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쇄신 첫날 울컥한 이재명 "가난한 사람 좀 살수있게..."

중앙일보

입력 2021.11.22 12:07

업데이트 2021.11.22 12:17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전국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로부터 받은 걱정인형을 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전국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로부터 받은 걱정인형을 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지율 정체 속에 선대위 쇄신 전권을 넘겨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청년층 민심 이반부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까지 전방위 사과에 나섰다. 이 후보는 “제가 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들의 눈물을 가슴으로 받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싶다”는 발언을 하며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후보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취업준비생, 워킹맘, 신혼부부, 청년창업가 등 4명의 청년들과 함께 연 전국민 선대위에서 “대장동 문제와 관련해서 ‘70%나 환수했다’, ‘다른 단체장이 못하던 것을 했다’, ‘국민의힘 방해를 뚫고 이 정도 성과를 냈으면 잘한 것 아니냐’, ‘거대 이권 사업에서도 사적 이익을 전혀 취하지 않았다’는 점만 주장했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는 “국민들께서 ‘왜 다 환수하지 못했냐’, ‘왜 민간에 저런 비리 잔치를 예방하지 못했냐’는 지적에 대해 “나는 책임 없다고 말한 것 자체가 잘못임을 인정한다”며 “그 자체가 저의 책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관련) 그런 저항과 방해조차도 넘어서서 국민이 요구하고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켜줬어야 하는 것”이라며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앞으로 더 나은 변화로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청년층을 향해서도 “기성세대들은 고도성장 사회에서 많은 기회를 누리고 살았고 국가에서 상당 정도 성취를 해서 이 사회의 기득권적 위치를 차지했지만 지금 우리 청년들은 기성세대의 책임으로 저성장 사회 속에서 작은 기회 때문에 정말 격렬한 경쟁을 해야 하고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실패하고 좌절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야 하는 상황을 만든 데 대해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참으로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 청년들은 이제 미래의 주역이 아니라 현재의 주역이 돼야 한다”며 “역사상 가장 취약한 계층을 만들어버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자신에게 선대위 혁신 전권을 위임키로 결론이 난 당내 쇄신론과 관련해서도 이 후보는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했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전국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전국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 후보는 “어제 주말인데도 2시간이 넘도록 민주당 의원들께서 의총을 하셨고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 현장 중심으로 활동하겠다고 해주신 점에 대해 국민과 당, 그리고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충정에 저도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일각의 분노에 대해서 의원님들만의 책임이 아닌 것을 저도 안다. 오히려 제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저도 깊이 성찰 반성하고 앞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당내 일각에서 이 후보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이재명의 민주당이라고 했더니 혹시 사당(私黨)을 만들려고 하냐는 이상한 곡해를 하는 분이 계시던데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다”며 “국민들께선 이재명이라고 하는 한 정치인을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한 핵심은 주어진 책임을 다하고 국민을 위한 성과 만들어내고 앞으로 더 나은 변화와 혁신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아쉽게도 후보로 선출된 이후 지금까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움과 변화보다는 기존 체제에 좀 젖어가는 느낌을 갖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 점에 대해서 저부터 반성하고 혁신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동화되는 이재명이 아니라 민주당이 우리 국민들께서 이재명을 통해서 하고자 했던 또는 기대했던 변화와 혁신을 제대로 추구하는 당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말씀을 이재명의 민주당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에 곡해가 없었으면 좋겠고 또 오해도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또 “새로운 민주당, 이재명의 민주당은 첫째로 반성하는 민주당이 되겠다. 둘째로 민생과 실용 개혁을 주도하는 민주당이 되겠다. 셋째로 유능하고 기민한 민주당이 되겠다”며 “우선 반성하는 민주당으로서 모든 부분에서 자기 반성을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생·실용을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지난 주말 2박3일 간의 일정으로 충청 지역을 방문한 일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제가 어제 충북 청주에 시장을 갔다가 그저께는 논산 시장을 갔다가 하면서 95세씩이나 되는 어르신이 물건 조금 팔아보겠다고 시장 바닥에 쭈그리고 앉으셔서 머리도 다듬지 못하고 5000원어치 토란 팔아보겠다고 애쓰시는 모습을 봤다”며 “그리고 또 저를 끌어안고 우시는 분도 계셨다. 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 좀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울컥한 이 후보는 눈물을 참으려고 헛기침을 하기도 했다.

그는 “그런 분들의 그 눈물을 제가 정말로 가슴으로 받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이 땅의 약자들과 그분들의 아픔을 개선하도록 1분 1초에 작은 권한까지도 최대한 잘 쓰겠다”고 울먹였다.

최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입장을 철회한 데 대해서도 “얼마 전 일부 비판을 감수하고 저는 필요한 일이라고 유용한 일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적 장벽들이 있어서 다른 지원들조차 어려움에 처한다는 당의 의견을 받아들여 전국민 재난지원금 논의를 뒤로 미루고 그거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으로 손실보상 대폭 확대를 당에 요청했다”며 “이것 역시 우리 국민들의 삶이 먼저라는 생각에서 드린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기민함과 관련해서는 “요소수 문제나 주택 대출 규제 문제들도 정말 기민하게 우리가 반응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주택 대출 문제는 당장 민원 현안이기 때문에 그것도 당에서 챙겨봐 주면 좋겠고 신속히 보고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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