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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김병준·김한길 인선만 발표 “김종인 시간 달라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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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19일부터 매일 아슬아슬한 분위기다.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없이 갈 수도 있다’는 뜻을 주변에 강하게 밝혔다고 들었다. 김종인 전 위원장도 불쾌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양쪽 사정에 밝은 야권 핵심 인사가 지난 2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얘기다. 그런데 국민의힘 분위기가 22일 이 인사의 말처럼 흘러갔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이견이 노출되며 중앙선대위 인선이 삐걱댔다. 정치권에선 “윤석열-김종인이 결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장으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각각 선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괄선대위원장 입성이 기정사실화됐던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해선 “김 전 위원장이 하루이틀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 본인께서 최종 결심하시면 그때 최고위에 올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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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위원장의 미합류 상황에서 발표된 선대위 주요 인선안을 두고 정치권은 술렁거렸다.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의 참여 없이도 선대위를 출범시킬 수 있다는 일종의 신호였기 때문이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가 최고위 전 티타임 때 ‘김 전 위원장과 함께 가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하루이틀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는 윤 후보의 말은 김 전 위원장을 향한 일종의 합류 마지노선을 제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같은 갈등 국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지난 20일 회동에 대한 입장 차가 현저하다”고 말했다. 당시 윤 후보는 김병준 전 위원장과 함께 김종인 전 위원장의 서울 종로 사무실을 찾아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후 윤 후보 측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김종인 전 위원장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직 선임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김종인 전 위원장 측은 “찬성한 적이 없다”고 한다.

당시 상황에 대해 윤 후보 측 핵심 인사는 “김 전 위원장이 지난 19일 기자들 앞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병준 전 위원장을 그냥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하라는 건데 위상을 고려하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에 김종인 전 위원장 측 인사는 “김 전 위원장이 김한길·김병준과 함께 ‘3김(金)’으로 일컬어지는 상황에 대해 불쾌감을 느낀 듯하다”고 말했다. 일부이긴 하나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는 건 거의 확정적”이란 말까지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을 찾아온 이준석 대표에게도 윤 후보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3김 삼각편대 구성에 동의했다”는 윤 후보 측의 표현에 불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날 취재진을 만난 김 전 위원장은 ‘김한길·김병준 합류에 대한 반대 때문이냐’ ‘김 전 위원장의 의견 반영이 잘 되고 있다고 보느냐’ 등 10여 개의 질문에 “할 말이 없다”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왜 하루이틀 시간을 더 달라고 했느냐’는 질문엔 “고민할 시간을 갖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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