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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등교 확대 기대 커”“수학여행 언제쯤?” 10대들이 본 단계적 일상회복

중앙일보

입력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됐습니다. 1년10개월간 4차례 대유행을 겪으면서도 전 국민 백신 접종률 70%를 달성했고, 백신 접종률이 높은 해외 국가들이 일상으로 전환하며 일상회복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높아졌고요. 코로나19 방역 장기화로 누적된 자영업자·소상공인 영업 피해, 취약계층 지원 감소, 학생 학습 손실 등 사회 각 분야의 피해를 고려해 새로운 일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죠.

코로나19로 교실 책상에는 투명 가림판이 설치되고 책상 사이도 넓어졌다. 이채현 학생기자는 “요일별로 등교하며 교실이나 급식실에선 한 칸씩 띄어 앉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교실 책상에는 투명 가림판이 설치되고 책상 사이도 넓어졌다. 이채현 학생기자는 “요일별로 등교하며 교실이나 급식실에선 한 칸씩 띄어 앉았다”고 말했다.

다만 집단 면역을 통한 코로나19 종식이 어려운 가운데, 일상회복 과정에서 미접종자·고령층 중심의 재확산을 방지할 필요가 있고요. 조기에 높은 접종률을 달성한 싱가포르(84%), 벨기에(85.9%) 이스라엘(65%) 등이 미접종자·돌파감염 등 재확산으로 방역조치를 재강화한 사례를 볼 때, 지나친 긴장감 완화 및 재유행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예방접종 완료율 및 병상 가동률, 중환자 수, 사망자 수, 확진자 수, 유행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3차례에 거쳐 단계적으로 완화를 추진하는 이유죠. 기존 거리두기 체계는 해제하고 전국 동일한 기준으로 생업시설(다중이용시설)→ 대규모 행사→ 사적모임' 순으로 완화되며, 4주간 적용한 뒤 2주간 다음 단계로 전환해도 되는지 평가‧결정해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10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분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계획에 맞추되 안전한 방역을 전제로 유‧초‧중등과 대학의 일상회복 전환을 추진해요. 21일까지 3주를 준비기간으로 두고 수능(18일) 이후 전면등교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경기는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에 발맞춰 관중 100% 입장이 가능했다. 국내 A매치 100% 관중 입장은 2019년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챔피언십 이후 약 2년 만이다. 뉴스1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경기는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에 발맞춰 관중 100% 입장이 가능했다. 국내 A매치 100% 관중 입장은 2019년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챔피언십 이후 약 2년 만이다. 뉴스1

소년중앙 학생기자단도 이에 발맞춰 10대들의 단계적 일상회복을 취재했는데요. “학교뿐 아니라 학원도 거의 매일 가게 됐다”며 등교 확대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고 짚었죠. 중1 이하람 학생기자는 “그동안 1개 혹은 2개 학년만 등교하는 식이었는데 앞으로는 모든 학년이 등교하게 돼 기대가 크다”며 “2·3학년 선배들을 동시에 보는 건 처음”이라고 했어요. 초6 추유진 학생기자와 초5 이채현 학생기자는 각각 “등교 일정이 달라지고 학원 줌 수업도 없어졌다”“학원도 요일별로 나눠서 갔는데 이제 한 반이 모두 같이 수업한다”고 덧붙였죠. “우리 학교는 전교생 43명이라 그 전에도 매일 등교했다”는 초4 김해승 학생기자는 “급식실에서 직접 식판을 들고 배식하는 게 달라졌다”고 말했어요.

학교 가는 날은 늘었지만, 생활 속 방역은 계속됐습니다. 마스크를 꼭 쓰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 곳곳에 놓인 손 소독제 등 방역물품과 서로 거리를 둔 교실 책상, 급식실 칸막이, 거리를 유지하라고 바닥에 붙여둔 스티커 등은 여전했죠. 일상회복은 시작됐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줄어들지 않은 상황이라 부모님들의 경우 “대면 수업으로 친구들과 상호 작용도 늘고 학습 능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반응하면서도 “확 풀어져 코로나19가 더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공존했죠.

