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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면역은 환상? 국민 87% 접종 끝낸 포르투갈도 방역 강화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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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빠른 백신 접종전에 나섰던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백신만으로는 코로나19 종식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구(1017만 명)의 86.6%가 백신 접종을 완료(2차까지 접종)한 포르투갈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하루 확진자가 300명대였지만, 지난 17일 이후 하루 2000명 이상 발생하는 등 다시 확산하고 있다. 이에 안토니오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늦게 행동할수록 위험은 더 커진다”며 연말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80.3%인 스페인에서도 지난 17일 이후 하루 6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12세 이상 인구의 약 89%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아일랜드(498만 명)는 지난 20일 5959명이 새로 확진되는 등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지난달 22일 그간의 통행금지를 해제하고, 근로자들의 사무실 복귀를 선언했지만, 최근 확진자가 폭증하며 다시 고강도 봉쇄 방침으로 돌아섰다. 마이클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지금과 같은 속도로 코로나19 감염자와 입원 환자가 늘어나면 세상의 어떤 의료 시스템도 이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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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스페인 등은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 백신 접종 완료율 80%를 넘었지만, 확진자가 급증하며 백신 접종율이 높아도 집단면역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낳게 했다. 찰스 뱅험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면역학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백신은 코로나19 확진자의 증상 중증화와 사망을 막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델타 변이 등이 훨씬 높은 감염력을 보여주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아주 높은 백신 접종률이 모든 것을 해결하진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랄프 라인테스 독일 함부르크대 역학 교수도 “백신은 바이러스를 막는 방법이지만, 그 자체로 완전히 충분한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주간 역학 업데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최근 일주일간 전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의 64%에 해당하는 214만5966명이 유럽에서 발생했다. 이 기간 유럽의 신규 코로나19 사망자는 세계의 57%인 2만8304명을 기록했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담당 국장은 BBC 인터뷰에서 “유럽의 코로나19 급증세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긴급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내년 3월까지 50만 명이 추가로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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