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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남욱 연결고리…'천화동인 7호' 머투 전 법조팀장 소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천화동인 7호’ 소유주인 경제지 전 법조팀장을 18일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황무성(71)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 대한 사퇴 종용 의혹 등과 관련해 공사 인사 담당자들도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여권이 제기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봐주기 수사’ 의혹과 관련해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를 소환하는 등 검찰이 대장동 수사 마무리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뉴스1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뉴스1

尹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봐주기 의혹 대출 브로커도 소환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을 지낸 배모(52) 전 기자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배씨는 최근까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6‧구속)씨와 머니투데이 법조팀에서 함께 일하다가 대장동 의혹이 언론에 공개되자 회사를 그만뒀다.

배씨는 한 방송사 법조팀장이던 2011∼2012년쯤 김만배씨를 2009년부터 대장동 민영개발을 추진하던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48·구속)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53) 회계사에게 소개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김씨는 지난달 1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후배인 배씨가 남욱과 정영학을 소개했고 (대장동 개발을) 자기들 이름으로 하기 어려우니 ‘앞장서달라’고 부탁해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 후회가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씨는 대장동 시행사 ‘성남의뜰’의 지분 0.2%를 보유한 천화동인 7호 소유주로 1000만원을 투자해 약 12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4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를 30억원대에 사들였고 부산 기장군의 건물 및 토지를 74억원대에 구입했다. 다만 배씨 측은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자신이 한 역할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검찰은 또 2009~2010년 부산저축은행이 대장동 민영개발 추진 당시 1155억원을 대출하도록 알선한 대출 브로커 조모(47)씨를 참고인으로 불렀다.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인척인 조씨는 당시 부동산 개발업체 씨세븐에게 대출을 알선한 대가로 10억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징역 2년6월 실형을 확정받았다.

여권은 조씨가 2011년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박영수 전 특검을 변호인으로 선임해 처벌을 피했다가 4년 뒤에야 수원지검에 의해 구속기소된 걸 놓고 당시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후보의 봐주기 수사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檢 황무성 사퇴 압박, 대장동 팀 인사채용…‘배임 다지기’

검찰은 이날 성남도공 인사전략팀장을 지낸 최모씨도 불러 조사했다. 또 전날에는 당시 인사전략팀 차장으로 근무했던 한모씨를 소환조사했다. 최씨는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과 유한기(66) 전 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장에 이어 ‘유3’으로 불린 공사 실세라고 한다.

검찰은 당시 황무성 전 사장이 유한기 전 본부장의 사퇴 종용에 따라 2월 6일 사표를 냈는데 인사팀에는 정작 한 달 후 3월 6일 전달된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한 달 사이에 어떤 ‘윗선’의 개입으로 사표 처리를 늦췄는지 의심스럽다고 보기 때문이다.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24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24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또 김민걸 회계사를 전략사업팀장, 정민용 변호사를 투자사업파트장으로 채용한 과정도 들여다보고 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이 두 사람을 자신의 ‘별동대’인 전략사업팀에 채용한 뒤 화천대유가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유리하게 공모지침서를 작성한 건 물론 우선협상대상자 심사·선정, 사업협약 체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유 전 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14년 11월 3일 황 전 사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사 내 전략사업팀을 신설한 후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각각 추천받아 정 변호사와 김민걸 팀장을 채용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검찰은 또 김씨와 남 변호사의 구속 기간이 이달 22일 만료되는 만큼 최대한 651억원+α에 대한 배임 혐의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수사팀은 대장동 사업 초기에 관여한 부동산 개발업자 정재창씨와 구속된 남욱 변호사, 김만배씨도 이날 소환 조사했다. 정씨는 남 변호사, 정 회계사와 2013년 4~8월 대장동 사업의 편의를 받을 목적으로 유 전 본부장에게 3억52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대장동 판도라 상자’ 포렌식 끝난 유동규 폰, 곧 檢으로

검찰은 또 경찰이 최근 포렌식을 마친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분석 결과를 경찰로부터 조만간 넘겨받아 검토할 예정이다. 이 휴대전화는 지난 9월 29일 검찰 압수수색 당시 유 전 본부장이 9층 거주지 창문 밖으로 던져 훼손하면서까지 은폐를 시도했던 기기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은 창밖으로 전화기를 던지기 직전 이 후보 최측근인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비서실 부실장과 통화한 사실도 공개됐다.

이 때문에 유 전 본부장이 휴대폰 포렌식 결과에서 누구와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드러날 경우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전 본부장에게 화천대유 측에 수천억원대 특혜를 제공하도록 지시한 윗선의 실체가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중앙포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중앙포토]

앞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였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직전에 통화한 사람이 정 부실장 외에 또 있다”며 “파장이 큰 정도가 아니라 이재명 후보는 아마 후보직을 내려놔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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