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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쇄신 전권 쥔 이재명, 키워드는 ‘탈여의도’ ‘반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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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의 전권을 위임받은 이재명 후보가 ‘탈(脫)여의도’를 내세웠다. 이 후보는 22일 오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취업 준비생과 워킹맘 등 4명과 함께 ‘전 국민 선대위’ 회의를 개최했다. 이 후보는 파란색 당 점퍼 대신 회색 상의를 입고 청년들의 발언 내용을 일일이 메모했다. 송영길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 후보는 회의를 시작하면서 “오늘은 새로운 민주당의 1일 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 20일 충남 논산 화지시장에선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주요 메시지는 ‘반성’이었다. 이 후보는 “새로운 출발은 성찰과 철저한 반성에서 시작한다”며 “이재명의 민주당은 반성하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했다. 특히 부동산 정책에 대해 “청년·서민의 고통을 가중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내로남불’식의 남 탓이라든지, 또는 전 세계적인 현상 등 외부 조건에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는 점도 반성한다”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사과도 있었다. 그는 “국민께서 ‘왜 민간의 저런 비리를 예방하지 못했느냐’고 지적하신 데 대해 ‘나는 책임이 없다’고 말한 것 자체가 잘못임을 인정한다. 그 자체도 저의 책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또 앞으로 더 나은 변화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주말 충청권 방문 때 전통시장에서 본 장면을 말하면서다. 그는 “95세나 되는 어르신이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5000원어치의 토란을 팔아보겠다고 애쓰시는 모습을 봤다”며 “저를 끌어안고 우시는 분도 봤다. 가난한 사람 좀 살 수 있게 해 달라고…”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 후보가 이날 ‘반성’의 메시지를 앞세운 것은 “민주당 스스로 뼈를 깎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의 신뢰를 다시 모을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는 게 이 후보 주변의 설명이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지지율은 앞으로도 등락을 반복하겠지만, 중요한 건 민주당의 태도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느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TBS 조사(19~20일)에선 이 후보 39.5%, 윤 후보 40%로 두 후보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나타나면서 민주당 내부에선 “앞으로 보름이 승부처”라는 말도 나온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전날 당 의원총회에서 선대위 쇄신의 전권을 위임받은 이 후보는 이날 “민생·실용·개혁의 민주당으로 가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저 스스로 ‘여의도 기득권 정치’와 전혀 결이 다르게 민생·개혁이란 실적을 국민께서  인정해 주셔서 이 자리에 왔는데, 후보 선출 후 그러지 못했다는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선 선대위 조직을 소규모로 재편해 속도를 높이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별도의 ‘별동대’ 조직도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국민이 참가하는 회의도 늘어난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대위 회의가 당사가 아닌, 민생 현장에서 개최되는 모습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선대위’나 ‘경제 선대위’ ‘미래 선대위’ 같은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부문별 상설 조직을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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