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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은 어때요, 산소포화도는요” 간호사 4명이 재택환자 120명 전화 체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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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18일 오후 5시 서울 영등포구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코로나19 재택치료환자 모니터링 상황실. 김선미(34) 간호사가 A군(13)에게 전화 걸어 경과를 살폈다. A군은 이날 오전 9시 고열이 보고된 환자다. A군 보호자는 “해열제 복용 후 (체온이) 37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 병원이 맡은 재택환자는 120명가량. 간호사 4명이 전화로 상태를 파악한다. 증상이 악화하면 즉시 의사에 연계 진료한다. 김 간호사는 “대면보다 질문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며 “가벼운 증상도 기록하고 (다음 모니터링 때) 증상이 남았는지 확인한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발열과 산소포화도 저하는 위험 신호다. 산소포화도가 94% 이하이거나 호흡 곤란, 의식 저하가 발생하면 환자를 바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게 원칙이다. 거부해도 입원을 강제할 수 있다. 서울시에서 18일 기준 재택치료 중 병원이송은 387건(응급이송 46건 포함)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재택치료가 빠르게 늘고 있다. 21일 0시 기준 서울시 재택환자는 2682명(누적 1만2735명)이다. 지난달 21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재택치료 중이던 60대 남성이 이송 도중 숨졌다. 이후 정부와 지자체는 재발 방지를 위해 이송 체계를 손보겠다고 했다. 이승찬 서울시 감염병관리과 팀장은 “중증환자의 경우 병상 배정과 이송을 동시에 진행한다”며 “30분 내 이송이 목표”라고 말했다.

재택치료 전담반을 한 달여 운영하며 이송 체계는 다소 정비됐다. 하지만 약 처방 체계는 여전히 더디다. 처방약이 필요한 경우 대기시간이 발생한다. 먼저 환자가 처방을 요청하면 의사는 문진을 통해 처방전을 발행한다. 의사가 이 처방전을 팩스로 보건소에 보내면 보건소 배송팀이 근처 약국에서 약을 타 환자에게 전달한다. 절차가 길어지는 건 원외 처방이라서다. 약을 병원이 아닌 약국에서 받아야 한다. 강남성심병원 감염관리실장인 이재갑 교수는 “원내처방이 가능한지 서울시 등에 문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병상 확충도 문제다. 재택치료는 응급상황 발생 시 얼마나 빨리 병원으로 옮겨 조처하는지가 관건이다. 그런데 이원화돼 있다. 환자 모니터링은 협력병원이, 응급상황 발생 시 병상은 전담병원이 담당한다. 더 큰 문제는 병상 확보가 확진자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점이다. 21일 0시 기준 병상 배정 대기자는 804명이다. 더 더뎌질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2차 병원급에 해당하는 병원들이 재택 치료와 입원을 동시에 맡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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