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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지리산·지옥…'K드라마' 열풍에 제작사 주가 울고 웃네

중앙일보

입력

한국 드라마 열풍이 드라마 제작사 주가를 흔들고 있다. 신작에 대한 기대감으로 치솟은 주가가 방영 전후 하락하는가 하면, 시청자 평가나 흥행 성적에 따라 덩달아 오르내린다. 과거에도 이런 경향이 강했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돌풍 이후 주가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중 한 장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중 한 장면.

K드라마 열풍에 제작사주 출렁

최근 증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제작사는 제이콘텐트리다. 이 회사는 넷플릭스 드라마 'D.P.', '지옥'을 제작한 클라이맥스스튜디오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D.P.는 탈영병을 잡는 헌병 이야기를, 지옥은 '지옥의 고통'을 받고 죽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제이콘텐트리 주가는 지난 8월27일 공개된 'D.P.'의 인기몰이에 뛰기 시작해 '지옥'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며 상승세를 탔다. 지난 18일엔 7만19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8월20일 기록한 연중 최저가(3만6750원)와 비교하면 석 달 만에 95.6% 올랐다. 하지만 지난 19일 주가는 이날 오후 5시 '지옥' 공개를 앞두고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2.78% 내렸다.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네임' 제작사인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주가도 크게 출렁였다. '마이네임'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복수하려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로, '오징어 게임' 흥행 직후 공개되는 주자라 기대를 모았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15일 공개 직후 상한가를 찍는 등 주가가 5거래일간 51.7% 올랐으나, 이내 하락 전환했다. 지난 19일엔 3010원으로, 지난달 20일 연중 고점(4650원)에 비해 35.3% 하락했다.

박형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작사 주가는 게임주처럼 신작 방영 전 기대감이 큰 영향을 미친다"며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 기대에 주식을 사둔 뒤 방영 전후에 주식을 팔아 차익을 거두는 패턴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 이후 주가 변동성이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연합뉴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연합뉴스

신작 평가가 주가를 지배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드라마 '지리산'을 제작한 에이스토리다. 지리산은 인기 드라마 '킹덤'과 '시그널' 등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와 배우 전지현, 주지훈의 조합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지난달 23일 방영 전날인 22일 에이스토리 주가는 4만9550원으로, 지난달 1월 이후 21.9% 뛰었다.

하지만 방영 이후 첫 주식 거래일인 지난달 25일 19.8% 폭락했다. 시청자의 혹평이 쏟아진 탓이다. 어색한 컴퓨터그래픽(CG), 과도한 PPL(간접 광고), 흐름을 깨는 OST가 그 이유였다. 현재 주가는 3만4000원 선을 오가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지리산’. [CJ ENM]

tvN 토일드라마 ‘지리산’. [CJ ENM]

K드라마 수요 커질 듯

그렇다고 드라마 제작사의 주가 전망이 어둡진 않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흥행으로 한국 드라마 수요가 커진 데다, 기존 넷플릭스·티빙 등 외에도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커질 전망이어서다.

특히 이달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의 국내 진출로 OTT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져 드라마 주문 건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 콘텐트에 대한 판매량이 늘고 판가도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이콘텐트리와 스튜디오드래곤을 꼽았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옥'이 흥행한다면 제이콘텐트리 주가는 위로 널뛰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이콘텐트리는 내년 1월 '지금 우리 학교는', '종이의 집', '안나라수마나라', '모범가족' 등 넷플릭스 작품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목표 주가로 8만1000원을 제시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내년 미국 제작사 스카이댄스 미디어와 미국 드라마 시리즈 '더 빅 도어 프라이즈(The Big Door Prize)' 제작, 넷플릭스와의 콘텐트 공급 재계약 등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스튜디오드래곤이 주가 박스권을 뚫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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