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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산으로 뛰자" 한국·말라위·케냐서 뭉친 '제2의 툰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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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 실시간 교류 모습. 사진 굿네이버스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 실시간 교류 모습. 사진 굿네이버스

“공장에서 만든 식품이 아닌 ‘로(raw) 푸드’를 먹어야 합니다.”

한국과 말라위, 케냐 청소년들이 비대면 화상 회의에서 “공장에서부터 시작되는 매연이 대기에 영향을 미친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이틀간 굿네이버스가 진행한 국제교류 프로그램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의 실시간 교류 활동의 한 장면이다. 활동의 주역들은 기후위기에 대한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는 ‘제2의 툰베리’들이다. 100여 명의 청소년은 기후위기의 원인인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공부하고 연구한 뒤 5개 팀으로 나뉘어 비대면으로 토론을 했다.

김연우 학생(갑천중)은 “한국은 4계절이 뚜렷하다고 알려졌지만,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예전의 한국은 이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으로 ‘비디오 시청 시간 줄이기’ ‘잔반 남기지 않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등을 실천했다고 했다. 말라위의 마폴리(6학년)는 ‘땔감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기’ ‘샤워할 때 물 절약하기’ 등의 사례를 언급했다. “땔감을 적게 사용하느라 추운 아침에 차가운 물로 샤워하는 것이 힘들었다”는 ‘애로사항’도 얘기했다.

“저개발국가ㆍ청소년 목소리 들어야”

케냐 청소년이 탄소발자국 줄이는 방안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 굿네이버스

케냐 청소년이 탄소발자국 줄이는 방안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 굿네이버스

이번 행사는 미래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는데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청소년들이 나섰다는 점에서 뜻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의 행사장에서도 세계 100개국 나라의 아동 1만 명이 기후변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편지를 보냈다. 스웨덴의 10대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전 세계 청소년 환경운동가들은 각국 정상들에게 기후 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했다.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가 지난해 아동 4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동 참여 정책제안 설문조사’를 보면,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걱정거리로 ‘직업’에 이어 ‘기후변화(16.7%)’를 꼽았다. 굿네이버스는 특히 기후위기 등 글로벌 이슈를 논하는 국제 토론의 장에서 저개발국가의 의견이 소외돼 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9월 11일 열린 발대식에는 한국 청소년 54명을 비롯해 말라위와 케냐 청소년 50명 등 총 104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20개 소그룹으로 나뉘어 다음달까지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쓰레기산 찾아 플로깅…행동하는 청소년들

쓰레기 산(Dumping Hill)에서 권리옹호활동을 하는 케냐 청소년들. 사진 굿네이버스

쓰레기 산(Dumping Hill)에서 권리옹호활동을 하는 케냐 청소년들. 사진 굿네이버스

실시간 교류에서 탕정중 학생들은 탄소중립을 알리기 위해 직접 기획해 진행한 가두 캠페인 모습을 공유했다. 굿네이버스 대구경북본부 전민제 학생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플로깅(Plogging)’ 활동을 펼쳤다면서, 말라위와 케냐 아동에게 “플로깅은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냐 청소년들도 케냐와 말라위, 한국 학생들을 대표해 일명 ‘쓰레기 산(Dumping Hill)’을 찾아 권리옹호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김지숙 굿네이버스 사회개발교육팀장은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를 통해 청소년들은 지구촌 문제에 대한 서로의 상황들을 더욱 상세히 알 수 있게 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국가만이 아니라 지구촌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들 모두 각자의 나라에서 학교나 지역사회의 현황을 조사하고 실천 활동을 진행해 지구촌 문제 해결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세계시민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지역 청소년들이 플로깅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 굿네이버스

대구경북 지역 청소년들이 플로깅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 굿네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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