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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에 다시 모인 여행객들…‘파리는 날마다 축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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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프랑스는 올해 6월 방역 우수 국가 여행객을 대상으로 무격리 입국을 시행했다. 그래서인지 파리의 관광 명소마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북적했다.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에펠탑을 구경하는 사람들.

프랑스는 올해 6월 방역 우수 국가 여행객을 대상으로 무격리 입국을 시행했다. 그래서인지 파리의 관광 명소마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북적했다.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에펠탑을 구경하는 사람들.

코로나 시대 세계 최대 관광도시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10월 말 프랑스 파리를 직접 가봤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첫 방문이다. 달라진 게 너무 없어서 놀랐다. 최근 프랑스도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확진자가 증가세다. 프랑스 11월 10~16일 하루 평균 1만1215명이 확진됐다. 백신 접종률은 68.9%로 한국보다 낮다. 그러나 프랑스는 외국인 입국 정책을 비롯한 현재의 방역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먼저 일상을 되찾은 세계 최대 관광도시의 현장을 전한다.

루브르 박물관은 예약 마감

‘피노 컬렉션’은 옛 증권거래소 건물을 활용한 미술관이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맡았다.

‘피노 컬렉션’은 옛 증권거래소 건물을 활용한 미술관이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맡았다.

프랑스가 외국인 무격리 입국을 시작한 건 6월이다. 이즈음 ‘보건 패스’도 도입했다. 파리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하면 펜데믹 시대라는 걸 느끼기 어려웠다. 문만 열고 나가면 대부분 마스크를 벗었고, 박물관·식당 등 실내시설을 이용할 때만 보건 패스를 확인했다. 12세 미만 아이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안 썼다. 한국보다 훨씬 과감한 ‘위드 코로나’ 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산책하기 좋은 튈르리 정원이 단풍으로 물들었다.

산책하기 좋은 튈르리 정원이 단풍으로 물들었다.

10월 30일 아침,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루브르 박물관이었다. 튈르리 정원을 지나 카루젤 개선문을 통과한 순간 박물관 입구에 길게 늘어선 줄이 보였다. 이미 모든 시간대 예약이 마감된 탓에 입장할 수 없었다. 센강 건너편 오르세미술관으로 갔다. 루브르보다는 대기 줄이 짧았다. 온갖 언어를 쓰는 외국인이 둘러싸여 모네의 ‘수련’, 고흐의 ‘론강의 별밤’ 같은 명작을 감상했다.

올해 5월 개장한 미술관 ‘피노 컬렉션’도 가봤다. 구찌·발렌시아 등이 속한 케링 그룹 설립자 프랑수아 피노가 만든 미술관이다. 프랑스에서 네 번째 부자인 슈퍼 리치 피노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게 미술관 설계를 맡겼다. 옛 증권거래소 건물 중앙에 지름 30m, 높이 10m의 원형 콘크리트 벽을 세워 ‘건물 속 건물’을 구현한 모습이 이채로웠다.

PCR 검사는 호텔 객실에서

몽마르트르 언덕에 자리한 사크레쾨르 성당도 활기가 가득했다. 사진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성당 모습.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다녀도 된다.

몽마르트르 언덕에 자리한 사크레쾨르 성당도 활기가 가득했다. 사진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성당 모습.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다녀도 된다.

몽마르트르 언덕과 에펠탑 주변은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으로 인산인해였다. 오후 8시, 에펠탑이 화려한 조명으로 반짝이자 사방에서 탄성이 터졌다. 멕시코에서 온 관광객 알코세르는 “바로 이 장면을 보기 위해 파리에 왔다”며 가족끼리 와인 잔을 부딪쳤다. 헤밍웨이의 책 제목이 떠올랐다. ‘파리는 날마다 축제’.

느슨한 야외 분위기와 달리 호텔은 나름대로 방역에 철저했다. 이틀간 묵은 파크하얏트 파리 방돔 호텔은 입실할 때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줬고, 직원이 직접 객실 문에 붙은 방역 완료 스티커를 떼 보였다. 호텔 로비와 레스토랑은 종일 북적였다. 파크하얏트 파리 방돔 ‘요그레서’ 부총지배인은 “올 하반기에 2019년 수준으로 영업이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출국 전, 호텔에서 PCR 검사를 받았다. 약국이나 검사소에서도 받을 수 있는데,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PCR 검사는 일부 약국만 가능하고 대기시간도 길다. 호텔 검사는 160유로(약 21만원)로 약국(50유로)보다 비싸지만 객실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어서 편리했다. 4시간 만에 음성 결과서가 문자로 날아왔다. 컨시어지에서 출력한 문서를 들고 귀국길에 올랐다. 익숙하고도 낯선 파리였다.

여행정보

프랑스에 무격리 입국하려면 영문 백신 접종 증명서나 PCR 검사 음성 확인서가 필요하다. ‘주프랑스한국대사관’ 사이트에서 여행서약서를 받아서 작성해가야 한다. 보건 패스는 공항이나 파리 시내 약국에서 36유로를 내고 발급하면 된다. 에어프랑스가 인천~파리 노선에 주 3회 취항 중이다. 인천에서 월·목·토요일, 파리에서 수·금·일요일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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