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배틀' 美의원 "한국역사 관심 많아 '션샤인' 정주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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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미 조지아 주 상원의원 존 오소프(34). 민주당 소속인 그는 지난 8일 한국을 처음 방문해 5박6일간 한국의 정치·경제·문화를 깊숙이 탐구했다. [사진 오소프 의원실]

11월 9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미 조지아 주 상원의원 존 오소프(34). 민주당 소속인 그는 지난 8일 한국을 처음 방문해 5박6일간 한국의 정치·경제·문화를 깊숙이 탐구했다. [사진 오소프 의원실]

미국 정계의 샛별이 한국에 푹 빠졌다. 스스로를 친한파라고 부르는 조지아주(州) 민주당 상원의원 존 오소프(34)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73년 당시 30살의 나이에 상원의원으로 취임한 이래 민주당이 배출한 최연소이자 미국의 첫 밀레니얼 상원의원이다. 올해 초 지난 20년간 공화당의 텃밭이었던 조지아주에서 당선됐다는 사실 자체도 이 전직 탐사보도 언론인을 주목하게 만드는 이유다. 지난 8일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는 이례적으로 5박6일간 방한 일정을 소화하며 한국의 정치·경제·문화를 깊숙이 탐구했다. 출국 전날인 12일 저녁 그를 직접 만나 첫 방한에 대한 소회를 들었다(※는 이해를 돕는 설명).

미국 조지아주(州) 민주당 상원의원 존 오소프. [사진 오소프 의원실]

미국 조지아주(州) 민주당 상원의원 존 오소프. [사진 오소프 의원실]

방한 전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정주행할 정도로 한국에 관심이 많다던데.

한국 역사에 관심이 커서 이해를 돕기 위해 찾아보게 됐다.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도 읽었다. ‘오징어 게임’은 아직 못 봤다. 잔인하다고들 하더라.(웃음)
※‘파친코’는 재미 한인 작가가 일제시대 한인들의 가족사를 그린 미국 베스트셀러. 윤여정 등이 출연하는 애플TV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미 의회와 지역구 현안으로 바쁠 시기에 6일이나 방한한 이유는.

올해 1월 상원에 당선된 후 첫 방문국이 이스라엘이었고 한국은 두 번째다. 한국이 미국에게 그만큼 중요한 국가라고 생각한다. 나는 미 의회에서 한·미동맹 증진을 주장하는 주요 의원 중 한 명이다. 특히 지역구인 조지아주에 한국은 매우 중요한 교역상대국이다. 주 내 재미교포 사회도 큰 편이다.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포함해 많은 기회들이 생기고 있는 만큼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에 깊게 빠져(deep dive)보고 싶었다.

창덕궁을 방문한 미 조지아주 존 오소프(34) 상원의원이 '한국식'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그는 지난 8일 한국을 처음 방문해 5박6일간 한국의 정치·경제·문화를 깊숙이 탐구했다. 안착히 기자

창덕궁을 방문한 미 조지아주 존 오소프(34) 상원의원이 '한국식'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그는 지난 8일 한국을 처음 방문해 5박6일간 한국의 정치·경제·문화를 깊숙이 탐구했다. 안착히 기자

5박 6일간 내한한 미국 조지아주(州) 존 오소프(맨 뒤) 상원의원이 지난 12일 북악산 등반 후 한국 대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오소프 의원실]

5박 6일간 내한한 미국 조지아주(州) 존 오소프(맨 뒤) 상원의원이 지난 12일 북악산 등반 후 한국 대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오소프 의원실]

한국 언론에서 당신을 '친한파'라고 부르는데 초선 의원으로서 좀 부담스럽겠다.

(1초도 주저 없이) 전혀 그렇지 않다! 미국이 한국에게 배울 점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의 효과적인 코로나19 대응으로 수십 만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는 데 감명 받았다. 한국에 도착하던 날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한국의 경제 발전 모습과 인프라, 특히 교통 인프라의 수준과 양에 무척 놀랐다. 한·미동맹이 더 풍요롭고 깊어질 수 있는 기회들이 내 눈에 보였다.

지난 SK-LG 배터리 분쟁에서 오소프 의원이 직접 나서 분쟁을 해결했다고 들었다.

당시 조지아주에도 한국에도 분쟁이 타결되느냐 마느냐는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나와 보좌진들은 두 회사의 중역들, 백악관, 미 무역대표부 사이에서 긴 시간 협상을 진행했다. 어느 한 쪽도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지만 모두에게 유익한 중간지점에 이르도록 끊임없이 설득했다.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간의 영업비밀 분쟁에서 조지아주에 유치한 26억달러 규모 전기차 관련 투자가 취소될 뻔한 상황에서 오소프 의원이 핵심적 중재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지아 주에 100개 넘는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번 방한 기간 중 특히 어떤 분야에 투자를 타진했나?

최태원 SK회장을 비롯해 경제계의 다양한 리더들을 두루 만나 신재생에너지·자동차·반도체·디지털 기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조지아주는 특히 미국 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데 이를 더 키울 계획이다. 우리 주는 또 미국에서 할리우드 다음으로 큰 프로덕션 기지를 갖고 있다. 한국의 영화·방송 관계자들과 문화산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비무장지대(DMZ)를 직접 가본 소감은?

지구상에서 매우 독특한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상상으로 헤아리기 힘든 곳이었다. 평화가 얼마나 깨지기 쉬운지도 와닿는 장소였다. 이번 기회에 사회 각계 한국인들을 많이 만났는데 특히 한국의 청년들과 북악산을 함께 등산할 기회도 있었다. 그들이 바라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점도 인상적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국민의힘 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가운데)와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국민의힘 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가운데)와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 대선후보들도 만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의원에게 ‘미국이 밀약을 통해 일본의 한국 합병을 승인했다’고 과거사를 언급한 기사가 주목 받았다. 그 의견에 대한 생각은?

우리는 역사에 대해 항상 열려있어야 하고 솔직한 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미 양국의 역사관을 서로 이해하는 것은 한·미 동맹은 물론 양국의 우정도 더욱 깊게 할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만났다. 두 후보를 만나고 보니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때로는 치열하고 거칠 수 있지만 그것이 건강한 민주주의라는 확신이 들었다.
※환담 중 1905년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언급한 이재명 후보에게 오소프 의원은 한국 전쟁 때 한국을 지키기 위한 양국 동맹과 미 장병들의 희생을 언급하며 양국 협력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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