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AI 기반 유전자 빅데이터 활용, 위암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제시”

중앙일보

입력 2021.11.22 00:04

업데이트 2021.11.2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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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인터뷰 박정민 노보믹스 수석연구원
한국은 세계에서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한 해 약 3만 명이 위암 진단을 받는다. 이들은 표준 지침에 따라 치료를 받는다. 이때 환자별 종양 특성에 맞게 치료법을 적용한다면 치료 효율이 좀 더 높아져 완치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위암 예후 예측 유전자 분자진단 의료기기인 노보믹스의 ‘엔프로파일러원(nProfiler1 Stomach Cancer Assay)’이 주목받는 이유다. 지난 16일 박정민 노보믹스 수석연구원을 만나 제품의 개발 과정과 유효성에 대해 들었다.

박정민 노보믹스 수석연구원은 “엔프로파일러원은 위암 환자별 최적의 치료 지침을 계획하는 데 좋은 참고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김동하 객원기자

박정민 노보믹스 수석연구원은 “엔프로파일러원은 위암 환자별 최적의 치료 지침을 계획하는 데 좋은 참고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김동하 객원기자

-엔프로파일러원은 어떤 제품인가.
“2·3기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알고리즘을 이용·분석해 5년 생존율을 예측·평가하는 유전자 분자진단 의료기기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환자별 종양형을 분류하고 그 특성에 따라 예후와 항암 치료의 편익을 예측하는 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계 최초의 위암 유전자 분자진단 제품으로,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고 2019년 국내 제1호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8월부터 진료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개발 과정과 주된 기술이 궁금하다.
“다기관 샘플인 1259명의 유전자 정보에서 발현 패턴이 유사한 5개의 위암 분자아형과 위암의 주요 특성을 가진 6개의 유전자 모듈을 선정했다. 이들을 분석해 위암의 주요 생물학적 특징 세 가지(IM·ST·EP형)를 선정했고, 세 가지 위암 특성을 대표할 수 있는 표적 유전자 4개(GZMB·WARS·SFRP4·CDX1)를 발굴했다. 이를 기반으로 예후 및 항암생존편익을 예측하는 분류 알고리즘을 정립해 제품화했다. 결국 유전자 빅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찾아내고 상용화에 성공해 임상 현장에서 활용하기까지 필요한 모든 기술이 핵심 역량이자 경쟁력이다.”

-검사는 어떻게 이뤄지나.
“병원에서 수술 시 떼어낸 위암 조직으로 만든 검체가 전달된다. 근데 위암은 이질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암 조직인데도 정상 세포와 암세포가 뒤섞여 있다. 암세포만 갖고 검사를 진행해야 하므로 인공지능 기반의 병리 이미지 패터닝 자동화 시스템으로 품질관리에 나선다. 이후 암세포에서 RNA를 추출한 뒤 엔프로파일러원 시약을 이용해 4개 표적 유전자의 발현량을 측정한다. 측정된 유전자 발현 정보를 알고리즘에 대입하면 각 환자의 수술 예후가 저위험군·중위험군·고위험군으로, 항암 치료 적합성 여부가 항암생존편익군·항암생존비편익군으로 분류돼 결과가 나온다.”

-임상적 유효성은 어느 정도인가.
“2018년 ‘란셋 온콜로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629명의 샘플을 대상으로 해당 기술을 검증한 결과 5년 생존율이 저위험군 83.2%, 중위험군 74.8%, 고위험군 66%로 나타났다. 또한 5년 생존율이 항암생존편익군에선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는 80%, 받지 않은 환자는 64.5%였으며 항암생존비편익군의 경우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는 72.9%, 받지 않은 환자는 72.5%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결과는 어떻게 활용하나.
“결과 리포트는 임상 의사가 환자에게 보다 적합한 치료 지침을 설계하는 데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 위암 2기 진단을 받은 72세 환자가 있었다. 표준치료 지침에 따르면 위암 2·3기는 위절제술 후 항암 치료를 한다. 환자는 위절제술을 받았지만,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항암 치료를 받고 싶어 하지 않았다. 주치의의 권유로 엔프로파일러원을 활용해 유전자 분자진단을 진행한 결과, 저위험군·항암생존비편익군으로 분류됐다. 예후가 좋아 재발률이 낮을 것으로 판단돼 항암 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같은 병기의 위암 환자라도 항암 반응과 재발률이 유전적 소견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환자별 특성에 맞게 치료법을 달리 적용하면 과잉·과소 치료의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기대효과가 클 것 같은데.
“위암도 이제 정밀·맞춤 의료의 길로 들어선 셈이다. 환자 삶의 질과 완치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주요 대형병원에서 검사받을 수 있다. 좀 더 많은 환자가 검사받을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진료 협력병원을 늘려갈 계획이다. 고위험군을 위한 타깃 약물, 미량 검체를 활용한 검사법 등 관련 연구도 발전시켜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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