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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도로서 카약 탄다…하루에 한달치 폭우, 그놈 짓이다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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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폭우가 쏟아지고 홍수가 발생해 도로와 마을이 물에 잠겼다. 17일(현지시간) 물에 잠긴 도로에서 한 남성이 카약을 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폭우가 쏟아지고 홍수가 발생해 도로와 마을이 물에 잠겼다. 17일(현지시간) 물에 잠긴 도로에서 한 남성이 카약을 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이틀간 내린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자 당국은 이 지역에 17일(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BBC,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4~15일 이 지역에 엄청난 양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사망했고, 홍수로 마을과 도로 곳곳이 잠겨 주민 수천 명의 발이 묶였다.

캐나다 최대 항구인 밴쿠버항으로 이어지는 철도에서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주요 고속도로도 폐쇄됐다. 도로가 물에 잠겨 차량 이용이 어렵게 되자 카약을 타고 이동하는 주민이 포착되기도 했다. 저지대 목장들이 물에 잠기면서 동물 수천 마리가 사망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지역에 14일 하루에만 한 달 치 강수량에 해당하는 양의 비가 내렸다고 전했다. 폭우는 16일 오후부터 잦아들었지만, 홍수의 여파로 한 마을의 주민 400여 명은 여전히 고립돼 있다. 또 다른 마을에선 도로 폐쇄로 여행객 1500여 명의 발이 묶여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들은 현재 지역의 학교와 교회 등을 임시 숙소로 생활하고 있다. 캐나다 당국은 주민들을 돕기 위해 재난 지역에 군대를 배치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군대가 마을 재건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로와 철도 폐쇄로 당국은 이재민들에 대한 식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존 호건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집에 머무르고, 다른 이웃들도 배려해 물품 사재기를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비상사태 선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비상사태 선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밴쿠버항으로 통하는 철도가 끊기고 도로가 막혀 공급망에 큰 차질도 우려되는 상항이다. 밴쿠버항은 화물 톤수 기준 북미에서 4번째로 큰 항구다. 하루 평균 5억5000만 캐나다 달러(약 5177억원) 상당의 화물이 오간다. 하지만 캐나다가 수출하는 밀 등 물류 상당 부분의 운송이 일시적으로 멈춘 상태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남성이 16일 물에 잠긴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도로에서 소를 구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남성이 16일 물에 잠긴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도로에서 소를 구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폭우로 홍수로 17일 물에 잠긴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마을.[AP=연합뉴스]

폭우로 홍수로 17일 물에 잠긴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마을.[AP=연합뉴스]

더욱이 이번 주말 이 지역에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가 나와 캐나다 당국은 추가 피해를 우려 중이다.

캐나다 지역의 이같은 이례적인 폭우는 기후변화의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BBC는 열대 지역의 습기를 극지방으로 옮겨 대기 중에 거대한 습도층이 형성되는 '대기의 강' 현상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많은 양의 수분을 머금은 대기가 엄청난 양의 폭우를 퍼부었다는 의미다. 대기 과학자 레이첼 화이트는 "폭우 사태는 인간이 일으키는 일들에 원인이 있다" 며 "우리가 해수면 온도를 높게 만들수록 많은 물이 대기로 증발해 결국 더 많은 비가 내리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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