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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글로벌 네이버, 일본·동남아·유럽 커머스로 뻗는다

중앙일보

입력 2021.11.21 14:50

업데이트 2021.11.21 14:54

팩플레터 168호, 2021.11.16

Today's Topic
네이버 특강: 한방에 끝내는 N사 글로벌 커머스

안녕하세요, 쌀쌀한 아침, 잘 시작하셨나요?
11월 셋째주 팩플레터에선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에 대해 들여다봅니다. 국내 최대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한 네이버의 사업모델, 글로벌에서도 통할까요? 이해진 창업자의 글로벌 커머스는 어딜 바라보고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 오늘 팩플팀이 찬찬히 따져봤습니다.

왜 네이버냐고요? 아시다시피 네이버는 최근 수년간 스스로를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강조했습니다. 커머스는 그 기반 위에서 네이버가 자기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내며 키운 사업입니다. 싸고 빠른 배송보다는, 다양한 소상공인 상품이 있고 검색과 결제가 다 연결된 네이버식 커머스. 여기엔 네이버가 20년간 축적한 기술과 파트너십을 전제로 한 비즈니스 모델이 깔려 있습니다. 쿠팡이 지난 10년간 기술 기반 물류 인프라를 ‘내재화’하는 데 집중했다면, 네이버는 한국 네이버쇼핑에 담은 기술과 전략을 ‘패키지화’하는 데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그 패키지를 일본에 선보였고요. 네이버로선 라인 이후 새로운 글로벌 성장 분기점일 수 있습니다. 팩플이 오늘 ‘네이버 커머스 특집’을 준비한 이유입니다.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ㆍ유럽에서도 커머스 빅픽처를 그리고 있는 네이버의 전략을 김정민 기자와 유부혁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이쯤에서 생각나는 기업, 쿠팡이죠. 쿠팡도 올해 뉴욕증시에 상장하며 글로벌 플랫폼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어깨는 더 무거워질 것 같습니다. 그는 지난 5월말 한국 쿠팡주식회사의 모든 직위를 내려놓으면서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으로서 쿠팡의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했거든요. 주주들은 쿠팡의 성장 커브를 끌어올릴 글로벌 성과를 기다리고 있겠죠? 국내에서 네이버와 치열하게 다투는 쿠팡의 글로벌 사업 현황도 팩플이 함께 들여다 봤습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에 팩플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From 박수련 팩플 팀장
(※ 네이버 차기 CEO 내정자 관련 소식은 구독자들에게 팩플레터를 발송한 다음날(17일) 공개돼, 원고에 반영했습니다.)

🧾 목차
1. 네이버 쇼핑, 한국이 좁다
2. 또 하나의 고향, 일본
3. 알차게 씨 뿌려둔, 동남아
4. 미래를 찾는 곳, 유럽
5. 숙명의 라이벌, 쿠팡은?
6. 네이버 앞의 과제 셋

1. 네이버 쇼핑, 한국이 좁다

네이버가 지난 17일 최수연 글로벌 사업지원 책임리더를 차기 CEO로 내정하며 ‘글로벌 네이버’의 새 얼굴을 공개했다. 지난달 말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마이 스마트스토어(이하 마스스)’란 이름으로 일본에 진출했다(베타 버전 출시). 네이버의 글로벌 커머스 항해선이 닻을 올린 셈. 그 뱃머리엔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있다.

이해진의 의지: “3~5년 뒤 제가 하자고 했던 해외 사업이 망하면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창업자 이해진 GIO가 말했다(올해 3월 사내 강연). “한정된 기술과 기획 인력을 어디에 집중시킬지 판단해야할 때 국내보단 해외가 더 좋은 결정”이라고도 했다. 국경 없는 인터넷 산업에서 본사 직원 4315명, 계열사 48개(9월 분기보고서 기준)를 거느린 네이버에 한국은 이미 좁았다. 국내 이커머스는 진작에 1위(시장점유율 17%, 통계청). 매년 국감 증인으로 불려다니며 ‘네이버의 상생’을 검사받아야 하는 상황도 답답했을 터.

네이버 커머스 분기별 매출.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네이버 커머스 분기별 매출.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Next 메신저, 커머스: 올해로 출시 10주년 된 메신저 라인은 월 사용자 2억명짜리 플랫폼. 그 뒤를 이을 다음 먹거리로 이 GIO가 찍은 건 ‘소상공인(SME) 커머스’. 커머스는 네이버가 10년간 한국에서 검증하고 또 검증한 필살기다. 47만 SME의 온라인 무대가 된 스마트스토어(2012년 출시)는 물론, 최근 1년간 선보인 멤버십·라이브커머스 등 신사업도 손대는 족족 터진다. 구매자와 판매자의 1:1 연결인 C2C 거래(개인 간 거래)가 전 세계에서 급부상하는 지금은 스마트스토어의 해외 진출 최적기. 올해 3월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주주서한 주제도 ‘네이버 커머스의 현재와 미래’였다.

