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종부세 42% 증가 94.7만명…1인평균 269만→601만원

중앙일보

입력 2021.11.22 10:03

업데이트 2021.11.22 19:00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아드는 인원이 약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정부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 등이 겹친 영향이다. 특히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도 지난해보다 납부대상이 늘었다.

올해 종부세 66.7만→94.7만명 급증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대상 인원 및 수입.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대상 인원 및 수입.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2일 기획재정부는 법인까지 포함한 올해 종부세 고지 인원은 94만7000명으로, 총 세액은 5조7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종부세를 내는 인원(94만7000명)은 지난해(66만7000명)보다 41.8% 늘었다. 같은 기간 세액(1조8000억원→5조7000억원)은 216% 급증했다. 종부세 1인당 평균세액은 올해 601만원으로 지난해 269만원보다 큰 폭 증가했다.

원래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종부세 부과 대상이 지난해보다 약 10만명 늘어난 76만5000명(법인포함)으로 추산했었다. 3개월 전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도 이를 그대로 인용했다. 하지만 실제 납부 대상을 추려보니, 이보다 훨씬 많았다. 정부 관계자는 “그만큼 집값이 올랐고, 정부 정책으로 공시가격 상승이 가팔랐다는 얘기”라고 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 영향이 크다. 여기에 정부 정책도 한 몫했다. 정부는 현재 시세대비 약 70% 선인 공시가격을 5~10년에 걸쳐 90% 맞추는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지난해 90%에서 95% 상향해 과표 반영률이 높아졌다. 또 종부세 세율도 3주택자(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이상의 다주택자는 1.2~6.0%로 지난해 0.6%~3.2%보다 두 배 가까이 올렸다. 현 제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종부세 부과 대상자와 세액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주택 종부세 비중 88.9%

종부세 납부 대상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종부세 납부 대상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종부세 부담이 집중된 것은 다주택자다. 기재부는 종부세 세액 중 1인당 2주택 이상 보유자(48만5000명, 2조7000억원) 및 법인(6만2000명, 2조3000억원)의 비중이 전체 88.9%를 차지한다고 했다. 다주택자 중 특히 세율이 큰 폭 늘어난 3주택 이상자(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과세인원은 41만5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78% 증가했다. 이들 올해 종부세 전체 세액은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 급등했다. 전체 세액(5조7000억원)의 45.6%다.

실제 신한은행 계산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공시가 22억4500만원) 아파트와 서울 동작구 상도더샾1차(공시가 9억3860만원) 아파트를 각각 한 채씩 총 두 채 가지고 있다면, 올해 종부세는 6139만7862원(농어촌 특별세 제외)으로 지난해(2120만7217원)보다 189.5% 오른다. 장기보유·고령자 특별 공제는 받지 않았을 때를 가정했다. 재산세·농어촌특별세·지방교육세 등을 합친 총 보유세도 지난해(3387만5824원)와 비교해 올해(8361만675원) 146.8% 늘었다. 같은 아파트를 보유했을 때 전년 대비 지난해 종부세와 보유세 상승률(2019년 대비)은 각각 110.55%와 81.6%이었다. 올해 상승률이 더 가팔라졌다.

법인 종부세 인원과 세액도 큰 폭 늘었다. 정부가 법인을 통해 종부세 부담을 회피하려는 편법을 막아서다. 올해 법인 과세인원은 6만2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279% 늘었고, 세액은 2조3000억원으로 311% 증가했다.

1주택 종부세도 1.2만명 늘어

주택가격별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납부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주택가격별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납부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종부세 부담은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에서도 증가했다. 기재부는 올해 부부 공동명의자를 제외한 1세대 1주택자 중 종부세 고지서를 받은 사람은 13만2000명으로 지난해(12만명)보다 10%(1만2000명) 늘었다고 했다. 가구당 집 한채를 의미하는 1세대 1주택자가 아닌 1인당 1주택자까지 치면 지난해 17만6000명에서 올해 26만8000명으로 52.2% 증가한다.

