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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곽상도 자택 압수수색…‘50억 클럽’ 의혹 정조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검찰이 17일 곽상도 전 의원의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뉴스1]

검찰이 17일 곽상도 전 의원의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뉴스1]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7일 곽상도(62) 전 의원의 자택과 하나은행 본점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연루 의혹이 제기된 배임 혐의 대신 정·관계 로비 의혹에 수사의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곽 전 의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곽 전 의원 사직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6일 만이다. 곽 전 의원은 화천대유에서 아들 병채(31)씨의 퇴직금·위로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는 등 민간사업자 측으로부터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아들 병채씨에 대해선 지난달 2일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두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법원에 추징보전 명령을 청구해 병채씨가 받은 50억원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했다.

곽상도

곽상도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의 청탁을 받고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이 무산될 위기를 막은 정황도 포착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날 서울 을지로1가 하나은행 본점 내 프로젝트 자금 조달(PF) 대출 유관부서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하나은행은 하나신탁과 함께 지분율 19%로, 하나은행 컨소시엄의 최대주주였지만 개발이익은 거의 배당받지 않고 프로젝트파이낸싱(자금 대출)만 담당했다. 그 결과 7% 지분의 주주인 화천대유·천화동인 1~7호 개인 주주들이 배당금 4040억원과 별도로 아파트 분양수익을 독점할 수 있었다.

이날 함께 압수수색이 진행된 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는 모습. [뉴시스]

이날 함께 압수수색이 진행된 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는 모습. [뉴시스]

이재명 후보는 곽 전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 이틀 전인 지난 15일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검찰 수사가 매우 미진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렵다”며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곽 전 의원 등의 수뢰 의혹과 하나은행의 ‘이익 몰아주기’ 배임 의혹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배임 의혹 대신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방향을 튼 것”이라며 “이 후보 등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팀장 송병일)도 이날 화천대유로부터 30억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최윤길(현 화천대유 부회장) 전 성남시의회 의장의 자택과 화천대유 사무실, 성남시의회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성남시의회 압수수색에서 최 전 의장이 6대 시의원으로 재직한 2010~2014년 당시 공사 설립과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9월 29일 자택 압수수색 직전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도 이날 완료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속 텔레그램 앱도 비밀번호를 유 전 본부장 측으로부터 뒤늦게 받아 해제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휴대전화로 자택 압수수색 직전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 등 이 후보의 측근 인사들과 통화한 것으로 밝혀져 ‘말 맞추기’나 증거은폐 시도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자료를 검찰과 공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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