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몇분이면 되겠지” 했다 당황...유럽갈 때 꼭 챙겨야할 서류 3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독일 헤센주 리트슈타트 상공에서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밀라노로 이동 중인 항공기. 리트슈타트(독일) = 문희철 기자

독일 헤센주 리트슈타트 상공에서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밀라노로 이동 중인 항공기. 리트슈타트(독일) = 문희철 기자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세계제약산업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 국제 전시회가 만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다는 소식에 중앙일보는 현지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중앙일보 19일 경제2면

현장 취재도 쉽지 않았지만, 여느 출장과 비교하면 출·입국 과정이 상당히 까다로웠습니다. 각국이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해외서 입국자에게 몇 가지 사항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어서입니다. 해외 여행을 반드시 숙지하고 준비해야 할 사항을 정리했습니다.

국문 예방접종증명서는 정부24 웹사이트에서도 발급받을 수 있지만, 해외 출국용 영문 예방접종증명서는 오직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웹사이트에서만 발급받을 수 있다. 문희철 기자

국문 예방접종증명서는 정부24 웹사이트에서도 발급받을 수 있지만, 해외 출국용 영문 예방접종증명서는 오직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웹사이트에서만 발급받을 수 있다. 문희철 기자

① 백신 예방접종 증명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유럽 입국을 위해서 추가로 필요한 서류는 크게 3가지입니다. 일단 영문 예방접종 증명서가 필요합니다. ‘출국 3종 세트’ 중 가장 발급받기 쉬운 서류입니다.

예방접종 증명서는 정부24 웹사이트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도우미 웹사이트에서 발급합니다. 그런데 정부24에서는 영문이 아닌 국문 증명서만 발급합니다. 따라서 해외 출국용 서류를 떼고자 한다면 반드시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도우미 웹사이트를 방문해야 합니다.

공인인증서 등을 통해 로그인하고 예방접종 증명서 신청을 클릭하면 그간 의료기관에서 접종받았던 예방접종 내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외에도 인플루엔자 등 다른 예방접종을 했던 시점과 접종기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서류는 입국 때도 필요하지만, 유럽 현지에서 가장 유용합니다. 이른바 ‘그린 패스’로 불리는 유럽의 백신 여권을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서류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가 방문한 이탈리아는 유럽에서도 가장 광범위하게 그린 패스를 적용하는 국가입니다. 음식점·커피숍 등에 입장하려면 예방접종 증명서가 반드시 필요하죠. 저는 호텔에 예방접종 증명서를 두고 음식점을 방문했다가 입장을 거절당해 30분가량 호텔을 왕복하며 서류를 다시 챙겨온 적도 있습니다.

PCR 음성확인서에서는 음성·양성 여부는 물론 PCR 검사를 받은 일시와 장소까지 기재한다. 출국 72시간 전에 PCR 검사를 실시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문희철 기자

PCR 음성확인서에서는 음성·양성 여부는 물론 PCR 검사를 받은 일시와 장소까지 기재한다. 출국 72시간 전에 PCR 검사를 실시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문희철 기자

② PCR 음성확인서
두 번째로 필요한 서류는 비인두도말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입니다. PCR 검사는 코로나19 활성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검사입니다. 콧속이나 목 뒤 깊숙이 면봉을 넣어 채취한 검체에서 리보핵산(RNA)을 추출한 후, RNA를 증폭해 코로나19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한국에서 비행기가 뜨는 시간을 기준으로 72시간 이내에 PCR 검사를 해야 합니다. 실제로 PCR 음성확인서에는 날짜는 물론 몇시 몇분 몇초에 검사를 받았는지까지 명시되더군요. 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서 이탈리아를 방문했습니다. 저처럼 중간에 경유하는 국가가 있더라도, PCR 검사는 최초 출국 장소인 한국에서 비행기가 뜨는 시간을 기준으로 72시간 이내에 실시해야 합니다.

또 하나 주의할 게 있습니다. PCR 검사를 할 때는 반드시 영문 서류(Covid-19 Testing Certificate) 발급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입국 심사를 담당하는 해외 출입국 심사 담당자가 한국어를 모르기 때문이겠죠.

