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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쉬는 대졸자 20.3%…OECD 국가 중 한국이 가장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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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청년 대졸자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이고,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율은 OECD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OECD 국가의 청년(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 및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한국의 청년 대졸자 고용률은 75.2%였다. OECD 37개국 중 31위다. 또 청년 대졸자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20.3%였다. OECD 37개국 중 세 번째로 높다.
지난해 기준 청년 대졸자 비경제활동인구 10명 중 3명은 취업준비생이다. 10명 중 2명은 그냥 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대졸자의 노동력 유휴화가 심각한 셈이다.

[자료 한경연]

[자료 한경연]

청년 대졸자의 취업이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로 전공과 일자리 미스매치가 꼽혔다. 한국의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율은 50%로 OECD 22개국 중 1위였다. 취업자 절반은 전공과 무관한 일자리에 취업하는 것이다. 한경연은 미스매치가 심한 이유로 대학 정원 규제를 꼽으면서 미국과 한국 사례를 비교했다. 미국의 스탠포드대 컴퓨터공학과 정원은 2008년도 141명에서 2020년 745명으로 다섯 배 넘게 증원됐다. 반면 서울대는 55명 정원을 70명으로 증원하는 데 그쳤다. 한경연은 “대학 정원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의 적시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자료 한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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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도 문제다. 한국 청년 교육 이수율은 69.8%로 OECD 37개국 중 1위다. 그러나 대졸자는 연평균 3% 증가하는데 반해 고학력 일자리는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2013~2020년).

[자료 한경연]

[자료 한경연]

산업구조 변화로 기존 일자리도 감소하고 있다. 생산시스템 고도화에 따라 전 산업 취업유발계수는 2010년 13.8명에서 2019년 10.1명으로 줄었다.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010년 7.86명에서 2019년 6.25명으로 줄었다. 첨단 산업으로 전환해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어하는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도 청년들의 신규 채용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세계경제포럼(WEF) 노동시장 경쟁력 순위는 141개국 중 97위다. 프레이저 연구소의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 자유도 순위도 165개국 중 149위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한국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최고 수준이지만 인적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있다”며 “대학 정원 규제 완화, 대학 교육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와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여 청년들의 취업 진입 장벽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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