ후반 남성의 투표율은 52.0%와 45.9%였고, 2017년 대선에선 75.4%와 71.1%, 2016년 총선에선 56.4%와 47.3%, 2014년 지방선거는 53.4%와 47.3%로 나타났다. 2012년 대선과 총선에서도 각각 72.1%와 62.5%, 50.0%와 36.3%로 큰 격차를 보였다. 차이는 최대 13.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반면 20대 전ㆍ후반 여성들의 투표율 격차는 모두 1%포인트 남짓에 불과했다.

 2017년 5월 4일 19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 육군훈련소 훈련병들이 충남 논산 연무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제2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 곳은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에도 육군훈련소 장병 1만 2380여명이 투표에 참여해 전국 투표율 1위를 기록했다. 김성태 기자

2017년 5월 4일 19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 육군훈련소 훈련병들이 충남 논산 연무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제2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 곳은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에도 육군훈련소 장병 1만 2380여명이 투표에 참여해 전국 투표율 1위를 기록했다. 김성태 기자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22일 “20대 남성의 투표율이 전세대 중 가장 낮은 점을 감안할 때 의무투표에 가까운 군인들의 표심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군인이 포함되지 않은 지금의 여론조사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특히 여권의 경우 군인 표심 확보는 이탈한 ‘이대남’의 지지를 얻는 것은 물론 그들의 부모인 50대 여성과 안보와 관련한 보수 표심을 공략하는 ‘1석3조’의 카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병 처우 관련 문제는 여야 대선 후보의 선거 캠페인에선 이미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9월 26일 예비역 병장 12명과 간담회를 열었다. 그런데 예비역 병장들은 간담회 내내 일제히 “의무 복무 중인 병사들에게 국가가 할 수 있는 대우는 최저시급 이상의 월급이다”, “의무 복무 장병들의 노력이 덜 숭고한 것은 아니다”라며 월급과 관련한 요청을 쏟아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버텍스코리아에서 열린 예비역 병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버텍스코리아에서 열린 예비역 병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간담회가 끝난 뒤 윤 후보는 “공약을 설계할 때 장병 임금 얘기가 나왔다”면서도 “군 전문가들이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다고 얘기해 공약으로 만들지는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나온 윤 후보의 군 관련 공약의 핵심은 군필자에 대한 청약 가점제 등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군 복무기간을 1년으로 줄이고, 전문 부사관을 더 뽑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장병 처우와 관련한 공약은 준비하는 단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전국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취준생, 워킹맘, 신혼부부, 청년창업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전국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취준생, 워킹맘, 신혼부부, 청년창업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대표는 “청년 대책이 대선 전략의 핵심이지만, 당장 뚜렷한 대안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즉각적 반응을 낼 수 있는 군 복지가 대책의 일부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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