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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서도 전기차 약진, 글로벌 완성차 업체 시총 10위권에 4개 포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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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3호 10면

[SPECIAL REPORT]
전기차의 공습

1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시가총액은 17일(현지 시간) 기준 1245억7700만 달러(약 147조2501억원)다. 시총 순으로는 테슬라, 도요타, 폴크스바겐에 이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 4위다. 15일에는 독일 폴크스바겐을 밀어내고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의 또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의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77% 상승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시총 9위에 올랐다. 완성차 업체 시종 10위권에 전기차 업체만 4개(테슬라·BYD·리비안·루시드)가 포진한 것이다. 20위권에는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샤오펑·리오토까지 진입해 있다. 테슬라 시총은 15일 기준 1조781억3600만 달러(약 1274조3500억원)에 이른다.

전기차의 약진은 주식시장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확연하다. 국내에는 전기차 업체는 없지만 대신 배터리 등 전기차 관련 업종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대표적인 2차전지 관련주인 삼성SDI는 최근 1년간(15일 기준) 주가가 55% 올랐다. 배터리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주가는 1년간 각각 294%, 458% 폭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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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상품에도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TIGER 2차전지테마’는 지난해 11월 16일 1만1955원에서 15일 2만43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자산운용이 만든 ‘KODEX 2차전지사업 ETF’ 역시 같은 기간 1만2700원에서 2만4410원으로 92.2% 상승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경험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전기차 스타트업에 이어 기존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양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에 맞춰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나서면서 전기차 보급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친환경 정책 전환은 속도 차이일 뿐 방향성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전기차시장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투자자는 특히 10일 리비안 상장 직후 5거래일간 5155만 달러를 사들였다. 전기차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순매수액으로, 해외주식 한 달 순매수 순위에서 11위를 차지했다. 직접 투자가 어렵다면 배터리나 전기차 부품 관련 ETF 등에 관심을 갖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일각에선 테슬라나 리비안 주가는 물론 관련 상품에 대해 고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완성차 시총 3~4위를 왔다 갔다 하는 리비안은 설립한 지 12년이나 됐으나 여전히 매출이 제로다. 미국 월가의 자산운용사 밀러테이백의 매슈 메일리 시장전략가는 리비안의 주가 상승을 두고 “시장에 거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전기차 비중은 아직 5%가 안 된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과대평가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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