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거리' 유명 사천진 백사장 40m→3m…충격의 강원 해변

중앙일보

입력 2021.11.21 16:26

업데이트 2021.11.21 17:25

강릉 사천해변의 백사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무계획한 개발과 기후변화로 인해서다. [중앙포토]

강릉 사천해변의 백사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무계획한 개발과 기후변화로 인해서다. [중앙포토]

수정처럼 맑은 바닷물과 부드러운 백사장…. 오랫동안 관광객의 사랑받아온 동해바다의 모습이다. 하지만 무계획한 개발과 기후변화로 인한 예측할 수 없는 날씨 탓에 동해안 해안침식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한반도의 250개 해수욕장 중 '심각한 해안침식' 판정을 받은 곳이 2018년 12곳에서 지난해 42곳으로 늘었다는 해양수산부 조사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기사는 한국계 기자가 보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43개 해수욕장 중 25개가 동해안에 있어 강원 동부가 침식피해가 가장 크다고 밝혔다. 또 동해 연안의 수위가 198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83mm씩 증가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강릉시 사천진해변을 대표적 예로 들었다. 사천진해변은 '커피거리'로도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지역이다. 이곳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최종민씨는 지난 8월에 해변을 덮쳤던 태풍을 비롯해 높은 파도가 해변을 침식시켜 충격을 받았다며 "이곳은 파도가 잔잔하기로 유명한 지역인데 지금은 피해가 크다. 바닷물이 이렇게 가까웠던 적이 없고, 파도도 이렇게 높은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로이터 보도 캡처]

[로이터 보도 캡처]

강릉 사천진리 백사장의 침식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해안도로 가장자리가 무너져 내렸다. [중앙포토]

강릉 사천진리 백사장의 침식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해안도로 가장자리가 무너져 내렸다. [중앙포토]

실제로 사천진해변 백사장은 지난 2019년까지 40m에 달했지만, 최근 해변침식이 상당 부분 진행돼 약 3m까지 좁혀졌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면서 바닷물이 백사장을 집어삼키며, 일부 점포는 이전해야 했고 주변에선 5m 높이의 가파른 사구(모래언덕)가 형성되며 안전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호 강원대 해양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초기에 세웠던 개발계획으로는 환경을 보호하는 데 미흡했다"며 "99년 연안관리법이 제정됐지만, 엄격한 조처를 했던 미국·일본 등의 법에 못 미쳐 해안선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천진해변의 변화를 가속한 원인으로 해안도로와 방파제 등을 꼽았다.

정부는 사천진해변에 대해 장기 복구 계획을 세워 백사장을 넓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복원 관계자는 침식이 절정이었던 지난 8월 이후 사천진해변 모래가 60%가량 복원됐다고 밝혔다.

"악취·쓰레기 넘치고 조개도 떼죽음"

사천진해변 주변도 해안침식이 진행되고 있긴 마찬가지다. 바로 아래 삼척해변은 삼척화력발전소에 석탄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플로팅 독 건설과, 방파제 등으로 인해 백사장이 2005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발전소반대시위를 이끄는 지역주민은 "관광객이 수영·낚시·조개잡이를 하러 이곳에 많이 오는데, 이젠 악취와 쓰레기가 넘치고 조개도 떼죽음을 당해 더는 바닷물에 들어갈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통신은 또 '한국에서 가장 분주한 해수욕장' 해운대는 지난 2016년 이후 급격한 해안침식으로 백사장의 4분의 1가량을 잃어버렸다고 소개했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정비 의지 부족으로 해안침식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해안정비를 위한 자금을 더 많이 확보하고, 필요할 경우 지자체가 주도하던 복원프로그램을 국가가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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