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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이라더니…"1주택자 종부세 55% 늘어 평균 152만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1세대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줄었다’고 주장하는 정부에 대해 “입맛대로 통계 왜곡을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 발표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올해 1세대 1주택자는 평균 152만원 종부세를 내야하며, 이는 지난해보다 55.5% 늘어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1세대 1주택자 올해 종합부동산세 평균 얼마.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1세대 1주택자 올해 종합부동산세 평균 얼마.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민의힘 부동산공시가격검증센터장을 맡고 있는 유 의원은 이날 올해 종부세 부담액 분석 결과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국세청은 집을 한 채만 갖고 있는 세대에 올해 주택분 종부세로 총 1995억원을 내라고 고지했다. 1년 전보다 70.5% 늘어난 금액이다. 고지 인원은 지난해 12만60명에서 올해 13만1633명으로 9.6% 증가했다.

당정이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격 기준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올려잡았지만, 납부 대상은 오히려 더 늘었다. 부동산 가격(공시가) 상승,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조정 등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집 한채를 보유하고 있는 1세대 1주택자는 평균적으로 151만5577원의 종부세(고지액)를 납부해야 한다. 지난해 97만4513원과 비교해 55.5% 상승했다.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대상 인원 및 수입.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대상 인원 및 수입.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종부세 폭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우려해 정부가 1주택자 전체 통계 대신, 공제(11억원) 비중이 큰 공시가 14억원 또는 17억원 이하 평균 수치만 공개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이날 기획재정부는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 관련 주요 내용’ 자료를 통해 1세대 1주택자 평균 세액을 발표하면서 이런 내용은 쏙 뺐다. “전체 1세대 1주택자 인원 중 72.5%는 시가 25억원(공시가 17억원) 이하자로 평균 세액은 50만원 수준”이며 “시가 20억원(공시가 14억원) 이하자의 평균 세액은 27만원”이란 일부 내용만 알렸다.

유 의원은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자 ‘고지 인원’ 또는 ‘1인당 평균 부담액’ 등은 쏙 빼두고 ‘고지 세액 비중’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넣어서 마치 1세대 1주택자들의 부담이 줄어든 것처럼 포장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어 “정부는 종부세 고지 현황을 자신들에 유리한 통계만 각색해 발표했지만, 결국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이 공시가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됐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은 숨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택가격별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납부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주택가격별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납부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98% 국민은 종부세와 무관하다”는 정부의 거듭된 주장도 논란 거리다. 지난 19일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전체 국민 중 약 98%의 국민께는 고지서가 발송되지 않는다”고 했고,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전 국민 98%는 종부세 고지서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달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5166만 명 대비로는 종부세 납부 인원(주택분 기준 94만7000명) 비중이 1.8%다. 정부가 “98%는 안 낸다”고 강조하는 근거다. 하지만 종부세는 보통 세대 단위로 내는 세금이다. 주민등록 통계상 2342만 세대를 기준으로 종부세 납부 세대 비율을 따지면 수치는 4%로 2배 넘게 뛴다.

대상을 집이 있는 가구로 좁히면 비율은 더 늘어난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주택 소유 가구는 1173만가구다. 종부세를 내는 가구 비중은 8.1%로 치솟는다. 법인 등을 제외한 종부세 납부 개인으로 한정해도 비율은 7.5%다.

한편 이날 기재부는 올해 주택분 종부세 전체 고지액이 5조7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조8000억원과 견줘 증가율은 216.7%에 달했다. 부과 인원은 1년 전보다 42% 증가한 94만7000명이었다. 모두 역대 최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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