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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물대포 충돌'…필리핀 "군용선 공격받아" 中 "무단침입 대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자국 선박에 물대포를 쏜 중국에 강하게 항의했다.

필리핀 시위대가 마카티시에 있는 중국 대사관에 항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필리핀 시위대가 마카티시에 있는 중국 대사관에 항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AP통신, 로이터 등에 따르면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 16일 세컨드 토마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 부근에서 중국 해양경비대 함정 세 척이 자국의 군용 물자 보급선에 물대포를 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보급 임무를 중단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또 록신 장관은 "중국은 이 지역에서 법 집행 권한이 전혀 없다"면서 "곧바로 함정을 철수시키라"고 촉구했다. 또 그는 필리핀 선박이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으로 보호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마닐라 주재 중국대사에게 "매우 강한 어조로 유감을 표하고 항의했다"면서 "(이번 사건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쌓은 특별한 관계를 위협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은 야간에 무단 침입한 필리핀 선박에 대해 주권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필리핀 보급선 두 척이 중국의 허가 없이 런아이자오(세컨드 토마스 암초ㆍ필리핀명 아융인)에 무단 침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런아이자오 해역 주변은 평온하다"며 "중국과 필리핀은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프래틀리 군도의 분쟁 지역인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파견된 필리핀 군함. [로이터=연합뉴스]

스프래틀리 군도의 분쟁 지역인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파견된 필리핀 군함. [로이터=연합뉴스]

세컨드 토마스 암초는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있는 곳으로 필리핀은 1999년 이후 이곳에 군 병력을 배치했다. 반면 중국은 해당 지역이 구단선(9개의 선)에 들어가 자국 영토에 포함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해상에 U자 형태의 구단선을 그어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중국의 이같은 주장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다만, PCA는 국제사법기구가 아닌 행정기구여서 판결의 법적 구속력은 없다.

남중국해는 풍부한 수자원뿐 아니라 석유, 천연가스 매장지가 있어 중국·대만·필리핀·말레이시아·베트남·브루나이 등이 각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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