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ㆍ중, 공중ㆍ해상에서 잇달아 훈련…"미 동맹네트워크 견제"

중앙일보

입력 2021.11.22 11:34

업데이트 2021.11.22 13:55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한반도 주변에서 공중은 물론 해상 연합훈련까지 잇달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양국이 한ㆍ미ㆍ일 3각 협력과 쿼드(Quad)ㆍ오커스(AUKUS) 등 인도ㆍ태평양 지역 내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를 견제하는 움직임이란 풀이가 나온다.

일본 통합막료감부(합동참모본부에 해당)에 따르면 러시아 해군 함정 1척과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함정 2척이 지난 18일 오후 순차적으로 동해상에서 남하해 대만 방면으로 쓰시마(對馬) 해협을 통과했다.

중·러 양국 함정이 지난 18일 오후 쓰시마 해협을 관통해 남하하는 훈련을 가졌다. 위는 이번 훈련에 참가한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루양-III급 구축함, 아래는 러시아 해군의 우달로이급 구축함. 사진 일본 통합막료감부

중·러 양국 함정이 지난 18일 오후 쓰시마 해협을 관통해 남하하는 훈련을 가졌다. 위는 이번 훈련에 참가한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루양-III급 구축함, 아래는 러시아 해군의 우달로이급 구축함. 사진 일본 통합막료감부

먼저 러시아 해군 우달로이급 구축함 1척이 이날 오후 5시쯤 쓰시마해협을 가로지르며 남서진하는 모습이 일본 해상자위대에 포착됐다. 이후 2시간 뒤인 오후 7시쯤 중국의 루양-III급 구축함 1척과 지앙카이-II급 호위함 1척이 같은 경로로 항해했다.

특히 중국 함정들은 지난 13일 쓰시마 남서 해역에서 쓰시마 해협을 통과해 동해 쪽으로 빠져나갔던 것과 동일한 함정들로 확인됐다.

이같은 양국의 해상 훈련은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7대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는 등 독도 주변에서 6시간 가까이 무력시위를 벌이기 하루 전에 벌어졌다. 공중 훈련 당시엔 한국 공군이 F-15KㆍKF-16 전투기와 KC-330 공중급유기를 투입해 우발 상황에 대비하기도 했다. 일본도 즉각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켰다고 밝혔다.

중·러 함정의 쓰시마 해협 통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중·러 함정의 쓰시마 해협 통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중ㆍ러 양측은 이런 공중ㆍ해상 연합훈련이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미ㆍ중 전략 경쟁의 연장 선상에서 이번 훈련을 바라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ㆍ중 간 관계가 악화하고 갈등이 심화할수록 중ㆍ러가 연합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중ㆍ러 양국이 신념을 공유한다기보다는 미국에 대한 반작용 연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역시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과 군사적인 움직임을 벌인다는 해석이다. 박 교수는 “대규모 연합훈련은 준비 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드는데, 양국의 움직임을 보면 거의 정례화돼 가는 분위기”라면서 “잠수함 전력을 포함해 공통된 시나리오를 갖고 상호운용성까지 맞춰봤을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한ㆍ미ㆍ일 3각 협력과 쿼드ㆍ오커스 등에 대한 견제 성격도 짙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큰 틀에서 중ㆍ러 공조 강화는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 동맹 네트워크 강화와 직결된다”며 “한ㆍ미ㆍ일 외교차관 회담(지난 17일)이 예정된 것을 알면서 연합훈련을 준비한 것은 한ㆍ미ㆍ일 3각 협력의 태세를 엿보기 위한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ㆍ중 간 ‘뜨거운 감자’인 대만 이슈와 관련해 러시아가 중국을 지지하는 성격이 포함돼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 센터장은 “러시아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대만 이슈에 관여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유럽에선 중국이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고,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선 러시아가 중국을 지지하는 방식의 전략적 협력 체계가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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