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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 바통 이은 ‘지옥’…한국드라마 또 전세계 넷플릭스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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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19일 공개돼 전 세계 넷플릭스 TV시리즈 부문 인기 1위를 기록한 ‘지옥’. [사진 넷플릭스]

지난 19일 공개돼 전 세계 넷플릭스 TV시리즈 부문 인기 1위를 기록한 ‘지옥’. [사진 넷플릭스]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이렇게 빨리 1위를 할 줄은. 미국 시장 기대작이던 ‘카우보이 비밥’ 등도 같은 날 공개돼 1위는 어렵겠다 했는데, 확실히 한국 콘텐트에 관심이 커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옥’의 연출자 겸 각본가 연상호 감독의 말이다. 지난 19일 84개국에 공개된 ‘지옥’은 20일 기준 플릭스패트롤의 집계에서 전 세계 넷플릭스 TV시리즈 부문 인기 1위에 올랐다. 한국 등 24개국에서 1위다. 영화·드라마를 합쳐 한국산 콘텐트 가운데 역대 가장 빠른 속도다. 앞서 ‘오징어 게임’은 공개 8일 만에 정상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은 2위가 됐고, KBS 로맨스 사극 ‘연모’도 9위에 오르며 한국산 콘텐트 세 편이 10위권에 들었다.

‘지옥’은 정체불명의 괴물이 특정인에게 나타나 죽을 시간과 지옥행을 고지하고, 고지한 때가 되면 또 다른 괴물들이 나타나 특정인을 죽음으로 몬다는 초자연적 설정이다. 이런 죽음을 죄에 대한 신의 벌이라 주장하는 신흥종교집단 ‘새진리회’가 득세한다. 사람이 죽는 장면이 실시간 생중계되는 가운데 과연 이것이 신의 벌인지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지옥’은 21일 기준 평론가 지수 100%, 이용자 지수 89%로 초반 평가도 좋다. “(호러영화 감독) 클라이브 바커, ‘다빈치코드’ ‘링’을 섞은 것 같다”(영국 매체 데일리 텔레그래프), “초반 전개는 느리지만 점차 경찰물, 폭력적 호러, 인간의 결함, 죄, 도덕성, 정의와 미디어의 영향력에 관한 뒤섞인 생각들로 흐른다”(호주 매체 더 에이지) 등 해외 평론도 우호적이다.

연상호

연상호

21일 전화 통화에서 연상호 감독은 “삶과 죽음, 죄와 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 보편적 주제를 다룬 점, 인간다움과 휴머니즘을 다룬 것이 공감을 사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작은 연상호 감독이 글을 쓰고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그림을 그린 동명의 웹툰이다. 영화 ‘부산행’ ‘반도’ 등으로 한국형 좀비물의 위력을 전 세계에 알린 연 감독은 “기존에 시나리오를 쓰던 방식으로 대본을 썼다. 최규석 작가는 그 전 작품들도 영화적인 방식으로 연출하는 만화가”라고 전했다. 넷플릭스 시리즈에는 두 사람이 공동 각본가로 이름을 올렸다.

‘지옥’이 최단 시간 만에 정상에 오르면서 ‘오징어 게임’처럼 지속해 인기를 누릴지도 관심사다. ‘지옥’은 유아인이 연기하는 ‘새진리회’ 초대 의장을 비롯해 양익준·박정민·김현주가 각각 연기한 형사·PD·변호사 등의 주요 캐릭터가 다층적으로 얽혀 전개된다.

허남웅 평론가는 “인간사의 원인을 찾으려 하면서 시작되는 지옥을 그린 게 연상호의 세계관이고, 웹툰을 그대로 잘 구현한 느낌”이라며 특히 극 중 ‘저는 신이 어떤 놈인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어요. 확실히 아는 건 여긴 인간들의 세상이라는 겁니다. 인간들의 세상은 인간들이 알아서 해야죠’라는 대사를 두고 “연 감독의 메시지가 압축된 대사”라고 짚었다. 다만 정덕현 평론가는 “‘죽음’을 구현하기 전 괴물들이 인간을 폭행하고, 인간이 인간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 등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지옥’은 6부작으로 1~3편은 유아인과 양익준이, 4~6편은 김현주와 박정민이 극을 이끈다. 정덕현 평론가는 “전체를 꿰뚫는 주인공이 없고, 주요 인물이 계속 변하며 이야기가 이어지는 특이한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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