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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번 환자는 中우한 수산시장 노점상" WHO 결론 반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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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 화난수산시장 전경. [AFP=연합뉴스]

중국 우한 화난수산시장 전경. [AFP=연합뉴스]

코로나19 최초 환자가 중국 우한(武漢) 화난수산시장에서 일하던 해산물 노점상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기원을 조사 중인 미국 애리조나대 마이클 워로비 박사(진화생물학)가 1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그는 "전염병이 화난시장에서 시작되지 않았다면, 그 (확산) 패턴을 설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며 코로나19가 동물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WHO 입장과 배치되는 논문 등장

이는 올해 초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 보고서 내용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WHO는 화난시장을 방문한 적이 없는 중국의 한 회계사를 코로나19 최초 환자로 지목하며 코로나19 기원이 화난시장과 관련이 없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워로비 박사는 첫 감염자로 알려진 회계사 천모(41)씨가 처음 코로나19 증상을 나타낸 날짜가 WHO 조사 결과(2019년 12월 8일)보다 일주일 이상 뒤인 12월 16일이었다고 밝혔다. 천씨는 12월 8일에는 치과 문제로 병원을 방문했었고, 실제 증상이 나타난 건 16일이었다는 사실을 당사자 등을 통해 확인했다면서다.

반면 화난시장의 해산물 노점상 웨이구이샨에게서 증상이 발현된 시점은 2019년 12월 11일로, 워로비 박사는 이 여성이 코로나19 첫 번째 환자라고 봤다. 웨이구이샨은 앞서 WSJ 인터뷰에서 12월 10일부터 아팠다고 밝힌 바 있다.

워로비 박사는 2019년 12월에 알려진 대부분의 코로나19 사례가 화난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병원에서 확진된 초기 환자 19명 중 10명이 시장에서 일하거나 방문한 적이 있었다. 특히 시장 방문자 가운데 대부분이 살아있는 너구리가 판매되는 구역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로비 박사는 "이는 대유행이 동물 시장에서 기원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며 "더는 화난시장과의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WSJ는 워로비 박사의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를 유발한 바이러스인 SARS-CoV-2의 자연 기원설에 대한 증거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타대학교 진화바이러스 학자인 스티븐 골드스타인 박사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확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래한 뒤, 다른 동물에게 전파돼 중대한 유전적 변이를 일으킨 뒤 인간에게 전파되는 패턴을 따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워로비 박사는 이번 연구를 위해 2019년 12월에 증상이 나타난 코로나19 환자들과의 인터뷰와 유전자 데이터, 언론 보도 등을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발표했다가 삭제한 데이터를 포함해 "찾을 수 있는 모든 자료를 긁어모았다"고 말했다.

단 WSJ는 자연기원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아직 '우한실험실 유출설'을 배제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과학자들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센터의 바이러스학자인 제시 블룸은 "전염병의 정확한 기원을 찾으려면 더 일찍 아팠던 사람들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중국 정부가 가진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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