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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 멈출 위기" 총리, 병원장 소집했지만 묘책 없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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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수도권 의료대응 병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수도권 의료대응 병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수도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가 비수도권 병상을 가동률이 70%를 넘지 않는 선에서 당겨쓰기로 했다. 중환자의 상태가 나아지면 일반 병실로 옮길 수 있도록 준중증(452개), 중등증(692개) 병상도 확보한다. 거점 전담병원 2곳과 감염병 전담병원 2곳도 추가로 문 연다. 하지만 병상 확보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당장 발등의 불을 해결하기 어렵다. 또 인공호흡기 등을 장착한 중환자를 멀리까지 안전하게 이송하는 것도 난관이다.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 같은 내용의 수도권 의료대응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중대본은 “수도권 확진자 증가에 따른 병상 수요 등에 대응하기 위해 병상 추가확보 및 효율적인 병상 운영을 도모하고, 고령자 감염취약시설에 대한 방역 강화 및 재택치료 활성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 발표 중 새로운 건 없다. 그간 꾸준히 해온 병상 확보와 운영 효율화, 인력지원, 요양병원 등의 추가접종, 재택치료 활성화 등을 지속해서 잘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우선 지난 5일과 12일 행정명령을 바탕으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과 7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준중증병상을 452개 확보할 계획이다. 거점 전담병원 2곳(165병상)과 감염병전담병원 2곳(85병상)도 추가로 운영한다. 병상 인력 확보가 어려울 때는 정부 의료인력지원시스템 인력풀에서 중환자실 근무 경험을 갖춘 간호사 등을 지원받게 한다고 밝혔다. 병원 내 의료자원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이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음압격리병실당 입원 가능한 환자 수를 확대한다.

중대본은 “환자 배정 요청을 병상 가동률, 인력 등의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는 의료기관에는 미사용 병상에 대한 손실보상을 인정하지 않는 등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청 등 비수도권 병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중대본은 “수도권 공동대응상황실은 비수도권 가용병상의 70% 범위 내에서 환자 배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부터 요양·정신병원에서 진행 중인 추가접종 속도를 내고, 종사자 PCR 검사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대본은 “요양병원 책임제(전담 공무원 1:1 매칭)를 통해, 주기적 환기 시행 등 방역수칙 준수 여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재택치료 관련해서도 환자들이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단기 진료체계를 만들고, 재택치료 중 응급상황이 아닌 전원, 단기치료 등의 사유로 이동이 필요한 경우 본인 차량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보건소 직원이 하는 환자 의약품 배달을 지역약사회 등을 통해 전달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는 회의를 주재하며 “어느 정도 예상하기는 했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10월보다 확진자가 30% 가까이 늘었다. 이 중 80%가 수도권에서 나오고 있다”며 “또다시 닥친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어렵게 시작한 일상회복 여정이 또 잠시 멈출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하는 걱정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요양병원 등 시설에서의 집단감염이 부쩍 늘었고 고령층 중심으로 돌파 감염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 병상 부족이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이라며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수도권 비수도권 경계 없이 중환자 병상을 통합 관리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위급한 중증환자부터 중환자 병상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 상태가 호전되면 신속하게 회복 병상으로 전원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최근 확진자는 지난 17일 이후 사흘 연속 3000명대를 기록 중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특히 요양병원·시설 등 중심으로 고령층의 돌파감염 확산으로 60세 이상의 고령층 비중이 10월 20%에서 현재 32.7%까지 늘었다. 이에 따라 중증화율도 10월 첫 주 1.56%에서 10월 넷째 주 2.36%까지 올랐다.

위중증 환자는 19일 499명으로 전날(506명)보다는 감소했지만, 정부의 안정적 관리 기준인 500명 안팎에서 사흘째 환자가 나오고 있다. 18일 기준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8.2%로 80%에 육박했다. 서울은 80.9%로 80%를 넘어선 상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사망해야 중환자 병상이 생기는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의료 현장에선 병원들은 여전히 애를 먹고 있다. 병상이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전문가들은 충청권 등으로의 적극적으로 이송하되, 모듈병상(중환자용 야외병상)을 동원하는 것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수도권 의료대응 병원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수도권 의료대응 병원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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