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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통합수능 국어·수학 어려웠다…'킬러문항' 적어도 변별력 높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 전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 전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8일 전국 1251개 시험장에서 실시됐다. 이번 수능은 국어·수학이 지난해 수능이나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정도로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사와 입시 전문가들은 처음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진 이번 수능에서 충분한 변별력이 확보됐다고 분석했다.

위수민 수능출제위원장(한국교원대 교수)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 중심으로 출제했다"며 "선택과목에 따라 수험생간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킬러 문항'이라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어려운 문항은 피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교사들과 입시 전문가들도 초고난도 문항이 줄었다고 분석했지만 이번 수능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초고난도 대신 고난도 수준 문항이 적절하게 배치됐기 때문이다.

국어, 지난 수능만큼 체감난이도 높을듯

1교시 국어는 지난해 수능과 대체로 비슷하거나 약간 쉬운 수준이라는 분석이 많다. 단 수험생들이 최근에 치른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워 체감 난이도는 더 높았을 수 있다.

김용진 동대부속여고 교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서인지 이전 시험보다 지문의 길이가 짧아졌고, 학생들이 전통적으로 가장 어려워하는 과학 지문을 출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른바 '킬러 문항'이라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도 없었다는 평이다. 김 교사는 "헤겔의 변증법을 다룬 문항과 경제 지문 등 고난도 문제가 있지만 정답률 20% 미만 초고난도 문항은 없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2022학년도 수능 과목별 난이도 분석.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22학년도 수능 과목별 난이도 분석.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렇다고 해서 쉬운 시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불국어'라 불릴만큼 어려웠던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이기 때문이다. 진학사는 "지난해 수능 시험의 난도가 매우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이한 시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수학, 초고난도 문항 적지만 '중난도' 많아

2교시 수학은 지난 6월·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어려웠다는 평이 많다. 올해부터 수학이 가·나형으로 나뉘지 않고 '공통과목 + 선택과목'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지난 수능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대체로 어렵다는 평이 우세하다.

특히 선택과목보다는 공통과목이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대성학원은 "공통과목은 2,3점 문항부터 전반적으로 문제 난이도가 높아지고, 객관식 4점 문항에서도 낯설게 느껴지는 문항이 있어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2학년도 수능 과목별 난이도 분석.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22학년도 수능 과목별 난이도 분석.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고난도 문항으로는 원의 성질과 삼각함수를 이용해 풀이 과정을 채우는 15번 문항 등이 꼽혔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초고난도 문항은 줄고 '중난도' 문항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환 혜화여고 교사는 "고난도 문항의 개수가 줄고 중간 난도 문항의 개수가 늘어 학생 위치에 따라 체감하는 난이도가 다를 것"이라고 했다. 최상위권 학생보다 중위권 학생이 체감하는 난이도가 더 높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어, 지난 수능보다 어렵다…'간접연계' 변수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3교시 영어는 상당히 어렵게 출제된 6월,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웠지만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수능 영어는 1등급(90점 이상)이 12.7%나 나올만큼 쉬운 시험이었다. 윤희태 영동일고 교사는 "고난도 문항은 작년과 큰 차이가 없고 평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영어에서 EBS 교재 연계 방식을 '간접연계'로 바꾼 것이 변수다. 지난해까지는 EBS에 나온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는 '직접연계'가 있었지만, "영어를 한국어 번역본으로 공부한다"는 비판에 연계 방식을 바꿨다.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지문이 그대로 나왔던 예전과 달리 고전했을 수 있다"며 "간접연계에 어느 정도 대비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수험생도 "어려웠다"…확진자 96명도 응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고 있다. 우상조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고 있다. 우상조 기자

수험생들도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민(19)씨는 "모의평가와 비슷했는데 국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장대건(19)씨도 "국어 비문학과 수학 공통과목이 어려웠다. 모의평가보다 체감 난이도가 더 높았다"고 했다. 권도아(18)씨는 "국어와 영어는 평이했다고 생각했는데 수학은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도 전반적으로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다.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는 "불수능이어서 수능 한파가 없었던 것이냐" "쉽다고 하는 건 집에서 편하게 풀어본 사람들이 하는 말 아니냐"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한편 이날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수능을 치른 확진자는 96명이었다. 전날 교육부가 집계한 68명에 비해 하루새 28명이 늘었다.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본 자가격리자는 128명으로 집계됐다.

문현경·이수민·장윤서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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