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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했는데 왜 안 받아”…아이폰13 ‘수신 먹통’ 민원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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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3 사용자들이 잇달아 ‘전화 수신 오류’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가격이 100만원이 넘는 고가에다 최신 기기에서 이 같은 ‘통화 먹통’이 발생하면서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이동통신업계와 아이폰 사용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사모’ 등에 따르면 아이폰13을 사용하다가 통화 수신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아이폰13을 구입해 사용해온 직장인 허동규(29)씨는 주변에서 “왜 전화를 안 받느냐”는 질문을 반복해 듣고 있다. 상대방이 허씨에게 전화하면 마치 수신 거부를 한 것처럼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음이 나오지만, 허씨 폰에는 아무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폰13 ‘전화 수신 오류’ 현상.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이폰13 ‘전화 수신 오류’ 현상.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허씨는 “수신 화면도 뜨지 않고, 진동이나 벨소리도 울리지 않는다. 간혹 수십 분 뒤 부재중 전화로만 찍힐 때도 있다”며 “전화를 받지 않으니 회사로 연락이 오거나 동료 직원에게 저를 찾는 전화가 오기도 한다. 영업사원이라 전화 올 일이 많은 데 정말 곤혹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결국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에 ‘전화가 안 된다’고 알려놓고, 급할 때는 메신저 ‘보이스톡’을 이용하고 있다.

허씨는 LG유플러스와 단말기 제조사인 애플 두 곳에 애프터서비스(AS)를 접수했지만,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 상태다. 그는 “LG유플러스는 문제를 인식하고 애플과 조사 중이라고 하더라. 애플에서는 유심칩을 바꿔보라고 하는데, 아이폰13으로 바꾸기 전까지는 멀쩡히 잘 쓰던 것”이라며 답답해했다.

아사모에도 관련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한 사용자는 전화가 안 올 뿐 아니라 문자 역시 수십 분 뒤에나 온다고 했다. LG유플러스 가입자라는 또 다른 사용자는 “유심칩을 바꿔봤지만 여전히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며 “통신사에 문제가 있다고 계속 얘기해도 안 고쳐진다”고 호소했다.

아사모에 올라온 불만 글에는 “나는 한 달째 그러고 있다” “통신사에 물어봐도 왜 그런지 모른다고 한다. 피해는 소비자만 받는다” “문자, 전화가 완전 먹통이라 노답(답이 없다는 뜻)이다”는 댓글이 달려 있다. “애플은 통신사나 유심 기기 문제라고 하는데 일주일 뒤에나 AS를 받을 수 있다더라” “애플 서비스센터와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계속 연락하는데 서로 자기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등 두 회사의 대처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민원이 늘고 있어 원인을 분석 중이다. 통신사 문제가 아닌 일부 단말기 문제로 보고 있다”며 “언제 대책이 나올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할지 등에 관해서는 현재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측은 해외의 일부 통신사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특정 단말기(아이폰13)와 통신 체계가 맞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문제는 SK텔레콤과 KT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T와 KT는 이와 같은 민원이 접수된 적 없다는 입장이다.

애플코리아 측은 이 문제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애플에게 한국은 중요한 테스트베드임에도 고객 대응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이 같은 고압적인 대응은 해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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