기본은, 기술 수출: 네이버는 해외에서도 연결을 강조한다. 일본, 동남아, 유럽의 소상공인과 스타트업에 기술을 지원해 밑에서부터(bottom-up)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그림. ‘G2에 저항하는 제3의 극’이 되겠다는 이해진 GIO, ‘소상공인을 살리는 게 네이버를 살리는 길’이란 한성숙 대표의 상생 철학이 그대로 반영됐다. 기술을 뼈대로 지역별 성장 전략을 세우는 게 네이버식 ‘how to 글로벌’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왼쪽)와 최수연 네이버 차기 CEO 내정자. [중앙포토]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왼쪽)와 최수연 네이버 차기 CEO 내정자. [중앙포토]

2. 또 하나의 고향, 일본

네이버 글로벌 커머스, 그 시작은 8900만 라인 사용자를 거느린 일본.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라인, Z홀딩스는 아시아 지역 SME들의 상품이 국경을 초월해 자유롭게 유통되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cross border e-commerce)를 구상한다”고 했다.

① 일본 시장은
코로나, 일본을 바꿨다: 세계 1위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29%), 현금 중심 거래, ‘4개 섬나라’를 이어야 하는 높은 배송료, 눈으로 봐야 믿는 소규모 소비⋯. 일본의 디지털화를 가로막던 장벽들이 코로나로 와르르 무너졌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올해 7월 발표한 ‘전자상거래 시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B2C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2조 2333억엔(약 126조원), 전년 대비 21.7%나 증가했다.

● 온라인, 지금이 기회: 126조원, 일본 커머스 전체의 8.08%에 불과하다. 한국 이커머스 침투율(43%, DB금융투자)의 5분의 1 수준. 이제부터 시작이란 얘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일본은 IT와 신산업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2022년 연간 성장률 3.3%가 예상된다”고 전망한다. 지난해(-4.7%)보다 8%p 높다. 일본 정부는 2025년까지 캐시리스(cashless, 현금 없는) 결제 비중을 40%로 올리는 계획도 추진 중.

② 그럼 네이버는

● 검색-쇼핑-결제 받고, 메신저 추가: 한국 소비자로서 생각해보자. ‘찜’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가 카톡으로 1:1 상담도 해주고, 신상품 입고 알림, 택배 알림도 보내준다면⋯ 편하지 않을까. 일본 마스스가 그걸 해냈다.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이 연결고리. 네이버는 팩플팀에 “라인으로 상점 주인이 단골손님을 관리하는 건, 손님 입장에선 매장에서 주인과 얘기하며 쇼핑하는 경험이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마스스는 앞으로 라인의 소셜 커머스(선물하기, 공동구매 등)를 더해 시너지를 내고, Z홀딩스의 야후 검색-쇼핑-페이페이 등을 연계해 한국서 검증된 검색-쇼핑-결제의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라고 했다.

● 장인의 나라, SME의 나라: 50년 전통 귀이개 장인, 1000년 된 떡집⋯. 100년 넘은 ‘시니세(老鋪·노포)’만 3만개가 넘는다는 곳, 일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들을 마스스로 끌어올 수 있다면, 한국 소비자들도 침대에 누워 ‘일본 장인의 맛’을 구입할 수 있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 현지 강자, 이길 수 있나: 이제까지 일본 이커머스는 아마존재팬(약 19조원, 2020년 매출)과 라쿠텐(약 15조원)이 양분해왔다. 하지만 B2C, B2B 중심이다. 네이버가 하려는 SME 지원, 즉 C2C 시장은 비교적 블루오션. 네이버 관계자는 “마스스는 입점 수수료가 아예 없고, 내년 3월까지 입점하면 1년간 판매 수수료도 안 뗀다”고 했다. 또 “한국의 빠른 배송 모델도 적용할 수 있다”고. 네이버·Z홀딩스는 ‘일본의 배민’으로 불리는 ‘데마에칸’의 지분 약 70%를 쥔 최대주주다. 수수료나 배송 인프라 외에, 마스스가 검색이나 라인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SME에 제공하는 것도 차별화 포인트.

팩플레터 168호

팩플레터 168호

3. 알차게 씨 뿌려둔, 동남아

네이버는 2018년부터 동남아의 유니콘 또는 예비 유니콘 커머스 기업들에 투자해왔다. 인도네시아의 쿠팡·마켓컬리 격인 ‘부칼라팍’, 자동차·부동산까지 거래되는 싱가포르의 당근마켓 ‘캐러셀’이 대표적.

