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대기 804명ㆍ사망 30명..."중환자 전담병상 만들어야"

중앙일보

입력 2021.11.21 15:55

업데이트 2021.11.21 17:58

21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위해 줄 선 시민들. 연합뉴스

21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위해 줄 선 시민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닷새 연속 3000명대를 기록하면서 의료 체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방역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며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 없다면 당장 중환자 전담병원을 만드는 등 병상 확충 계획부터 새롭게 짜야 한다고 경고했다.

위중증 500명대…수도권 병상 대기 804명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312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통상 주말에는 검사량이 줄어드는 탓에 토요일(발표는 일요일) 확진자 수는 평소보다 줄어드는데, 300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주와 비교해도 702명 많다. 병원에 입원 중인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9명 늘어나 517명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최다 위중증 환자 수(522명)를 기록한 이후 506명→499명→508명→517명으로 일주일 동안 500명 전후 환자가 이어지고 있다. 사망자는 하루 새 30명 늘었다.

수도권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수도권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수도권 병상 배정 대기자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수도권 병상 배정 대기자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감염이 계속 확산되다 보니 의료체계 여력도 턱밑까지 차오른 상태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이 66.6%라고 밝혔다. 1127병상 중 남아 있는 병상은 376개다. 특히 유행이 집중된 수도권의 병상 여력은 더 빠듯하다. 수도권 병상 가동률은 전날(79%)보다 조금 더 오른 81.5%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80%를 넘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82.9%(345병상 중 286병상 사용), 경기 80.2%(263병상 중 211병상 사용), 인천 79.7%(79병상 중 63병상 사용)다. 남아있는 병상은 각각 59개, 52개, 16개에 불과하다.

입원해야 할 상황이지만 병상이 없어 대기하는 환자도 대폭 늘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 내 1일 이상 병상 대기자는 804명으로 전날 659명보다 145명 늘어났다. 이 중 2일 이상 대기한 사람은 478명이다. 804명 중에는 70세 이상 고령자가 421명,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자가 383명이다. 당국은 “현재 수도권에 확진자가 집중되고 고령 환자 발생 급증에 따라 병상 수요가 많이 증가했다”라며 “수도권 병상배정팀에 추가 인력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 “현장서 사용할 수 있는 병상 더 적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정부가 발표하는 숫자보다 현실에서의 의료 여력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숫자상으로는 전국 중증환자 전담병원 가동률이 35% 정도, 수도권만 해도 20%는 여유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정말 여유가 있었다면 입원 대기 중인 환자가 왜 800여명이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병실이 비면 소독을 해야 하고, 의료진이 회복할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언제나 10%는 비어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병상 여력은 숫자에 나온 것보다 더 적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정부가 발표한 병상 확충 계획으로는 늘어나는 코로나19 중환자를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자 행정명령을 통해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허가 병상 비율을 늘려 병상을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 19일에는 재원 적정성 평가를 통해 중환자실 재원이 필요 없는 환자의 경우 퇴실 권고 및 전원 조치를 하겠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김 교수는 이런 조치를 두고 “정부가 의료시스템을 장기판의 말처럼 생각한다”며 “정부가 준비를 미리 안 해놓고 마치 병원이 병상을 비워주지 않는 것처럼 책임 전가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병원들 압박하기보다 중환자 전담병원 마련해야”

1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코로나19 종합상황실에서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뉴스1

1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코로나19 종합상황실에서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뉴스1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환자 전담병원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우주 교수는 “특히 겨울철에는 대학병원에 환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코로나19 병상을 더 늘리기 어렵다”며 “비어있는 병원을 활용하든지, 잠실 체육관을 활용하든지 해서 새로운 중환자 전담병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코로나19 중환자 전담병원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정 교수는 “2차 병원에서는 병실을 마련한다고 해도 코로나19 환자를 본 경험이 많이 없어 어려움을 호소할 것”이라며 “합리적인 방법은 국립중앙의료원 같은 곳을 비우고 파견 의료 인력을 받아 거기에서 수도권 중환자를 수용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대규모 생활치료센터를 만들어 경증ㆍ무증상 환자를 수용했던 것처럼 중환자를 전담 치료할 병원을 만들고 여기서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다만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뭐라도 해본다는 차원에서는 검토할 수 있겠지만, 병원을 새로 만드는 게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이어지는 이상 이런 상황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며 “상황이 심각해지면 방역을 다시 조였다가 괜찮아지면 다시 풀었다 하는 식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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