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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1위 뺏겠다”…3년치 이익 쏟아 스마트공장 지은 현대리바트

중앙일보

입력

현대리바트 공장. [사진 현대리바트]

현대리바트 공장. [사진 현대리바트]

오징어 다리처럼 생긴 커다란 흡착판이 넓적한 나무판을 들어올려 작업대에 올리자 전동톱이 달린 기계팔이 나무판을 여섯조각으로 재단한다. 차곡차곡 쌓인 조각난 나무판은 자동 셔틀기계를 타고 다음 생산설비를 향해 이동한다.

지난 17일 현대리바트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스마트워크센터(SWC) 현장을 공개했다. 지난 2017년부터 4년간 1475억원을 들여 구축한 복합 제조·물류시설이다. 현대리바트의 3년치 영업이익이 고스란히 이곳에 투입됐다. 위전수 현대리바트 생산사업부 상무는 “아시아 최초의 가구 제조용 스마트공장”이라며 “가구업계 단일 생산설비 투자규모로는 역대 최대”라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 스마트워크센터 구축 

현대리바트 스마트워크센터. [사진 현대리바트]

현대리바트 스마트워크센터. [사진 현대리바트]

용인공장 유휴부지에 새로 지어진 스마트워크센터는 총 5개층, 8만5950㎡ 규모다. 이 중 1개층은 스마트공장, 나머지 4개층은 물류센터로 쓰인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5월부터 이곳의 물류시설을 가동해왔으며 지난 7월부터는 스마트공장 설비 작동을 점검하기 위해 시범 생산을 진행해왔다.

1만7000㎡(약 5200평) 규모의 스마트공장에는 첨단 생산설비 400여대가 띄엄띄엄 놓여있다. 기계를 관리하는 인력은 모두 50여명. 20~30대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중견 숙련노동자가 주로 근무하는 기존 용인공장과 달리 스마트공장 가동시스템에 능숙한 청년 근로자들이 배치됐다”며 “향후 설비 가동률이 높아지면 신규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T 기술 도입, 생산성·품질 높여

이곳의 생산설비는 최신 정보통신(IT)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생산 시스템(MES)으로 제어된다. 독일 시스템개발업체 이모스와 설비 전문기업 호막의 기술이 도입됐다. 설비에 가구 설계 정보를 입력하면 3D 설계도면이 제작되고 예상 자재 소모량이 산출된다. 설계도에 따라 각 공정별 필요 설비와 도구도 자동으로 세팅된다. 이를 통해 목재 재단, 공정별 자재 운반, 제품 접착, 타공, 포장 등의 공정이 모두 자동화됐다.

장진용 현대리바트 생산운영팀장은 “기존 가구공장은 생산 기술자가 각 가구 설계도에 맞춰 수십개의 설비 세팅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균등한 품질을 유지하면서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웠다”며 “스마트공장의 자동화 공정으로 생산속도가 기존 시설보다 평균 5배 이상 빨라지고 다양한 규격의 가구를 한번에 동시에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한 것은 생산 품질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며 “가구업계 1위 도약을 위해 과감히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2017년에는 모그룹 계열사인 현대H&S를, 2018년에는 종합건자재 기업 현대L&C(옛 한화L&C)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현대리바트와 현대L&C의 지난해 매출을 합하면 2조3256억원으로 업계 1위인 한샘의 매출(2조674억)을 웃돈다.

한샘, 매장 대형화·고급화 집중

이에 대응하는 한샘은 매장을 대형화·고급화하며 1위 수성에 나서고 있다. 한샘도 올해만 롯데마트 부산 광복점, 롯데백화점 부천중동점·울산점, 롯데몰 동부산점 등에 체험형 전시 매장을 새롭게 출점했다. 리모델링 자재와 가구, 가전,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한샘디자인파크’, 홈 리모델링 상담 위주인 ‘한샘리하우스’, 부엌·욕실 특화 매장인 '키친앤바스' 등이다.

한샘 매장에서는 롯데 엘포인트 결제·적립도 가능하도록 했다. 한샘은 엘포인트 회원사 중 롯데그룹 계열사를 제외하고 가장 규모가 큰 제휴사다. 최근 롯데쇼핑이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함께 한샘 경영권을 인수하게 되며 롯데백화점과 아웃렛을 중심으로 입점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샘, 현대리바트, 까사미아 등 주요 가구업체의 경쟁이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 유통업체로 확전되고 있다”며 “현대리바트의 대규모 투자가 역전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업계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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