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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서 수백발 로켓 요격 '아이언 돔', 北강철비 공격 못막는다? [Focus인사이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5월 14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로켓탄을 쏘자 이스라엘이 아이언돔을 발사해 공중에서 요격하고 있다. AFP

지난 5월 14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로켓탄을 쏘자 이스라엘이 아이언돔을 발사해 공중에서 요격하고 있다. AFP

지난 5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11일간 이스라엘 남부도시 아슈켈론 등에 수백 발의 로켓탄을 발사했다. 그러나 이 로켓은 목표에 떨어지기 전에 하늘에서 요격당했다.

SNS에는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하마스가 쏜 로켓이 하늘에서 요격되는 장면을 포착한 영상이나 사진이 많이 올라 왔다. 이스라엘에선 하마스 로켓을 요격한 아이언 돔(Iron Dome) 덕분에 안전해졌음을 내비치고 있다.

하마스 로켓 공격을 막은 것은 이스라엘 방위산업체 라파엘이 개발하고 2011년부터 배치한 아이언 돔 요격용 미사일 시스템이다. 탄도미사일보다 느리지만 대량으로 발사돼 위협적인 로켓탄ㆍ포탄ㆍ박격포탄(RAM)을 막기 위해 개발했다.

이스라엘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의 발사 모습. [중앙포토]

이스라엘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의 발사 모습. [중앙포토]

아이언 돔은 여느 지대공 미사일과 다르지 않다. 레이더가 목표를 탐지하고 위협으로 분석한 것만 요격한다. 타미르(Tamir) 요격체의 최대 사거리는 최대 70㎞ 수준이다. 아이언돔 시스템은 타미르 요격체 20발이 탑재된 발사대 3~4개로 구성한다.

하마스 로켓 떨군 아이언 돔

이스라엘군은 아이언 돔을 배치한 2011년 이후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탄 중 90%를 방어했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아이언 돔은 무적이 아니다. 2019년 3월 25일 오전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서 북쪽으로 약 20㎞ 떨어진 미시메렛의 한 주택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로켓탄이 떨어져 7명이 다쳤다.

2021년 5월에도 아슈켈론을 방어하던 아이언돔이 작동하지 않아 하마스 로켓 공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했다. 표적 분류 실수로 이스라엘군 소형 무인기를 격추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아이언돔’ 요격 어떻게 하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스라엘 ‘아이언돔’ 요격 어떻게 하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무엇보다 방어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선 로켓이 순간적으로 날아올 경우 소모된 요격탄을 채우지 못해 피해가 생긴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 하마스와 휴전를 한 뒤 미국에 10억 달러에 달하는 긴급 군사원조를 요청했다. 여기에는 하마스가 쏜 4300여 발의 로켓을 막기 위해 발사한 타미르 요격체를 새로 생산하기 위한 예산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타미르 요격체는 한 발당 5만 달러(한화 약 59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한 발당 200~300만 달러인 패트리어트 미사일보다는 싸지만 대량으로 소모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크다.

한국 실정에 맞는 아이언 돔 개발 시작

하마스 로켓탄 공격을 막아낸 아이언 돔 능력 때문에 수도권이 장거리포와 다연장로켓 등 북한의 대규모 장사정포 위협에 노출된 우리나라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때 있었다.

북한 대구경 조종방사포와 초대형 방사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북한 대구경 조종방사포와 초대형 방사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러나 아이언 돔이 그동안 요격한 것은 북한 로켓보다 성능이 떨어지고 속도도 느렸다.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반론이 나온 배경이다.

이스라엘 아이언 돔은 소형 박격포탄이나 트럭에 탑재한 조잡한 다연장로켓을 상대한다. 한국은 170mm 자주포와 다양한 구경의 다연장로켓 등 이스라엘과 다른 고강도 위협을 상대해야 하므로 아이언 돔은 역부족이라 평가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 장사정포 공격에 따른 국민과 군의 피해를 최대한 막기 위해 한국형 아이언 돔을 개발하기로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018년 3월 ‘장사정포 요격체계 신규 소요(확보계획)’를 확정했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선행연구 및 무기화 연구가 진행됐다. 지난해 8월에는 ‘2021~2025 국방중기계획’에도 포함해 추진한다.

한국형 아이언돔은 2022년부터 2035년까지 개발 및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을 주관하며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해 내년 초 시제품을 만드는 탐색 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형 아이언돔을 어떤 형태로 개발하는지 확실치 않다.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LIG 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저고도미사일방어(LAMD)라는 이름으로 나름의 개발 능력을 선보였다.

진화적 시스템 필요

지난달 ADEX 행사장에서 LIG넥스원이 공개한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모형. 최현호

지난달 ADEX 행사장에서 LIG넥스원이 공개한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모형. 최현호

한국형 아이언 돔은 시민과 군의 안전을 지키면서 반격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아이언 돔을 개량해 탄도미사일과  군집 무인기에도 대응 시험을 한 이스라엘처럼 현재까지 알려진 위협 외에 미래에 등장할 수 있는 모든 위협을 상정하고 발전 계획을 짜야한다.

북한은 앞으로도 새로운 위협을 들고나올 것이다. 지난 9월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공개하면서 장거리 우회 공격 능력을 선보였다. 2013년에 발견된 소형 무인기보다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군집 무인기를 이용한 공격 능력을 선보일 가능성도 높다.

기존 방어 체계와 통합도 중요하다. 한국형 아이언 돔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하부층으로 만들어 각 위협에 적절히 대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국형 아이언 돔을 노릴 소형 무인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중인 레이저 무기 시스템을 통합해 ‘통합 방어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한국형 아이언 돔 개발이 성공할 경우 이란이나 중국의 무인기와 순항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적절한 방어책을 찾지 못하는 중동이나 인도에 수출 기회도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방어에만 집중해서는 북한의 공격을 봉쇄하기 어렵다. 어떤 공격에도 적 지휘부와 주요 표적을 빠르게 무력화시킬 전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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