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00년 넘는 사는 갈라파고스 땅거북 장수 "이유 있었네"

중앙일보

입력

갈라파고스 땅거북. [EPA=연합뉴스]

갈라파고스 땅거북. [EPA=연합뉴스]

100년 이상의 수명으로 최장수 척추동물 중 하나로 꼽히는 갈라파고스 땅거북은 암과 같은 질환이 유발하기 전에 스스로 자멸해버리는 세포를 가지고 있어 노화 피해를 예방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미국 버펄로 뉴욕주립대학교 진화생물학자 빈센트 린치 부교수 연구팀은 갈라파고스 땅거북의 게놈 비교와 세포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를 학술지 ‘게놈 생물학 및 진화’(Genome Biology and Evolution)에 최근 발표했다.

갈라파고스 자이언트 거북으로도 알려진 갈라파고스 땅거북은 최장 250년을 사는 개체가 있었던 것으로 기록될 만큼 장수 동물이다. 몸길이가 최대 1.8m에 달하고 무게는 400∼500㎏에 달한다.

린치 부교수는 “실험실에서 노화와 같은 효과로 세포에 스트레스를 주고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관찰할 수 있는데, 갈라파고스 땅거북 세포는 스트레스가 암과 같은 질환을 유발하기 전에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데 정말로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명이 긴 대형 동물이 더 많은 세포를 갖고 그럴수록 암 발병률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특히 더 흥미로운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갈라파고스 땅거북의 게놈을 다른 거북과 비교한 결과, 장수 및 종양 억제와 관련된 유전자를 중복해 추가로 가져 노화 피해를 예방했으며,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갈라파고스 땅거북 세포는 손상된 단백질과 관련된 특정한 스트레스에 특히 민감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런 스트레스에 노출된 세포는 ‘세포자멸사’(apoptosis)라는 과정을 통해 다른 거북 세포보다 훨씬 더 기꺼이 자기파괴에 나서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종양으로 발전할 기회를 얻기 전에 상태가 나쁜 세포를 제거하는 것이 암을 피하게 도왔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린치 박사팀은 갈라파고스 땅거북과 같은 대형 동물이 장수할 수 있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연구 초점을 맞춰왔다. 갈라파고스 땅거북 이전에는 코끼리를 대상으로 같은 연구를 진행했다.

린치 박사는 “특정 종이 보호받기 위해 자연적으로 진화한 방식을 밝혀낸다면 이를 인간의 건강과 질병에 이득이 되는 쪽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다”면서 “갈라파고스 땅거북 유전자로 인간을 치료하지는 않겠지만 중요한 기능을 모방한 약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또 이번 연구 결과가 야생 동식물 보호의 가치를 강조해주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갈라파고스 땅거북. [EPA=연합뉴스]

갈라파고스 땅거북. [EPA=연합뉴스]

논문 제1 저자인 조지 메이슨대학 환경과학정책 조교수 스콧 글래버맨 박사는 “이번과 같은 연구는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입증했다”면서 “갈라파고스 땅거북과 같은 극단적인 종은 노화와 암, 기후변화 등과 같은 인간이 당면한 주요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많은 비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