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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꽉 막혔던 공급망 숨통 트였다…완전 정상화는 아직"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컨테이너들이 빼곡히 들어찬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터미널의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컨테이너들이 빼곡히 들어찬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터미널의 모습.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대란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이 재개되면서 일부 병목현상도 완화되고 있어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고 인력난이 해결되지 않아 완전한 정상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공장 폐쇄, 에너지 부족, 항만 적체 문제 등이 최근 완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말레이시아·베트남 공장이 재가동됨에 따라 반도체·섬유 품목의 생산 병목현상이 일부 풀렸다.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중국도 당국이 석탄화력발전을 허가하면서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물류 병목현상도 나아지는 분위기다. 광둥성에 본사를 둔 한 한 가구업체 임원은 "9월까지만 해도 제품을 선적할 수 없었지만, 10월부터는 컨테이너 예약이 가능하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사상 최고가였던 해상운임도 점차 내려가는 추세다. 미국 대형 유통 체인들이 연말 쇼핑시즌을 겨냥한 수입 물량 확보를 마치자 물류비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이달 둘째 주 컨테이너당 태평양 횡단 운임이 25% 이상 떨어지면서 2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보였다.

해운·유통 업계는 연말 쇼핑시즌과 아시아의 음력설 연휴가 끝나는 내년 초부터 미국의 항만 적체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인 영국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45개국 경제 전문가들은 공급망 정체가 이미 정점을 지났거나 연말에 정점을 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WSJ은 "공급망 정체 현상이 해소되면 생산은 수요를 충족시키고 물류비용도 낮출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상승압박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공급망 문제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홍콩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트린 응우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급망 문제가 완화되긴 하겠지만,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노동자 부족 같은 문제와 계속 씨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기후변화도 공급망 정상화의 주요 변수다. 실제로 지난 8월 코로나19 환자 발생으로 중국 저장성닝보(寧波) 저우산(舟山)항을 폐쇄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해상운임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 WSJ은 "주요 기업 경영진과 경제학자들은 상품 수요 증가와 계속되는 미국 항만 적체 현상, 트럭운전사 부족, 높은 물류비용 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겨울철을 맞아 기상이 악화되고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유지된다면 언제든 공급망 정체가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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