대상자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정부가 1주택자 세 부담을 감면하기 위해 공제금액을 공시가 9억원에서 11억원(시가 16억원 상당)으로 올리면서 당초 대상에 포함됐던 8만9000명이 납부 대상에서 빠진 덕분이다. 만약 공제금액을 올리지 않았다면 올해 늘어난 1세대 1주택 종부세 대상자는 10만명이 넘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시가 상승,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액 자체는 크지 않다고 했다. 기재부는 전체 1세대 1주택자 중 72.5%는 시가 25억원(공시가 17억원) 이하자로 평균세액은 50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가 20억원 이하자 평균세액은 27만원으로 전체 1세대 1주택자의 44.9%다. 특히 1세대 1주택자 84.3%(11만1000명)가 고령자 또는 장기보유 공제를 받고 있어 부담이 더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종부세 얼마나 오를까?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종부세 얼마나 오를까?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그러나 전년 대비 오른 폭이 크고, 재산세 등 다른 보유세까지 합하면 절대 액수도 작지 않다. 신한은행 계산에 따르면 마포염리GS자이(공시가 11억6000만원) 아파트 1채를 보유하고 있다면 올해 종부세는 20만5200원이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 지난해(10만5300원)비해 상승률은 94.9%다. 전체 보유세는 올해 368만5147원으로 지난해(281만5934원)보다 30.8% 증가한다.

"2채 합쳐도 11억 안 되는데, 세부담 과해" 

'역대급' 고지서가 날아올 것으로 예고된 상태였지만, 막상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종부세액을 확인한 다주택자들은 동요하는 모습이다.

경기 파주에 공시가 4억5000만원 짜리 아파트 한 채와 일산에 공시가 3억4600만원 오피스텔 한 채를 가지고 있는 윤모(37)씨는 올해 종부세 납부 대상자다. 보유주택의 공시가격 합이 11억원을 초과하지 않는데 2채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종부세를 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월세를 받으려고 분양받은 오피스텔 값이 뛰면서 100만원이 넘는 고지서를 받게 됐다"며 "그렇게 고가 주택에 산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종부세를 낼지 전혀 몰랐다"고 했다.

이날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도 생각보다 큰 세부담에 불만을 터트리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다주택자로 보이는 A씨는 "평생 아껴 쓰고 모은 돈으로 주택 2채를 갖게 됐는데 종부세를 포함해 올해 보유세를 2000만원 넘게 내게 생겼다"며 "세금 때문에 노후를 위해 마련한 집 1채를 팔아야 옳은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B씨도 "작년보다 보유세가 4배나 더 나와 분노가 치솟는다"며 "앞으로 집을 갖고 있어야 할지, 팔아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밝혔다. 종부세위헌청구시민연대가 종부세 위헌소송 전문 법무법인과 세무사들의 선임을 마치고 참여자를 모집할 계획을 밝히는 등 단체로 종부세 위헌 청구에 나설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종부세 납세별 비중.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종부세 납세별 비중.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반면 일부 1주택자 사이에는 종부세 과세 기준 공시가격이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올라가면서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됐거나 종부세를 내더라도 부담이 크지 않다며 안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부부 공동→1주택 신청 약 1만명

올해부터는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 중 본인이 원하면 1세대 1주택으로 납부방식을 바꿔 종부세를 낼 수 있다. 공동명의는 12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지만, 고령자·장기보유자 세제 혜택이 없다. 특히 올해 고령자 구간별 세액 공제가 10%포인트 늘었고, 합산공제 한도도 최대 70→80%로 증가해 1세대 1주택으로 납부 방식을 바꾸는 게 유리한 경우가 있다. 기재부는 이 같은 특례 신청으로 납세 인원이 약 1만685명 감소하고 세액은 175억원 줄었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전 국민 98%는 종부세 고지서를 받지 않으며, 세수 전액은 부동산 교부세로 지자체로 이전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정부 재원으로 사용한다”면서 “증가한 세 부담으로 인한 유동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분납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국세청에서 안내 노력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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