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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집권하면 한·중 관계 더 업그레이드 되도록 노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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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3호 05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면담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면담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추가 배치 문제 등으로 한때 충돌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19일 만났다. 윤 후보 측은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설명했지만, 대화 중에 사드 등과 관련한 얘기가 오갔는지는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싱 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한·중 관계가 5000년 이상 된 관계고 1992년 수교해 내년이면 30주년”이라며 “제가 집권하면 한·중 관계가 더 업그레이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싱 대사는 “중국 사람들은 한국에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가까운 이웃이고 관심도 대단히 높다”고 답했다. 요소수 수출 통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사전에 전혀 몰랐다”며 “한국 국민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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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 대사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제가 대검에 가서 대통령 하시라고 농담을 했는데, 그때 ‘하’ 이러면서 (손사래를 쳤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이어 “축하드린다. 윤 후보는 중국에서도 유명하다”고 덧붙였다. 싱 대사의 이날 방문은 대선후보 예방 차원이었다. 싱 대사는 지난 11일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만났다.

윤 후보와 싱 대사는 공개 모두발언에서는 웃음을 섞는 등 밝은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7월만 하더라도 팽팽한 긴장 관계를 연출했다. 윤 후보는 지난 7월 1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향해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려면 자국 국경 인근에 배치한 장거리 레이더를 먼저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싱 대사는 바로 다음 날 “한·미동맹이 중국의 이익을 해쳐선 안 된다”는 내용의 반박 기고를 했다. 이에 윤 후보 측의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중국의 ‘갑질 외교’”라며 재반박 기고를 실었다. 싱 대사의 기고문은 중국의 한국 대선 개입 논란으로까지 번졌고, 중국 외교부가 “외교관의 역할을 한 것”이라며 싱 대사를 감싸면서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기도 했다.

윤 후보는 지난 12일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도 사드 추가 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주권 사항”이라며 기존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3불 합의’에 대해서도 “약속도 아니고 문재인 정부의 입장에 불과하다”며 폐기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날 만남에 정치권과 외교가의 이목이 집중된 이유다.

하지만 윤 후보와 싱 대사는 이날 만남에서 사드 등에 대한 입장 차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약 30분간 비공개 대화를 나눈 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한·중 간에 나눈 자세한 얘기는 공개하지 않기로 사전에 약속했다”고 말했다. ‘사드 추가 배치와 3불 합의도 논의됐느냐’는 질문에도 “대화 내용은 말하지 않기로 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당내에선 “민감한 현안을 둘러싼 논란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는 점에서 양측 입장이 일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 후보도 접견 후 ‘사드 얘기가 나왔느냐’는 질문에 “그만하시죠”라고만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윤 후보는 싱 대사와 만난 뒤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K-펫페어’ 행사에 참석했다. 1500만 명에 달하는 반려인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윤 후보 본인이 유기견 ‘토리’ 등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를 키우는 반려인이기도 하다.

윤 후보는 배변 패드 부스에서 2만2000원어치 패드를 구입한 뒤 “우리는 이게 많이 필요하다. 내가 애들(강아지들)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말했다. ‘침대에서 강아지들과 같이 자느냐’는 질문엔 “그렇다. (강아지들이) 이불에다 그냥 (오줌을) 싸기도 한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개 식용’ 논란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 때도 개 식용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다만 형사처벌하는 식의 법제화는 국민 합의를 거칠 문제”라고 말했다. 반려견 ‘토리’가 주인공인 인스타그램 계정 ‘토리스타그램’을 재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토리스타그램’ 계정은 윤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이 논란이 됐을 때 ‘개 사과’ 사진이 올라와 논란을 부른 뒤 지난달 22일 폐쇄됐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엔 페이스북에 ‘이번엔 건보료 폭탄, 집값 폭등이 국민 탓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정책 측면에서도 목소리를 냈다. 윤 후보는 “건강보험료 지역 가입자 11월분 보험료가 평균 6754원 인상되고 내년엔 모든 국민의 건보료가 1.89% 오른다”며 “문재인 정권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이 국민 부담 폭등의 도미노를 초래했다. 지속 불가능한 보건 포퓰리즘인 ‘문케어’가 결국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면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를 소득 중심 방향으로 개편해 나가면서 지역과 직장 가입자 간의 고질적인 형평성 문제도 해법을 찾겠다”며 “각종 세금 폭탄에 건보료 폭탄까지, 올해가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윤 후보 측은 국민 부담을 완화하는 세제 및 건강보험료 개편 등과 관련해 이 후보 측과 잇따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윤 후보의 이 같은 경제 메시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부담 완화’다. 지난 14일 “내년 이맘때면 종합부동세 폭탄 걱정 없게 하겠다”는 페이스북 글에도 ▶중장기적으로 종부세 폐지 또는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면제 ▶양도소득세 세율 인하 ▶보유세 급증 방지 등 세금 부담 완화 방안을 제시했다.

윤 후보의 이런 메시지는 “세금과 건보료 폭탄은 문재인 정부 탓이 큰 만큼 부작용을 바로잡고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란 게 참모들의 설명이다. ‘부자 감세’라는 민주당 주장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부자 감세 주장은 국민을 갈라치기하겠다는 정략적 계산이자 표를 얻기 위한 얄팍한 술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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