인천국제공항에는 출국객을 대상으로 영문 음성확인서를 발급하는 코로나19 PCR 검사센터가 있습니다. 제1여객터미널 두 곳(동편·서편)과 제2여객터미널 한 곳(서편)에서 운영합니다. 저도 이곳에서 PCR 검사를 했는데, 비용은 13만원이었습니다. 이 서류는 일단 유럽에 입국하고 나면 이후에는 크게 쓸모가 없었습니다.

EU dPLF 서류의 첫 페이지. 항공기 좌석번호까지 입력해야 한다. 문희철 기자

EU dPLF 서류의 첫 페이지. 항공기 좌석번호까지 입력해야 한다. 문희철 기자

③ 디지털승객위치정보(dPLF)
코로나19 관련 각국의 해외입국자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는 국가별로 다릅니다. 유럽에 입국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항공기에 탑승하기 전에 반드시 온라인상으로 입력해야 하는 서류가 있습니다. 유럽연합(EU) 디지털 승객위치 정보서식(dPLF)입니다. 포털사이트에서 ‘EU dPLF’를 검색하면 찾을 수 있는 이 웹페이지의 모든 항목을 채우지 못하면 입국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통상적인 서류를 생각하고 ‘몇 분이면 입력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노트북을 열었다간 다소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의외로 입력해야 할 항목이 많기 때문입니다. 여권상 모든 정보는 물론, 본인이 속한 국가가 유럽연합의 규정상 어느 규정을 적용받는지도 선택해야 하므로 꼼꼼히 읽는데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

dPLF 서식을 입력하면서 난감했던 건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이용하는 모든 항공기의 개인 좌석번호를 입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지 출장이 급박하게 결정되면서 아시아나항공과 루프트한자에서 항공편을 각각 따로 예약해야 했습니다. 아시아나는 개인 좌석번호를 지정할 수 있었지만, 루프트한자는 체크인할 때까지 좌석번호를 지정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출국 당일 공항에 가서 항공기 좌석번호를 받은 뒤, 스마트폰으로 dPLF 서식을 수정해야 했습니다.

당일 급히 서식을 수정하면 곤란할 수 있습니다. dPLF 입력을 마치면 이메일을 통해 QR코드가 발급되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좌석번호를 임의로 기입하고 발급받은 QR코드를 인쇄해왔는데, 좌석 번호를 입력하면 QR코드가 달라집니다. 공항에서 급히 인쇄하기가 어려워서 새로운 QR코드를 캡쳐한 뒤 항공기에 올랐습니다.

이탈리아 등 유럽에 입국하자고 하는 사람은 반드시dPLF 서류를 온라인 상으로 사전 입력해야 한다. [사진 이탈리아 보건부 캡쳐]

이탈리아 등 유럽에 입국하자고 하는 사람은 반드시dPLF 서류를 온라인 상으로 사전 입력해야 한다. [사진 이탈리아 보건부 캡쳐]

이상 서류 3종 세트가 코로나19 이후 유럽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추가로 요구하는 서류입니다. 참고로 해외를 오가면 최소한 4번 코를 찔러야 하더군요. 한국 출국 시간으로부터 72시간 이내에 한 번 PCR 검사를 하고 음성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집니다.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 72시간 이내에 다시 PCR 검사를 하고 현지 병원에서 역시 음성확인서를 받아야 비행기 탑승이 가능합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 무사히 입국하고 나서도 추가로 2번 PCR 검사가 필요합니다. 입국 당일에서 24시간 이내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물론 이때는 유료 영문 서류를 발급하는 곳이 아닌, 본인의 주소 소재지 인근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으면 됩니다. 입국할 때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입국 후 머물 주소지를 기재하는데, 이는 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1박 2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담이지만, 이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내국인이 입국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2배로 늘었습니다. 누군가 공항에 픽업 나온다면 앞으로는 이 시간도 고려하는 게 좋겠습니다.

마지막 PCR 검사는 입국 후 6~7일 차에 받습니다. 무증상 감염자가 입국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 테스트까지 통과해야 무사히 유럽을 다녀왔다고 확신할 수 있는 셈입니다.

서울 강서구보건소 관계자는 “귀국 후 2차례 PCR 검사를 기간 내 받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자기격리 대상자로 전환된다”며 “이후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하지 않고 이동할 경우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