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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숙녀 돕자" 했다가···케임브릿지서 성차별로 걸린 사진사

중앙일보

입력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원 입학식에서 "신사가 숙녀를 돕자"고 말한 한 사진사가 성차별 시비에 휘말렸다.

영국 텔레그래프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10일 케임브리지대 울프슨컬리지 대학원 입학식에서 발생했다. 가운을 걸친 대학원생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 연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한 사진사가 입학식에서 한 발언을 두고 캠퍼스에서 성차별 논란이 일었다. [텔레그래프 페이스북 캡쳐]

한 사진사가 입학식에서 한 발언을 두고 캠퍼스에서 성차별 논란이 일었다. [텔레그래프 페이스북 캡쳐]

이때 사진사가 남학생들에게 여학생들이 높은 단상에서 내려올 수 있도록 도울 것을 요청했다. 그는 "곤경에 처한 숙녀들을 돕기 위하여 여기에 신사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논란은 행사 이후 불거졌다. 이날 행사 참석자 중 일부가 울프슨컬리지 학생회 공식 페이스북에 "사진사가 성차별 발언을 했다"는 문제 제기를 하면서다.

이들은 대학 측에 공식 사과를 요청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항의 서한에는 사진사의 발언이 "모든 젠더에게 안전한 공간이라는 대학 정신에 맞지 않으며 불평등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또 "(사진사의 발언은) 부적절했고, 젠더적으로 불필요했고, 남을 깔보기 위한 취지였다"고 지적했다.

울프슨컬리지 측은 "항의서한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사진사가 소속된 회사도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영국 케임브리대 트리니티칼리지 [AFP=연합뉴스]

영국 케임브리대 트리니티칼리지 [AFP=연합뉴스]

영국 현지에서는 학생들의 항의가 타당하다는 의견과 지나치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학생 토론 단체 '케임브리지 유니언' 회원이자 성소수자인 케이트 타냐는 "참석자들이 항의서한을 쓰는 것을 반겼다"며 그들의 항의서한 초안 작성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반면 '표현의 자유 연대' 사무총장 토비 영은 "연단에서 누군가가 내려올 수 있도록 돕자는 제의를 어떻게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이것은 안전에 관한 언어가 '깨어 있는 활동가'들에게 어떻게 납치되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영국 토리당의 존 헤이즈 경은 "(신사·숙녀 발언이) 노동 계급 애국자들에겐 잘 알려져 있지만, 상아탑 안의 미성숙한 특권 계층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예의바른 말"이라며 사진가를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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