① 동남아 시장은

● 모바일 본능, ‘영 어덜트’의 땅: 모바일 이용 시간이 가장 많은 나라, 인도네시아다(하루 평균 5.5시간, 한국은 5시간, 모바일 데이터 분석기업 앱애니). 코로나19 이후 동남아 인터넷 이용자는 6000만명 가량 더 늘었다. 대부분 젊은 세대.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6개국 중위 연령은 28.9세다. 덕분에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모바일 결제’로 직행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 역시 올해 1200억 달러(약 141조원)에서 2025년 2340억 달러(약 276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e-Conomy SEA 2021, 구글·테마섹·베인앤컴퍼니).

● 불붙은 스타트업 경쟁: 높은 은행 문턱과 부족한 대중교통을 해결하려는 스타트업들이 경제의 중심. 지난 1년새 탄생한 유니콘은 19개, 전체 동남아 유니콘(39개)의 절반이 1년새 새로 생긴 것. 특히 인도네시아엔 동남아 스타트업 자본의 74%(28억 3000만 달러)가 몰려있다(KOTRA 자카르타 무역관). 스타트업 수도 2204개로 세계 5위.

② 그럼 네이버는
스타트업에 씨뿌리기: 인도네시아(1000만명), 태국(5200만명)에서도 라인은 국민 메신저급으로, 네이버의 동남아 진출 발판. 투자도 열심히 했다. 2018년 미래에셋과 아시아그로쓰펀드를 결성, 동남아 최초의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 ‘그랩’을 시작으로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누적 10개 기업에 약 7700억원의 씨앗을 뿌렸다. 투자 영역은 크게 이커머스, 핀테크, 모빌리티, 미디어.
단순 투자라지만: 인도네시아(부칼라팍, 해피프레시)와 베트남(티키), 싱가포르(캐러셀) 등 지역별 선두 이커머스 기업들에 돈을 넣었다. 올해 3월엔 동남아 미디어 공룡 엠텍에 1700억원을 투자했다. OTT, 공중파 채널과 홈쇼핑까지 가진 ‘인니의 CJ’다. 네이버는 ‘단순 투자’라고 선을 긋지만, 미디어와 커머스의 결합은 글로벌 대세다. 네이버의 기존 커머스와 웹툰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도.
현지 강자, 이길 수 있나: 네이버 직진출 여부와 별개로, 동남아 모바일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유니콘의 지분 선점엔 이유가 있을 터.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토코피디아나 쇼피 외에도 그랩, 고젝 같은 현지 슈퍼앱도 버티는 상황이다. 네이버가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 케네스 로우 소프트뱅크벤처스 동남아 오피스 심사역은 “네이버의 자본력이 충분한 만큼 현지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물류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팩플레터 1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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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래를 찾는 곳, 유럽

라인 같은 비빌 언덕 없는 유럽은 네이버에도 도전이다. 네이버가 유럽의 ‘리셀(resale)’ 시장을 콕 찍어 공략하는 건, 가볍고 뾰족한 스타트업 정신으로 기회를 만들겠다는 의미.

① 유럽 시장은
아마존화(To be Amazoned): 유럽은 미국 빅테크가 장악한 시장. 검색은 구글이, 커머스는 아마존이, SNS는 메타(옛 페이스북)가 ‘제1기업’으로 통한다. 커머스에서 아마존을 뒤쫓는 곳도 이베이나 알리바바 같은 G2 빅테크다.

● 약간의 균열, 어쩌면 희망: 그런데 최근 이 기조가 변하고 있다. G2에 맞설 수 있는 작은 강자를 키우자는 현지 여론이 강하다. 이해진 GIO가 노리는 것도 이 틈새. 그는 “몇몇 미·중 기업이 인터넷 시장을 장악한 것에 세계가 위기감을 느끼는데, 유럽은 그 인식이 더 빠른 시장. 글로벌 공룡을 이기려면 작은 회사를 규제해선 안 된다는 컨센서스가 (유럽에) 생겼다”고 말했다(2019년, 한국경영학회·한국사회학회 심포지움). 프랑스 종합 이커머스 2, 3위인 ‘씨디스카운트(Cdiscount)’와 ‘방트프리베(Veepee)’, 유럽인을 ‘아마존파’와 ‘잘란도파’로 나눴다는 독일의 패션 이커머스 ‘잘란도(Zalando)’ 등이 대표적인 현지 기업.

② 그럼 네이버는

● 코렐리아, 연합군의 시작: 2016년 도쿄 증시에 라인을 상장한 후, 이해진 GIO는 유럽으로 떠났다. “주력 부대를 파견하기 전 탐색대”로서, 똘똘한 현지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네이버의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영화 〈스타워즈〉 속 연합군 베이스캠프가 위치한 행성 ‘코렐리아’의 이름을 따 만든 ‘코렐리아캐피탈’엔, 아시아의 네이버·라인이 유럽과 연합해 미·중 빅테크에 맞서겠단 의지가 담겼다. 네이버와 라인은 이 펀드에 누적 2억 유로(약 2700억원)를 출자했다.

