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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불똥 튀나···로이터 “SK하이닉스 中 반도체 장비 도입 먹구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 최첨단 반도체 장비를 도입하려던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이닉스 中에 첨단장비 도입 좌초할 수도”

하지만 SK하이닉스 측은 “당면한 문제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최신 공정을 적용한 차세대 D램 양산은 이제 경기도 이천의 본사 공장에서 도입하고 있어서다. 다만 한국 기업들이 미·중 갈등 속에서 난처한 처지에 놓일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 [로이터=연합뉴스]

SK하이닉스. [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SK하이닉스가 중국 장쑤성 우시공장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배치하려는 계획이 미국 정부의 제동으로 좌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초미세공정 핵심인 EUV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회사인 ASML이 독점 생산하고 있다. 미국이 동맹인 네덜란드 정부를 압박함으로써 SK하이닉스가 이 장비를 중국으로 반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ASML 본사를 방문해 협력을 요청할 만큼 전 세계 반도체 업체의 ‘구애’를 한몸에 받고 있다.

로이터는 SK하이닉스가 우시공장에 ASML의 EUV 장비를 설치해 반도체 제조 공정의 수율(전체 생산품 중 양품의 비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미국 정부의 반대를 넘을 수 있느냐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 증대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첨단 장비의 중국 반입을 막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공장에서 전체 D램 칩의 절반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전 세계에 공급하는 D램 생산량은 20% 후반대로, 중국 우시공장에서만 글로벌 생산량의 15%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개최된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확장팹(C2F) 준공식 장면. [사진 SK하이닉스]

2019년 개최된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확장팹(C2F) 준공식 장면.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국제규범 준수할 것”

로이터는 “SK하이닉스가 EUV 장비로 공정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비용 절감과 생산속도 개선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며 “향후 몇 년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1위인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3위)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의 3분기 D램 점유율(매출 기준)은 44%로 전 분기 대비 0.4%포인트 늘었다. 이에 비해 SK하이닉스는 점유율이 27.2%에 그쳐 전 분기 대비 0.7% 줄었다. 이에 비해 3위인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22.6%에서 22.9%로 소폭 상승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EUV 노광장비 도입은 국내에서도 아직 도입 초기로 당면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SK하이닉스는 국제 규범을 준수하며 우시공장 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ASML의 EUV 장비를 5대 미만으로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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