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2일 가수 이동원 추모 공연…“치료비 모으려 준비했는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지난 14일 지병으로 타개한 가수 이동원(향년 70세)씨의 히트곡 ‘향수’의 마지막 소절이다. 고인이 된 그가 노래를 읊조리며 이승의 인연을 그리워하고 있을 것만 같다.

‘향수’ 를 부른 가수 이동원씨가 지난 14일 별세했다. 유튜브 캡처

‘향수’ 를 부른 가수 이동원씨가 지난 14일 별세했다. 유튜브 캡처

추모 음악회 여는 지인들 

한국 가요계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이동원씨를 기리는 행사가 준비 중이다. 동료·선후배 가수와 지인 등이 의기투합해 ‘음유시인 가수 이동원’을 기리는 추모 음악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사랑음악회 아모따 포스터

사랑음악회 아모따 포스터

행사 포스터에는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가을남자 이동원, 사랑음악회’라는 그리움이 담겼고, ‘아모따’라는 행사 이름이 붙었다. ‘아름다운 마음을 모아모아 따뜻한 밤’이란 뜻이다. 이동원씨와 가까웠던 ‘하사와 병장’ 출신 재즈 보컬 이경우씨, 강사 정덕희 교수, 디자이너 이영숙씨, 전 KBS PD 김상원씨 등이 주축을 이뤄 준비 중이다.

조영남, 김도향, 임희숙, 윤형주, 임지훈 동참  

행사는 오는 22일 오후 6시 서울 청담동 루카511에서 열린다. 이씨와 친분이 두터웠던 가수들이 공연에 참여한다. 조영남, 김도향, 임희숙, 윤형주, 임지훈씨 등 가수가 나온다.

개그맨 전유성씨도 참석한다. 이동원씨는 전북 남원의 전씨 집으로 가 투병 생활을 했으며 전씨가 임종을 지켰다. 전유성씨는 과거 이동원씨의 집에서 함께 산 인연이 있어 이동원씨가 말년에 남원의 전유성씨 집에서 함께 지냈다고 한다.

절친한 친구였던 가수 이경우가 추모공간 마련에 앞장  

이동원씨의 40년 절친인 동료 가수 이경우씨는 “당초 이번 음악회는 형편이 어려운 이동원씨의 치료비를 도와주기 위해 열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유명을 달리하는 바람에 추모 음악회로 변경해 개최하기로 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6월 28일 강원도 속초시에서 열린 민예총 주최 '갯배 예술제'에 함께 출연했던 가수 이동원씨(오른쪽)와 이경우씨(왼쪽). 사진 이경우

지난 6월 28일 강원도 속초시에서 열린 민예총 주최 '갯배 예술제'에 함께 출연했던 가수 이동원씨(오른쪽)와 이경우씨(왼쪽). 사진 이경우

이경우씨는 “이번 음악회에서는 이동원씨를 기리는 작은 추모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성금 모금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가수 이동원씨는 시를 대중가요 가사에 접목해, 가요 노랫말 품격을 한 단계 격상시킨 인물”이라며 “대중가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크게 공헌했다”며 추모 공간 조성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중가요 발전사에 남긴 그의 의미깊은 흔적을 조금이나 보존하기 위해 추모 공간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6월 28일 강원도 속초에서 열린 ‘갯배 예술제’에 함께 나가 노래한 게 마지막이 될지는 미처 몰랐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한국 가요 가사의 품격을 한 단계 격상시킨 가수”  

이동원씨의 부모는 북한이 고향인 실향민이었다. 이동원씨는 6·25 전쟁 중이던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나 이듬해 상경해 서울에서 줄곧 살다 1970년 솔로 가수로 데뷔했다. ‘향수’, ‘가을편지’ ‘이별노래’ ‘명태’ 등을 불러 1980∼1990년대에 큰 사랑을 받았다.

1989년 정지용 시인이 지은 같은 제목의 시에 곡을 붙여 테너 박인수씨와 함께 부른 ‘향수’가 대표곡이다. ‘가을편지’는 고은 시인, ‘이별노래’는 정호승 시인, ‘명태’는 양명문 시인의 서정적인 시에다 각각 아름다운 멜로디를 붙인 노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