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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페미 글 공유, 다급한 이재명…심상정 "2030 남녀 갈라치기" [윤석만의 뉴스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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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들은 저성장 사회에 살면서 아무래도 기회가 부족해서 경쟁이 격렬하고 도전보다는 정말 절망과 위기를 더 많이 느끼는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정말 그들이 느끼는 고통에 대해 공감하고 들어주려는 노력이라도 절실히 했는지에 대해서 저 자신이 사실은 최근에 깊이 반성되고 아팠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11월 15일 최고위원회의
 이재명 후보가 연일 청년들을 위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습니다. 청년 기본소득부터 가상자산 과세 유예까지 2030대가 좋아할만한 공약들을 연이어 발표했죠. 심지어 청년들의 면접까지 챙겨주는 세심함도 보입니다. 당 청년본부에는 적극적인 정책 발굴을 주문했고, 그렇게 나온 것이 20대 비과셉니다. 연간 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20대에겐 소득세를 면제해주는 거죠.
 하지만 민주당 선대위는 공식적으로 논의되거나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식 공약이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이밖에도 이재명 후보는 매타버스를 타고 청년들과 소통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물론 소통 자체는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하지만 명확한 메시지에 치중하다보니 모순적인 상황도 발생합니다. 그 때문에 발언의 진정성까지 의심받죠.

"광기의 페미님을 멈춰야"
 특히 이재명 후보가 얼마전 공유한 2편의 인터넷 커뮤니티 글이 논란 됐습니다.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춰주셔야 한다’ 등 거친 표현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선대위에 공유한 글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이 과도한 친여성 정책에서 시작됐단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당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커지자 이재명 후보는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청년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정치인이 한 명도 없는 거 같다’는 절규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이죠. 그는 이재명 정부라는 표현을 쓸 만큼, 문재인 정권과 차별화를 시도합니다. 청년 정책을 강조하면서 부족했던 점을 꼬집습니다.
 청와대는 조금 불편한 기색입니다. 박수현 수석이 14일 페이스북에 이런 메시지를 남겼죠.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아 꼬박 이틀간의 고민 끝에 겨우 이런 고백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청년 정책 본격 추진을 위해 뼈대를 세우고 청년 정책을 제도화한 첫 정부입니다.”

"5년 전엔 82년생 김지영 공유했잖아요"
 이재명 후보의 행보는 두 가지 의미를 갖습니다. 진짜 청년들을 위하거나, 윤석열 후보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마음이 급해졌거나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입니다. 하지만 메시지만 툭툭 던져놓고, 논란에 대해선 해명하지 않거나, 심지어 언론을 피하는 모습이 문제를 더욱 키웁니다.
 앞서 남성 커뮤니티의 글을 공유한 것과 관련해 기자들이 여러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제 올리신 거 청년 갈라치기란 비판 나오는데 어떤 취지에서”, “기자들이 2030이라니까요”, “5년 전에는 82년생 김지영 공유하셨잖아요.”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묵묵부답인 채로 기자들을 회피했습니다.

"좌절과 분노를 이용한 얄팍한 포퓰리즘"
 며칠 후엔 2030대 여성들에게 우호적인 메시지를 내놨죠. 부산(13일) 지역 청년 4명과 ‘국민 반상회’ 자리에서 “20대 남성들이 성별할당제로 피해 봤다지만 실제로는 남성이 혜택을 본다”고 했습니다. 공무원 임용 시험 등을 예로 들며 “일종의 신화가 만들어졌다, 마주 보고 논쟁하면 풀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렇게 비판합니다. "2030세대의 좌절과 분노를 타고 표를 얻으려고 하는 얄팍한 포퓰리즘 행보다. 매우 위태롭게 생각한다... 2030 남성들과 여성들을 갈라쳐서 2030 남성들의 표를 얻으려고 하다가 또 문제제기가 되니까 2030 여성을 쉽게 대하는 방식을 통해서는 청년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손희정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반(反)페미니즘’ 글을 올려놓고 ‘절규를 듣기 위한 것’이라고 합리화하는 것은 무책임을 넘어 잘못된 정치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청년들이 놓인 사회적인 조건을 어떻게 개선할지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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