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된다"···시의회, 오세훈표 안심소득 끝까지 태클 거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2021.11.21 09:00

업데이트 2021.11.21 11:23

서울시가 내년부터 ‘기본소득’ 대안적 성격인 안심소득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에 예산심의권 쥔 서울시의회도 사업 내용에 대한 ‘송곳 검증’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가 새로운 사회보장제도 신설을 위한 시범사업을 이미 승인했지만, 시의회는 "대상자 선정이 불공정하고 무리한 사업”이라고 한다.

①“더 시급한 건 코로나 지원사업”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2022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2022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특별시의회 예산정책담당관실이 최근 내놓은 ‘2022년도 서울시와 교육청 예산안 분석(안)’에 따르면 시의회는 서울시 안심소득 사업에 대해 “사업의 시급성 및 필요성에 대한 서울시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급한 지원 사업이 더 많은 데다, 오세훈 시장 임기가 7개월밖에 남지 않아 시범사업을 마무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안심소득 실험은 중위소득 85%를 기준으로 이에 미달하는 가구에 부족분의 절반을 매월 시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신 기존의 ▶생계급여·주거급여 ▶기초연금 ▶서울형 기초생활보장제도 ▶청년수당 ▶청년월세 ▶서울형 주택바우처 등 현금성 복지는 안심소득으로 대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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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탈락자, 선정자 차이 커…“로또”

오세훈 ‘안심소득’ 실험은.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오세훈 ‘안심소득’ 실험은.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시의회는 시범사업 대상자 선정 과정에 불거질 수 있는 공정성 시비를 우려하고 있다. 안심소득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가구는 중위소득 50% 이하 500가구, 중위소득 50~85% 300가구로 총 800가구다. 시의회는 “신청자 중 소득과 재산요건(3억2600만원 이하)을 충족하더라도 무작위 선정에 따라 더 어려운 가구는 탈락하고, 생활 여건이 더 나은 대상자가 선정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로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까지 내놨다. 시의회 분석 안에는 “선정 가구는 3년에 걸쳐 평균 3600만원을 지원받는 셈이라 탈락자와 선정자의 혜택 차이가 매우 크다. 제도 자체가 요행 또는 운에 기반을 두는 제도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행 청년월세지원사업도 선정 인원 초과 시 전산 추첨을 시행하는데, 10개월간 월 20만원만 지원하는 데도 선정결과 발표 후 이의신청이 다수 발생했다는 것이다.

③“4인 가구 年 1112만원…근로의욕↓”

일 할수록 안심소득 감소 ... 근로의욕↓.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일 할수록 안심소득 감소 ... 근로의욕↓.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시의회는 “기초급여 수급 자격 탈락을 우려해 근로를 회피하는 시민에게 일할 동기를 부여한다”는 서울시 사업 추진 이유에도 의문을 보내고 있다. 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경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보건복지위 정례회에서 연 소득 1000만원인 가구는 안심소득으로 2112만원을 채워준다”며 “돈을 많이 벌면 (오히려) 적게 주는데 왜 일을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4인 가족 중 3명이 일해서 연 3000만원을 번다고 가정하면 1112만원의 안심 소득을 받는다(총소득 4112만원)”며 “열심히 일해서 (연 소득 4000만원이 돼) 안심소득을 612만원만 받겠느냐, 아니면 가족 한 명이 더 쉬고 (연 소득 2000만원이 돼) 안심소득을 1612만원 받겠느냐”고 정수용 복지정책실장에게 따졌다.

사업 기간과 이에 따른 예산 규모도 쟁점이다. 시의회는 “2022년 1월부터 사업시행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사업이 지연된다면 12개월분이 아니라 사업 기간에 맞는 예산을 산출해야 한다. (1월부터 시작을 못 해) 2022년 중 (대상자) 선정 완료 후 연초 지급분을 소급해서 지급할 계획이라면 그에 대한 타당성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콜센터는 5.5개월에 해당하는 예산이 편성됐는데, 콜센터 운영 필요기간에 따른 예산도 명확히 산출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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