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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보고서 “中 자본이 북핵 지원… 美투자행위 중단해야”

중앙일보

입력

미 연방의회 산하 자문기구인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대중국 투자 행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경고를 내놨다.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이 여전하며, 미국의 자본이 중국을 통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 등에도 흘러 들어갈 수 있다면서다.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장인 백악관 루스벨트룸 벽에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초상화가 보인다. [EPA=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장인 백악관 루스벨트룸 벽에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초상화가 보인다. [EPA=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USCC는 이날 의회에 보내는 539쪽 분량의 연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USCC는 미 의회가 2000년 10월 설립한 초당적 자문기구로 현 시점의 미·중 간 무역, 경제 관계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매년 의회에 제출한다. 현 의장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임명한 캐롤린 바톨로뮤다.

보고서는 우선 “미‧중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이 지난 2018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전 수준으로 돌아가 중국으로의 미국 자본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 “미국 기업과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가 중국 공산당의 정책 우선순위에 의해 좌우되고 통제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강력한 규제 행보가 중국 내 민간 기업과 국영 기업 간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민간 시장으로 들어가는 미국의 자본이 막상 중국 내에선 지도부의 의지에 따라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미국의 자본이 중국의 군사 산업단지를 지원하지 않도록, 대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간) 발간된 USCC의 연례 보고서.. [USCC 홈페이지 캡처]

17일(현지시간) 발간된 USCC의 연례 보고서.. [USCC 홈페이지 캡처]

또 보고서는 중국의 자본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고 알렸다. USCC는 “중국 정부가 과거와 달리 민간의 핵·미사일 기술 거래를 단속하는 데 수동적”이라며 “중국의 민간 행위자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이중용도(Dual-Use) 물품 취득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에 머무르면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자금을 벌어간다”고 밝혔다.

이중용도 물품은 민간과 군용 목적 모두로 사용할 수 있는 물품으로 군사용으로 쉽게 전용될 수 있다. 북한 노동자들과 관련해 보고서는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 군수공업부와 관련된 북한 정보통신 기술자들이 중국에 회사를 차리고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비자 업무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USCC는 “중국은 코로나19팬데믹(대유행) 이후 감소한 북한과의 교류를 회복하고 외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 노동당 창당 축하 메시지에서 양자 관계 강화를 강조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4차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19년 4차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을 언급한 부분에선 “중국이 한·미 동맹 진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한국과의 양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10월 발표된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75%는 중국에 대해 비호감을 갖고 있다. 이는 중국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력의 한계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USCC는 그간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난해 12월 1일 공개된 보고서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에 맞서기 위해 미국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의회에 주문했었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WSJ는 “USCC는 중국에 대한 강경한 시각으로 이전부터 유명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면서 의원회의 강경한 의견은 주류가 됐다”면서도 “중국에 대한 투자를 억제하려는 압력은 재계 단체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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