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대장동판 내부자들...유동규 측근 꽂아 심사위원 뽑았다

중앙일보

입력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달 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달 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첫단추’ 격이었던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벌어진 ‘내부자들’의 행각이 뒤늦게 드러나고 있다. 처음부터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던 정황들이다.

특혜 의혹의 핵심에 있는 유동규(구속기소)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측근들은 사업자 선정에 결정적인 논리를 제공하며 심사위원을 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투명·공정한 심사를 위해 공사 내부 인원도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투명·공정’을 명분으로 유 전 본부장의 측근인 내부자들을 꽂은 셈이다.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과 김문기 개발 1처장(당시 개발1팀장), 정민용 변호사이 심사위원으로 뽑혔다.

5명 중 4명이 유동규 측근…내부자들끼리 심사위원 선정

이같은 정황은 국민의힘 이기인 성남시의원이 확보한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 사업제안서 심의업무 수행을 위한 소위원회 결과보고’에 나온다. 공사는 2015년 3월 20일부터 26일까지 3차례에 걸쳐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 구성 소위원회를 열었다.

소위원회 회의에는 유한기 개발본부장과 김 처장, 김민걸 회계사, 최모 인사전략팀장, A 경영지원팀장이 참석했다. 유한기 본부장은 ‘유1(원)’인 유동규 전 본부장에 이어 ‘유2(투)’로 불린 2인자였고, 김 처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이 리모델링 조합장을 맡을 당시 아파트의 시공사 영업부장 출신이다. 김 회계사는 화천대유 관련사인 천화동인 5호의 대주주 정영학 회계사의 소개로 공사에 들어왔다. 최 인사전략팀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의 최측근으로 신임이 두터워 유씨가 아닌데도 ‘유3(쓰리)’로 불렸다고 한다.

이기인 성남시의원 제공

이기인 성남시의원 제공

“박사·교수 김문기, 사업 용역 정민용 적합”

유동규 전 본부장의 측근으로 짜여진 위원회에서는 ‘자기 사람’을 심사위원으로 만드는 명분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3월 20일 열린 1차 회의에서 김민걸 회계사는 “공모지침서에 절대평가는 공사에서, 상대평가는 선정심의위원회에서 수행하게 돼 있다”며 먼저 운을 뗐다. 이어 ‘유3’ 최 인사전략팀장이 “대장동 사업 실행부서인 개발사업 1팀에서 한 명, 타당성을 검토한 전략사업팀에서 한 명, 전체적인 총괄인 개발본부장까지 3명을 절대평가 심사위원으로 선정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모두 동의했다.

이기인 성남시의원 제공

이기인 성남시의원 제공

2015년 3월 26일 열린 3차 회의에서 최 인사전략팀장은 “부동산 박사이면서 현재 OO대학교 초빙교수인 김문기 개발사업 1팀장과 대장동 사업 타당성 용역을 수행한 전략사업팀 투자사업파트 차장인 정민용 변호사 등 2인이 심사위원으로 적합해 보인다”고 했다.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이 “합리적이라 판단된다”고 수긍하면서 이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유한기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사업제안서 심사에서 절대평가 평가위원장을, 상대평가에는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 처장과 정 변호사는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의 심사위원으로 모두 참여했다. 결국,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기인 시의원은 “유 전 본부장의 측근들로 구성된 회의에서, 공사 내부 인물을 심사위원으로 추천한 것 자체가 사실상 특정 컨소시엄을 내정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며 “이들도 모두 수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유한기·김문기 조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송병일 팀장)은 최근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과 김문기 처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유 전 개발본부장에겐 황무성 공사 초대사장에게 사퇴를 강요했는지에 대해서도 캐물었다고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