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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이영애와 붙어도 안 밀렸다…'센캐'로 뜬 신인 여배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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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구경이'의 김혜준과 이영애 (사진 JTBC)

JTBC '구경이'의 김혜준과 이영애 (사진 JTBC)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의 신현빈, ‘구경이’의 김혜준 등 신예 여배우들이 '센캐(센 캐릭터)'로 두각을 드러내면서 안방극장의 차세대 퀸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구경이'와 '너를 닮은 사람'은 각각 이영애, 고현정 등 20년 가까이 안방극장을 주도했던 톱스타가 출연해 주목을 받았다. 상대역으로 극을 함께 끌고 가야 하는 여배우 김혜준, 신현빈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 보니 '헤비급 선수 대 라이트급 선수'의 대진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구경이'는 전직 경찰 출신 보험조사관 구경이(이영애)가 연쇄살인마 케이(김혜준)의 범행을 저지하는 전개 방식이다. 그간 전형적인 남성물 콘텐트에서 보여준 히어로와 빌런의 구도를 갖고 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이영애의 연기 변신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신인급인 김혜준이 그에 맞서는 빌런의 무게감을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기대 이상'이라는 평이다.

 JTBC '구경이'의 김혜준 (사진 JTBC)

JTBC '구경이'의 김혜준 (사진 JTBC)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케이는 매우 독특한 악역이다. 연쇄살인을 하지만 악인을 처단한다는 목적이 뚜렷해 악역이라고만 치부하기 어려운 캐릭터"라면서 "그런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구경이(이영애)와 팽팽한 긴장 관계를 펼치다 보니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도 "김혜준은 앞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서 권력의 비정함을 보여준 왕후로 눈도장을 찍었는데, 이번에 그간 한국 콘텐트에서 보기 드물었던 여자 연쇄 살인마 역할을 스테레오 타입이 아니라 독특한 방식으로 소화했다"고 평가했다.

'킹덤'에서 왕후 역의 김혜준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킹덤'에서 왕후 역의 김혜준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너를 닮은 사람'의 신현빈은 자신의 남편과 불륜 관계인 정희주(고현정)를 파멸로 몰아가는 미술교사 구해원 역으로 열연 중이다. 전작 '슬기로운 의사생활'(tvN)에서 소신 있고 고지식한 의사 장겨울역으로 호평받았던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180도 다른 연기 변신을 꾀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상대 배우인 고현정에 자칫 눌릴 수 있어, 어찌 보면 신예 배우 입장에서 상당한 허들이라고 볼 수 있는 악조건인데, 만만치 않은 카리스마를 보여주면서 이를 잘 넘고 있다"고 평가했다.

JTBC '너를 닮은 사람'에서 신현빈과 고현정 [사진 JTBC]

JTBC '너를 닮은 사람'에서 신현빈과 고현정 [사진 JTBC]

 JTBC '너를 닮은 사람'에서 신현빈 [사진 JTBC]

JTBC '너를 닮은 사람'에서 신현빈 [사진 JTBC]

최근 존재감을 부각한 신인 여배우로는 한소희를 빼놓을 수 없다.
2020년 '부부의 세계'(JTBC)에서 이태오(박해준)를 놓고 지선우(김희애)와 대립하는 필라테스 강사 여다경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겼던 그다. 2018년 MBC ‘돈꽃’에서는 재벌 3세의 내연녀로 혼외자를 임신해 재벌가의 일원을 꿈꾸는 야망녀를, tvN ‘백일의 낭군님’에서는 보수적인 조선 사회에서 권력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는 세자빈을 연기한 바 있다.
한소희는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 네임'으로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범죄조직에 들어가는 지우 역을 맡아 고강도의 액션 연기로 호평을 받았고, '마이 네임'은 넷플릭스 전세계 순위에서 3위까지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JTBC '부부의 세계'의 한소희 [사진 JTBC]

JTBC '부부의 세계'의 한소희 [사진 JTBC]

이들의 성장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여배우들의 연기 수명이 길어지면서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는 여배우들이 정해져 있었다. 중량감 있는 신인 여배우가 성장하기엔 악조건이었고, 시청자 입장에선 나오는 사람만 계속 나오는 것이 지겨울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렇게 새로운 배우들이 성장해 파이를 나눠 갖는 게 좋은 그림이고,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마이 네임'의 한소희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마이 네임'의 한소희 [사진 넷플릭스]

정덕현 평론가는 "그동안 중량감 있는 여배우가 주인공을 맡으면 상대 여배우는 그를 질투해 방해하거나 어리바리한 보조역 등 대개 '민폐 캐릭터' 정도로 취급됐다"며 "최근에 달라진 트렌드에서 신예 배우들이 대스타에 눌리지 않고 자기 색깔을 확실히 보여줬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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