● ‘무주공산’ 리셀 선점: 코렐리아캐피탈은 지난 2월 스페인 1위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에 역대 최대 규모인 1억 1500만 유로(약 1550억원)를 투자했다. 지난해엔 프랑스 1위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 ‘베스티에르콜렉티브’에 투자. 베스티에르는 유니콘이 된 지 6개월 만인 올해 9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 등의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 17억 달러(약 2조원)가 된 회사. 네이버 관계자는 “리셀 시장은 소규모 상품에 C2C 거래가 대부분이고 결제수단 통일도 어려워 미국 빅테크가 차지 못한 영역”이라며 “잘나가는 현지 스타트업과 네이버의 검색·광고·스마트스토어·AI 검수 기술이 시너지를 낸다면 빅테크와 경쟁해도 승산이 있다”고 했다.

팩플레터 1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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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숙명의 라이벌, 쿠팡은?

● 로딩 중…: 올해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김범석 창업자가 “알리바바, 아마존과 경쟁하겠다”며 ‘글로벌 쿠팡’을 예고했지만, 쿠팡의 공식 입장은 “아직 준비 중.” 그러나 쿠팡은 지난 6월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7월 대만 타이베이에도 물류센터를 마련해 퀵커머스(1시간 이내 즉시배송)를 시작했다. 올해 4월엔 쿠팡이 싱가포르에서 고위 임원과 개발자를 채용 중이란 소식이 알려지며 ‘동남아 진출 교두보는 싱가포르’란 예측도 나오는 상황.

● 계획된 적자 Again?: 쿠팡의 ‘빠른’ 배송은 대규모 투자를 통한 풀필먼트를 전제로 한다. 기회도 고민도 여기서 출발한다. 매출은 계속 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한 국내에서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데 동시에 해외로 나가 현지에서 쿠팡식 인프라 투자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뒤따른다. 지난 12일 나온 쿠팡 3분기 실적발표를 봐도, 투자자들은 김범석 창업자의 '계획된 적자론'에 대해 다시 인내를 요구받고 있다. 쿠팡의 올 3분기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대비 48% 늘어 역대 최대인 46억 4471만 달러(5조 4800억원)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도 같은 기간 45% 늘어 3억 1511달러(3560억원)에 이르렀다. 컨퍼런스콜에선 쿠팡의 성장성 둔화를 의심하는 질문들도 여럿 나왔다.

● 창업자 says: 이날 해외사업 성과 관련 질문에 대해 김범석 쿠팡Inc(쿠팡주식회사의 모회사) 의장은 “해외 사업은 현재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 현지 시장을 살펴보고 있다”고, 간략히 답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쿠팡Inc 의장 [중앙포토]

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쿠팡Inc 의장 [중앙포토]

6. 네이버 앞의 과제 셋

네이버 글로벌 커머스호, 순항만 하면 좋겠지만 바다엔 거친 파도와 암초가 있는 법. 국내 유통 전문가들에게 ‘네이버가 넘어야 할 과제’를 물으니.

① ‘너무 고인 베테랑’ 뛰어넘기?: 유통엔 그 나라 사람들의 삶과 문화, 역사가 녹아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기업들이 버티고 있는 배경.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나라 유통은 1, 2년 새 생긴 시장이 아니다. 해외 기업이 기존 사업자를 누른 사례 자체가 별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네이버가 어떻게 뚫고 들어갈지가 중요한데, 네이버는 일본의 C2C, 유럽의 리셀, 시장 자체가 새로 열린 동남아 같은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을 택했다. 이런 전략 자체는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② ‘너무 느린 일본’, 존버 가능?: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일본은 워낙 아날로그 시장이라, 변화 속도가 더 빨라져야 네이버가 성과를 낼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검색’이란 슈퍼파워 없이 커머스를 장악할 수 있을지도 과제다. 이 연구원은 “국내에서 스마트스토어가 잘된 건 네이버 ‘검색’의 가격비교 기능 덕분인 면이 있는데, 라인은 메신저 기반이라 그런 장점이 없다”며 “훗날 야후 검색과 연계되더라도, 당장 마스스가 어떤 돌파구를 찾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③ ‘너무 날카로운 한국’의 역설?: 선진화된 노하우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은 상당히 독특한 시장이다. 이렇게 잘 구축된 IT와 물류 시스템, 유행에 민감하고 리뷰가 빠른 소비자는 해외에선 흔치 않다”면서 “네이버가 한국서 얻은 노하우나 데이터로 지나치게 자신하면 안 되고, 새롭게 만날 글로벌 소비자들의 특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팩플서베이

네이버의 글로벌 커머스, 어느 동네에서 제일 잘 나갈까요? (소요시간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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