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매타버스' 타고 충청행 "왕이 될 생각없다.할일만 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2021.11.19 19:12

업데이트 2021.11.19 22:1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대전 일정을 시작으로 2박 3일간 충청권 순회에 돌입했다. 전국 민생탐방 프로젝트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첫 행선지로 지난주 부산·울산·경남을 방문한 데 이어 중원 민심 공략에 나선 행보다.

충청은 부친의 고향이 이곳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저는 충청의 아들”이라며 ‘충청대망론’을 내세우는 근거지다. 또 최근 지지율 조사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에 10%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뒤처지는 열세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갤럽이 이날 공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대전·세종·충청에서 윤 후보 33%, 이 후보 22%.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방문해 연구원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대전을 시작으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를 타고 2박3일 일정으로 충청지역을 누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방문해 연구원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대전을 시작으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를 타고 2박3일 일정으로 충청지역을 누빈다. 뉴스1

충청권 ‘매타버스’ 첫날…2030과 소통에 사활

이날 이 후보는 연일 집중 공략하고 있는 2030세대와의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젊은 세대 연구원들을 향해 “MZ세대도 계시니 여러분들 의견을 먼저 듣겠다”고 말하는 식이었다. “신진 연구세력이 인건비 걱정 없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등 ETRI 측 의견을 들은 이 후보는 “첨단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9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방문, 오토비(자율주행차)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9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방문, 오토비(자율주행차)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이어 ETRI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오토비’(AutoVe)를 시승해본 뒤 “오토비는 (ETRI가) 자체 재원으로, 독자적으로 만든 연구 과제였다고 한다”며 “연구기관의 도덕성을 믿고 충분한 재량권을 부여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국가 R&D 예산이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승 과정에서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오토비를 조종한 것을 설명한 뒤, “제가 원장님께 ‘무인자동차를 학대했다’고 보도 안 되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다”며 웃기도 했다. 지난달 로봇 박람회에서 시연로봇을 넘어뜨린 것을 두고 ‘로봇 학대’ 논란이 불거졌던 것을 겨냥한 농담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9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에서 프로게이머와 함께 게임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9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에서 프로게이머와 함께 게임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으로 향한 이 후보는 야외에 차려진 게임 경기 공간에서 2030세대 E-스포츠 선수들과 ‘카트라이더’ 대결을 펼쳤다. ‘대전에서 펼쳐지는 세기의 게임대전’이라 이름 붙인 이 행사는 이날 부산에서 개막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21’에 발 맞춰 준비된 자리였다. 이 후보는 게임을 마친 뒤 “게임 산업은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창의성을 활용해 무한히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성세대는 오프라인 운동선수들을 선호하지만, 젊은 세대는 오프라인 영웅보다도 온라인 영웅을 훨씬 더 중요하게 취급하고 그렇게 되고 싶어 한다”며 “게임에 대한 생각이 정말 바뀌어야 한다. ‘산업이다’ 이렇게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대전 서구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21과 관련해 열린 '세기의 게임대전'에 참석해 프로게이머들과 게임 카트라이더를 한 후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대전 서구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21과 관련해 열린 '세기의 게임대전'에 참석해 프로게이머들과 게임 카트라이더를 한 후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뉴시스

거리연설서 “탈탈 털리고 있지만, 걱정 없다”

방문하는 지역마다 시장 등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이 후보는 이날도 대전 둔산동 갤러리아 백화점 타임월드 일대를 1시간 가량 걸으며 시민들을 마주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수백여명의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하는 가운데, 다가오는 시민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셀카를 찍었다.

이어 임시로 마련된 연단에 올라 “저는 왕이 될 생각이 없다. 저한테 필요한 것은 국민이 명하는 것을,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권한 뿐”이라며 “그깟 자리, 그깟 명예는 없어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장동 의혹 관련 수사를 겨냥해 “제 집에 ‘당신 계좌를 털었다’는 우편물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과거 수십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먼지 털리듯 탈탈 털리고 있다”며 “하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저는 지금까지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단 하나의 흠도 먼지도 없이 살았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대전 서구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 일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대전 서구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 일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與 지지층 향해선 “가짜뉴스 피해 커, 여러분이 언론”

한편 이 후보는 이날 ETRI로 향하던 차 안에서 예정에 없던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며 지지층과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국가 균형발전과 관련, “제가 대통령이 되면 수도권에 있는 공기업, 공공기관들 200여곳을 다 지방으로 옮기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충청으로 행정수도를 옮겨서 진행 중인데, 보수야당이 막아서 일부 밖에 못 옮긴 것”이라며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균형발전으로 대한민국 성장도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이 요구하는 언론·검찰개혁 의지도 재차 밝혔다. 그는 ‘언론개혁 꼭 하세요’라는 한 시청자 댓글을 읽으며 “정말 언론들의 일탈, 가짜뉴스 때문에 제가 피해가 너무 크긴 하다”며 “좋은 기사, 진실을 보도하는 좋은 기사가 있으면 카톡 등으로 주변에 알려주시면 그게 언론 아니겠나. 그런 것 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부산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유튜버들을 향해 “우리가 언론사가 돼야 한다”고 연설한 것의 연장선에 있는 발언이다.

그는 검찰을 겨냥해서도 ‘검찰 해체해야 해요’란 댓글을 읽은 뒤 “이거 참 맞는 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장동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보니까 부정부패를 수사하면 돈이 어디서 났는지, 누가 돈을 받았는지를 조사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저를 자꾸 이상한 나쁜 사람으로 몰고 언론에 수사정보 흘려서 참 갑갑하다”며 “그런 점에서 검찰개혁 정말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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