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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대어가 쏟아진다, 이제부터 '겨울 야구'

중앙일보

입력

좌측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나성범, 김재환, 박건우, 백정현, 박해민,

좌측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나성범, 김재환, 박건우, 백정현, 박해민,

대어급 FA(자유계약선수)가 쏟아지는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막을 올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2022년 FA 자격 선수 명단 총 19명을 공시했다. 이 중 처음 FA 자격을 얻은 선수가 12명, 재자격 선수는 5명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강민호와 박해민·백정현·오선진까지 4명으로 가장 많다. 2021 통합 우승팀 KT 위즈(장성우, 황재균, 허도환)와 7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두산 베어스(김재환, 박건우, 장원준)에서 각각 3명씩 FA 자격을 얻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뇌동맥류 수술을 받고 은퇴한 민병헌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손아섭과 정훈이 FA 권리를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LG 트윈스는 김현수와 서건창이 FA 자격을 얻었다. 키움 히어로즈(박병호), NC 다이노스(나성범), KIA 타이거즈(나지완), 한화 이글스(최재훈)가 1명씩이다. SSG 랜더스는 대상 선수가 없다.

올 시즌에는 단숨에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FA가 많아, 각 구단의 영입 전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입전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포지션은 외야수다. 4년 전 두산 출신 김현수와 총액 115억원에 계약한 LG는 이번에도 그를 반드시 붙잡는다는 계획이다. 팀 타선이 약한 데다, 주장 김현수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해서다.

NC의 간판스타 나성범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관심도 받고 있다. NC는 2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와 계약하기 위해 총력을 다 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은 최근 몇 년간 양의지(NC)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등을 떠나보냈다. 올겨울엔 두산의 주축 타자 김재환과 박건우도 FA 자격을 획득한다. 두산이 두 선수를 다 잡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어떤 선수 계약에 집중할지 관심이 쏠린다.

공·수·주 삼박자를 모두 갖춘 삼성 박해민도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삼성 구단은 박해민이 주장을 맡아 팀을 6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고, 인대 파열 부상에도 불구하고 시즌 끝까지 뛴 기여도를 높이 사고 있다.

2018년 롯데와 총 98억원에 계약한 손아섭은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올 시즌 타율(0.319)은 여전히 높았지만, 홈런(3개)과 장타율(0.397) 급감이 마이너스 요소다. 다만 올해 연봉이 5억원으로 높지 않아서 이적 걸림돌은 작다. 삼성 포수 강민호는 이번 계약 규모에 따라 최초로 FA 총액 200억원을 돌파할 수 있다. 그는 2014년 롯데와 75억원, 2018년 삼성과 80억원에 계약한 바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키움을 대표한 홈런타자 박병호는 FA 자격을 처음 획득한다. 상황은 유리히자 않다. 지난해와 올해 20홈런을 가까스로 넘겼다. 타율은 0.223과 0.227로 저조했고, 부상과 부진으로 2군을 왔다갔다 했다. FA 이적 시 보상금이 22억 5000만원에 달해 팀을 옮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LG 서건창은 올해 전 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0.253)이 저조했다. LG는 지난 7월 선발투수 정찬헌을 내주면서 서건창을 데려온 효과를 거의 얻지 못했다. 서건창은 FA 시장에서 더 나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 지난겨울 연봉을 자진 삭감했다. 그러나 트레이드 이후 보상금과 보상 선수 등 이적 조건이 더 까다로워졌다.

투수 FA는 가뭄이다. 평균자책점 2위(2.63), 다승 공동 4위(14승)를 차지한 삼성 백정현을 제외하면 매력적인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백정현은 올해 처음 두 자릿수 승리에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SK 와이번스 인수 후 사실상 첫 번째 스토브리그를 맞는 SSG와 최하위로 처진 한화가 FA 시장의 '큰손'으로 나설 거로 전망된다. 또다시 우승에 실패한 LG가 외부 FA 영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선수 공급은 충분하지만, 수요는 미지수다. 코로나19로 인해 각 구단의 재정이 악화한 탓이다. 대어급 FA 대부분이 30대 나이라는 점도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김광현과 양현종도 FA 시장 판도에 영향을 끼친다. MLB에서 FA 자격을 얻은 김광현이 미국에 잔류할지, 아니면 KBO리그로 복귀할지가 관건이다. 올해 선발 투수가 부족해 애를 먹었던 SSG에는 그가 꼭 필요하다. 김광현을 못 잡을 경우 SSG가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 돌아온 양현종은 친정팀 KIA 타이거즈를 협상 최우선 순위에 뒀다.

한 구단 관계자는 "벌써 몇몇 대어급 FA에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거론되고 있다. 선수들이 '6년 계약을 원한다'는 말도 꾸준히 나온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름값 높은 외야 FA가 많아서 시장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2년 FA 자격 선수는 공시 후 2일 이내인 11월 24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해야 하며, KBO는 신청 마감 다음 날(25일)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를 FA 승인 선수로 공시할 예정이다. FA 승인 선수는 공시 다음날인 26일부터 모든 구단(해외 구단 포함)과 선수 계약을 위한 교섭이 가능하다.

한편 KBO는 이날 퓨처스(2군)리그 FA 자격 선수도 공시했다. 1군 등록일이 60일 이하이면서 퓨처스리그에서 통산 7시즌 이상 뛴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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