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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요소 가능 품목 1088개"…'차이나 리스크' 美·日 보다 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2의 요소가 될 수 있는 품목이 1000개가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중 굳이 중국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품목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차이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취약 품목을 중심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이나 리스크’ 1088개

산업연구원은 요소와 같이 중국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품목이 1088개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요소수를 판매하고 있는 대전 서구 구봉산셀프주유소. 중앙포토

산업연구원은 요소와 같이 중국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품목이 1088개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요소수를 판매하고 있는 대전 서구 구봉산셀프주유소. 중앙포토

18일 산업연구원은 ‘한국 산업의 공급망 취약성 및 파급경로 분석’ 보고서에서 대(對)중국 수입품 중 “전략적 취약성이 관측돼 관심이 필요한 품목이 1088개”라고 했다. 산업연구원은 무역 적자이면서, 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공급망 취약성 판단지표로 사용했다. 최근 미국·유럽연합(EU)·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많이 쓰는 방법이다. 특히 관심 품목 1088개는 지난해 기준 중국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이다. 전체 품목 5300개 중 20.5%에 해당한다. 이 중 수입의존도 70% 이상을 취약 품목으로 분류했는데, 지난해 기준 653개다.

산업연구원은 관심 품목 수는 2007년(965개)과 비교해 소폭 증가에 그쳤다고 했다. 특히 이 중 중국 무역의존도 70% 이상인 취약 품목은 2007년(657개)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다만 취약성 성격이 소비재에서 중간재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간재 품목으로 한정할 때 같은 기간 관심 품목은 488→604개, 취약 품목은 333→366개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대(對)중국 중간재 관심 품목 604개 중 절반 이상이 최근 대중국 공급망 취약성이 대두하고 있는 광업과 광물금속 관련 업종에 분포돼 있다”고 했다.

 무역수지가 적자이면서 중국 의존도가 50%이상인 관심 품목과 70%이상인 취약 품목 수. 산업연구원

무역수지가 적자이면서 중국 의존도가 50%이상인 관심 품목과 70%이상인 취약 품목 수. 산업연구원

중간재 품목은 다른 산업과 연관성이 높아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더 관심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리튬과 마그네슘은 화학·2차전지·반도체와 연계돼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특히 마그네슘은 철강 및 비철 같은 유사업종은 물론 일반기계·수송기계 등과 연관성이 있었다.

미·일보다 '차이나 리스크' 더 커

한·미·일 대(對)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관심 품목과 취약 품목, 대중국 수입의존도 비교. 산업연구원

한·미·일 대(對)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관심 품목과 취약 품목, 대중국 수입의존도 비교. 산업연구원

특히 한국은 미국·일본 같은 다른 나라에 비해 ‘차이나 리스크’가 더 크다고 산업연구원은 지적했다. 실제 미국의 중국 수입의존도는 21.4%로 한국(25.1%)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지만, 관심 품목과 취약 품목은 각각 575개, 281개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었다. 일본은 중국 수입의존도가 32.8%로 한국보다 높았지만, 관심 품목(1048개)과 취약 품목(598개)은 한국보다 적었다.

보고서는 한국이 중국에 대한 공급망이 특히 취약한 이유를 중간재 품목을 중심으로 형성된 양국의 독특한 산업 분업 구조 때문이라고 봤다. 미국의 대중국 관심 품목 수는 한국 절반 수준이지만,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3%에 달했다. 또 중국이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30% 이상이고 미국이 수입 특화하고 있는 품목이 대부분이었다. 일본도 관심 품목이 수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2.9%에 달하고, 그중 86%가 일본이 수입 특화하고 있는 품목이었다. 미국과 일본은 반드시 중국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는 품목을 위주로 수입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한국 관심 품목이 중국 전체 수입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불과했다. 이 중 중국이 세계시장 점유율 30% 이하이거나 한국이 굳이 수입하지 않아도 되는 품목도 상당수 존재했다. 반드시 중국에서 수입하지 않아도 되지만, 산업 분업 구조 때문에 중국 의존도가 높았다는 의미다.

같은 분석 방법으로 볼 때 일본 수입품 중 관심 품목 수는 2007년 370여개에서 지난해 200개 미만으로 감소했다. 이 중 취약 품목 수는 같은 기간 160여개에서 100개 수준으로 줄었다. 다만 2019년 일본 수출규제 사태처럼 관심 품목 중 소수 핵심 품목이 포함돼 있어 일본 공급망 취약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바우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단지 모든 품목을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다변화하는 전략을 추구하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우선 가장 취약한 품목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품목의 성격과 연계된 산업에 따라 대응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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