학교 화장실엔 2020년 3월부터 쭉 거품 비누와 손 소독제가 비치 중이다.

학교 화장실엔 2020년 3월부터 쭉 거품 비누와 손 소독제가 비치 중이다.

학생들 역시 단계적 일상회복을 반기면서도 조심해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코로나19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아 확진자가 늘어날까 걱정이지만 여러 제약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것 같아 좋다”(김은지·서울 개원중 1), “빨리 일상이 회복됐으면 좋겠다”(박하진·서울 언북초 5),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김해람·충북 청천초 4) 등의 의견을 냈죠. 추유진 학생기자는 “주말에 친구들과 함께하는 외부 체험활동도 다시 시작돼 자연스럽게 만남이 늘고, 방과 후 친구 집에 놀러 갈 수 있게 되는 등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 기쁘다”면서도 “매일 학교 가는 게 조금 힘들다는 친구도 있다”고 전했어요.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첫 주말인 7일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 일원에서 제18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열렸다. 위드코로나 시행 후 첫 대규모 야외공연으로 백신 접종 증명서 또는 PCR검사 음성 확인서 제출 후 입장하는 '백신 패스'가 적용됐다. 뉴스1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첫 주말인 7일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 일원에서 제18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열렸다. 위드코로나 시행 후 첫 대규모 야외공연으로 백신 접종 증명서 또는 PCR검사 음성 확인서 제출 후 입장하는 '백신 패스'가 적용됐다. 뉴스1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수학여행·졸업식 등 학창시절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활동들이 전면 취소되거나 축소됐죠. 그만큼 학생들 사이에선 수학여행을 비롯한 수련회·체험학습에 대한 열망이 강했습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계획대로 이뤄져 2022년에는 수학여행이나 졸업여행을 갈 수 있길 바랐죠. 일상에서는 소소한 행복을 되찾길 원했어요. 친구들과의 파자마 파티, 수영장·스케이트장 같은 곳에서 음료수 마시기, 가족 여행 등을 하고 싶다고 꼽았죠.

어린이·청소년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세계 여러 나라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악화하면서 백신 접종 대상 연령대를 확대 시행하거나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2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5~11세의 화이자 백신 접종을 승인, 3일부터 접종을 시작했어요. CDC는 “다른 연령대 성인 백신 실험과 유사하게 백신 접종은 5~11세 어린이들 또한 거의 91% 효과적으로 코로나를 예방했다”며 “임상실험에서 백신 부작용은 경미했다”고 밝혔죠. 이스라엘은 지난 6월 12~15세에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해 마무리했고, 지난 14일 5∼11세 어린이 120만 명에게 접종을 승인했어요.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호주의 경우 12∼15세 청소년 백신 접종률이 57.7%(12일 기준)에 이릅니다. 지난 10월 3∼11세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중국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집단면역을 위해 올해 안에 해당 연령대 총 1억6000만 명에게 백신을 접종한다는 방침이죠. 칠레·인도네시아·캄보디아·사우디아라비아 등도 12세 미만 어린이에게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이에요. 코스타리카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수두·소아마비 백신 등과 더불어 아동 필수 접종 항목으로 추가할 계획입니다.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사전 예약률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사전 예약률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2일 오후 6시 마감된 만 12~15세(2006~2009년생, 초6~중3)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의 최종 예약률은 32.7%였습니다. 대상자 184만9000명 중 60만2943명이 예약한 거죠. 조은희 질병관리청 안전접종관리반장은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예약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mRNA 백신을 접종한 후 심근염이나 심낭염이 발생하는 등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어요.

