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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배철수 "3년은 늙었다"…올해 '文 대화' 어땠나[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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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지나고 생각해보면 좀 더 부동산, 특히 주택 공급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KBS를 통해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 일상으로’에서 부동산 관련 질문을 받자 “부동산 문제는 제가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는 사과 말씀을 드렸다”며 이같이 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미진했음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임기 중 가장 아쉬운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부동산 문제”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서민에게 많은 박탈감을 드리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함으로써 무주택자나 서민ㆍ청년ㆍ신혼부부 등에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충분히 드리지 못했다는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고 부연했다.

이날 '국민과의 대화'는 2019년 11월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 외에도 코로나19ㆍ경제ㆍ민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기 막바지 소회를 풀어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부동산 문제가 해결이 안 돼 참 답답하다.  
부동산 문제는 제가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는 사과 말씀을 드렸는데, 지금 지나고 생각해보면 우리가 부동산, 특히 주택의 공급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일단 우리 정부 기간 역대 어느 정부보다 입주 물량과 인허가 물량이 많았다. 앞으로 계획돼 있는 물량도 많다. 앞으로는 공급문제가 충분히 해소되리라고 생각한다. 그에 힘입어 지금은 부동산 가격도 상당히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민주당과 정부에서 추진하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철회했다. 차후 재난지원금 논의 때는 소외 계층을 먼저 도와야 한다.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것인지, 또 지급할 경우 어떤 분들에게 지급할 것인지, 전 국민에게 지급할 것인지 또는 더 어려운 분들, 피해를 많이 입은 분들에게 우선적으로 지원할 것인지 등의 판단에 대해서 저는 우리 내각의 판단을 신뢰한다. 지금 대체로 정부의 입장은 말씀하신 그런 방향대로 하고 있다.
남은 임기 6개월 동안 청년실업 대책을 만들 수 있나.
코로나 때문에 줄어들었던 청년 고용이 지난달까지 거의 99.9% 회복됐다. 그래서 청년고용률도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다만, 이것은 양적으로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 청년이 원하는 질 좋은 일자리가 되고 있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요소수 (대란)에 대해서 어떤 대책이 있나
우리가 보다 그 문제를 일찍 파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문제를 파악하고 난 이후에는 정부가 매우 기민하고 신속하게 대응을 해서 지금은 문제가 거의 다 해소됐다.
임대료 상승으로 공실이 많이 생겼다. 주택이 없는 사람의 경우 나라에서 임대주택을 하듯, 비슷한 정책을 제안하고 싶다.
공공임대 주택제도를 하듯이 점포의 경우에도 그런 방안을 구상해서 전체적으로 임대료가 내려갈 수 있도록, 보다 안정적으로 점포를 임차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안일 수 있겠다. 검토해 보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 참석해 국민패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 참석해 국민패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과 관련해서도 많은 질의응답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아직은 조금 조마조마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끝까지 단계적 일상회복을 잘 진행해서 완전한 일상회복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것과 관련해 “확진자 수 증가는 단계적 일상회복 들어갈 때 예상한 수치”라면서도 “우리 의료 체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게 되면 그때는 부득이 비상조치를 취하거나, 일상회복을 잠시 멈추거나 거리 두기를 강화하는 조치가 없으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돌파감염에 대한 대책은 있나.
돌파감염으로 확진되는 경우 신속하게 의료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갖추겠다. 돌파감염은 백신 면역력이 떨어져 생기기 때문에 추가접종 기간을 단축해 시행하고 있고 국민이 잘 협조하고 있다. 3차 접종까지 다 이뤄지고 나면 돌파감염 사례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으로 본다.
백신 접종률 높일 방안은 뭔가
백신 접종은 우리가 늦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보다 접종률이 높은 나라가 3개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다. 전 국민 대비 접종률이 79%다. 접종 대상자 대상으로 하면 90%가 넘는다. 과제는 접종대상을 확대해서 청소년·연소자까지 넓히는 게 중요하다.
국산 치료제 개발·상용화는 언제 되나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치료제를 세 번째로 개발한 나라다. 먹는 치료제도 지금 11개 회사가 개발 중에 있는데, 2개 회사는 3상 실험에 들어간 상태다. 경과가 좋아 기대를 걸고 있다. 해외에서도 2종류가 개발돼서 40만명분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늦어도 내년 2월에는 들어올 예정이고,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 중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특별히 강조하기도 했다. 임기 중 가장 큰 성과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K-방역을 비롯해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아주 높아졌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세계에서 탑10 경제 뿐 아니라 민주주의ㆍ문화ㆍ방역ㆍ보건ㆍ의료ㆍ국방인력 심지어 외교ㆍ국제협력 모든 분야에서 거의 탑10으로 인정받을 만큼 국가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이 큰 성과”라고 말했다.

100분 넘게 진행된 대담 막바지, 사회자가 “못 한 말이나,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를 묻자 문 대통령은 재차 “한국은 경제 분야 등 모든 면에서 탑10의 나라가 되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자화자찬’이라고 비판한다는 것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은 세계에서 하는 객관적인 평가”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이 성취는 우리 정부뿐 아니라, 역대 모든 정부의 성취들이 모인 것이고, 결국은 오랜 시간 우리 국민이 노력해서 이룬 성취”라며 “이런 성취들을 부정하고, 폄훼한다면 그것은 우리 정부에 대한 반대나 비판 차원을 넘어서 국민이 이룩한 성취를 폄훼하거나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이번 국민과의 대화는 코로나19 자화자찬 쇼였다”고 평가하며 “대선을 109일 앞두고 이런 쇼를 여는 것 자체가 대선 개입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를 마친 뒤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를 마친 뒤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19년과 다른 분위기=2019년 11월 열린 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어수선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국민 패널의 질문이 길어지고, 곳곳에서 “질문 있다”며 소리치는 모습도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사회자인 배철수씨가 “이런 진행은 처음인데 3년은 늙은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2년 전에 비해 이날 ‘국민과의 대화’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차분했다. 2019년엔 300명의 국민 패널이 참석했지만, 이번엔 코로나 19 상황임을 고려해 현장에는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200명이 마스크를 쓴 채로 참석했고, 나머지 100명의 패널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패널의 질문이 길어진다 싶으면 사회를 맡은 정세진 아나운서가 “질문부터”, “좀 짧게”라는 식으로 패널 발언을 조절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장에 참석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을 대신하기도 했다. 권 장관은 ‘안산에 공공의료원을 설치해달라’는 요청에 “안산시와 경기도가 손들면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다른 국문위원들은 화상으로 참여했는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발열 때문에 코로나로 오해받아 제대로 진료를 못 받았다’ 패널의 지적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계와 논의해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안산 공공의료원 설치를 요청한 패널은 질문한 뒤 “대통령님 감사하고 존경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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