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행복 좇으면 되레 불행해져요" 미국판 오은영의 조언

중앙일보

입력 2021.11.18 05:00

베키 케네디 박사의 인스타그램 캡처.

베키 케네디 박사의 인스타그램 캡처.

‘젊은 부모’인 밀레니얼 세대에게도 육아는 어렵다. 미국도 마찬가지. 한국에 육아 멘토인 오은영 박사가 있다면 미국엔 ‘닥터 베키’가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집중 조명한 ‘밀레니얼 부모의 멘토’인 인물이다. 올해 38세로, 본명은 베키 케네디, 세 아이의 엄마인 임상심리학자다. 타임지 역시 지난 6월 “10살 이하의 어린아이를 기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 부모라면 ‘닥터 베키’를 모를 수 없다”고 소개한 바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아이들이 등원 및 등교를 할 수 없게 되고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밀레니얼 세대 부모의 고민도 커졌고, ‘닥터 베키’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도 늘었다. 그가 고민상담을 해주고 육아 팁을 공유하는 계정의 팔로워는 17일 현재 80만 명을 넘는다. 비결은 뭘까. NYT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정확히 짚어낸 육아 팁” 덕분이다.

중앙일보의 '괜찮아 육아상담소' 시리즈에도 육아 꿀팁이 가득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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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부터 2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에 대해 NYT는 “이전 세대 부모들보다 더 아이들과 교감하는 데 시간을 많이 쏟고, 아이들의 감정을 중시한다”며 “아이들이 행복한지 관심을 크게 기울이는 것이 밀레니얼 세대 부모”라고 설명했다. 즉 아이들이 산수를 잘하고 받아쓰기 만점을 받는 것보다, 수업을 받으면서 행복감을 느끼는지가 더 중요한 부모라는 것. 그러나 ‘닥터 베키’는 이를 두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는다.

그는 NYT에 “밀레니얼 부모들은 그 어느때보다 더 아이의 행복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왜 아이들은 그 어느때보다 더 불행한지를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다. 미국 퓨(PEW) 리서치센터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12~17세 청소년의 약 13%가 우울증을 경험했으며, 이는 2010년의 같은 조사에서 8%가 나온 것에 비해 5%p나 높아진 셈이다.

왜일까. 케네디 박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행복을 중시하기에 외려 행복에서 멀어지고 있는 셈이 된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모가 무리를 하기에 부모도 아이도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 그는 장난감 성을 쌓는 놀이를 하는 걸 예시로 들었다.

“장난감 성을 쌓다가 아이가 잘못해서 성이 무너졌다고 해보죠.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부모는 아이가 행복하게 웃어야 하니 허둥지둥 성을 대신 쌓아주려고 합니다. 아이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어서요. 그게 바로 틀린 거에요. 이렇게 말하셔야 합니다. ‘어머, 성이 무너졌구나. 내가 이걸 대신 쌓아주진 않을 거란다. 대신 너의 곁에 같이 있어줄께.’”

아이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 역할을 해야지 행복을 가져다주려고 하진 말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마법의 말, "나는 널 믿는단다"를 소개하는 닥터 베키. [인스타그램 캡처]

마법의 말, "나는 널 믿는단다"를 소개하는 닥터 베키. [인스타그램 캡처]

아이가 떼를 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케네디 박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조언을 옮긴다.

“매일 먹던 시리얼인데 아이가 갑자기 ‘맛이 이상해, 안 먹어’ 이럴 때가 있어요. 말이 안 되죠, 물론. 하지만 ‘매일 먹는 건데 왜 그러니’라고 묻지 마세요. 이렇게 말하세요. ‘그래? 너의 말도 맞을 거 같긴 한데 그럼 왜 그럴까?’ 사실 그건 거짓말일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아이는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일부러 하진 않아요. 자신의 기분을 드러내기 위해 거짓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 기분을 말하도록 아이를 이끌어줘야합니다.” 그는 그러면서 “아이가 하는 거짓말 속엔 진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케네디 박사도 처음부터 ‘닥터 베키’가 된 건 아니었다. 평범한 임상심리학자였던 그는 팬데믹 시대 소통법으로 인스타그램을 택했고, 스타가 됐다. NYT는 “그의 세 아이 방은 그 자신이 사무실로 쓰는 방보다 두 배는 넓다”며 “아이의 행복을 좇느라 부모가 불행해지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조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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