그는 “(부작용) 우려가 있는 것은 맞지만, 심근염·심낭염이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인과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CDC에서 지난달 26일 청소년 리뷰를 했을 때, 심근염으로 보고된 1640명 중 877명이 (심근염으로) 인정돼 829명은 입원치료, 나머지는 외래치료로 끝났다. (심근염·심낭염은) 빠른 시간 내 치료하면 굉장히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죠. 세계보건기구(WHO) 백신안전성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회의에서 mRNA 백신의 부작용이 심근염·심낭염과 인과성을 가지려면 추가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어요. 정부는 지난 12일 의학계 석학들로 구성된 백신 안정성위원회를 출범, 백신 접종 이상반응을 조사해 과학적인 인과성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학교 학원 관련 집단감염 발생 건수

학교 학원 관련 집단감염 발생 건수

9월 개학 이후 학교·학원 등의 집단감염이 8월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며 집단발생 1건당 평균 30.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어요. 10월 셋째 주 이후 18세 이하 청소년 확진자 비율은 2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학생 감염이 늘고 있는 만큼 방역당국은 예약하지 않아도 백신을 맞을 수 있다며 적극적인 접종을 당부했죠. 화이자 백신 물량이 있는 의료기관에 문의하면 보호자 동의 하에 당일 접종이 가능해요.

취재에 참여한 소중 학생기자단 중 백신 접종 연령대에 해당하는 이하람·추유진 학생기자는 아직 접종하지 않았습니다. “접종하지 않은 친구들은 부작용 때문에 불안해한다”고 밝힌 이하람 학생기자는 “반대로 접종한 친구들은 백신 접종을 추천하고 안심이 된다고 했다”고 덧붙였죠. 추유진 학생기자는 “지금은 좀 불안해서 지켜보다가 접종할 생각”이라고 했어요. 정부는 아직 5~11세 백신 접종 확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는데요. 이를 보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리듯 학생들의 의견도 분분했습니다.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어린이에게 힘들기 때문에 백신 접종 확대는 위험”(김해승 학생기자), “5~11세는 너무 어린 것 같고 그 이상 백신 접종 가능 나이라면 맞는 게 나을 것 같다”(이수아·충북 청천초 4), “아직 맞을 나이는 아니지만 백신을 맞는 게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을 막는 길”(이채현 학생기자) 등의 이야기가 나왔죠.

학생 확진자 발생 현황

학생 확진자 발생 현황

14일 0시 기준 12~17세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 276만8000여 명 가운데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94만3800명으로, 1차 접종률은 34.1%, 접종 완료율은 7.3%를 기록했습니다. 방역당국은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려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을 낮추고 의료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어요. 18세 이하 확진자 비중은 10월 1주 16.6%(2284명)에서 11월 1주 22.6%(3376명)으로 증가했죠.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지난 12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자율 선택이 부각됐지만 상황이 바뀌었다"며 "접종 이익이 더 크므로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강력하게 권고드린다"고 강조했어요.

수능 후 첫 월요일인 11월 22일부터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학교에서 전면등교가 시작됩니다. 모둠·토론수업, 소규모 체험활동 등 교과·비교과활동도 확대될 예정이죠. 다만 백신 접종률이 낮은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이어지며 학생 수가 1000명 이상이거나 평균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 이상인 과대·과밀학교는 일부 원격수업이 병행될 전망입니다.

급식실에도 자리마다 가림판이 설치되고 코로나19 예방 수칙 게시물이 부착됐다. 김해승 학생기자는 “안내문을 통해 입구부터 손 소독 후 어떤 순서로 급식실을 이용해야 하는지 알려준다”고 말했다.

급식실에도 자리마다 가림판이 설치되고 코로나19 예방 수칙 게시물이 부착됐다. 김해승 학생기자는 “안내문을 통해 입구부터 손 소독 후 어떤 순서로 급식실을 이용해야 하는지 알려준다”고 말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단계적 일상회복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개인 방역을 꼽았어요.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를 철저히 해서 어떤 변이 바이러스도 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는 이하람 학생기자에 이어 김해승 학생기자도 방역 수칙을 지킬 것을 강조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 하나라도’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원 제한 같은 안전수칙도 잘 지키고, 사람들이 많은 곳도 가지 않고 마스크도 잘 쓰고 다니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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