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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시장 두 표정…상가는 텅텅 비고, 빌라 거래는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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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서울 명동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지난 3분기 47.2%를 기록했다. 서울 광화문(23%)과 지하철 7호선 논현역 주변(19.6%)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비교적 높았다. 상업용 부동산 정보업체 알스퀘어가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알스퀘어는 “상가나 쇼핑몰에서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핵심 점포(앵커 테넌트)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3분기 서울에서 중대형 상가의 평균 공실률은 9.7%였다. 지난 2분기(7.5%)와 비교하면 2.2%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1분기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부동산원은 건물 높이가 3층 이상이면서 연면적 330㎡를 초과하면 중대형 상가, 그 이하는 소규모 상가로 분류한다. 지난 3분기 서울에서 소규모 상가의 평균 공실률은 6.7%였다. 지난 2분기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서울 아파트·빌라 매매 비중

서울 아파트·빌라 매매 비중

이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들어가면서 앞으로 상가 공실률이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 익명을 원한 알스퀘어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의 (상가) 임차 문의가 이전보다 많아졌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거래된 주택 두 건 가운데 한 건은 빌라였다. 부동산원은 지난 1~9월 서울의 빌라 매매 건수를 5만1708건으로 집계했다. 같은 기간 전체 주택 매매(10만4492건)의 49.5%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은평구에서 빌라 매매의 비중(69.5%)이 가장 높았다. 강북구(66.5%)와 광진(63.3%)·도봉구(60.2%)에서도 빌라 매매의 비중이 60%를 넘겼다. 지난 1~9월 서울의 주택 거래에서 아파트의 비중은 41.1%에 그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의 주택 거래에선 아파트가 빌라보다 훨씬 많은 게 일반적이었다.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선 각종 규제로 아파트 거래가 위축하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매수세가 옮겨간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의견이 나온다.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거나 재개발을 기대하는 지역에서 투자용으로 빌라를 사두려는 수요도 유입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의 연립주택(빌라) 가격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3.38% 올랐다. 지난해 전체 가격 상승률(1.49%)을 이미 넘어섰다. 빌라는 전세와 매매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전세를 낀 ‘갭투자’가 쉬운 편이다. 하지만 아파트와 달리 빌라는 정확한 시세를 알기 어렵고 매매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빌라를 샀다가 오히려 손해를 보거나 장기간 투자금을 묶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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