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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 아시아 경제 틀 짜는 美…미일 새 통상협의체 설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하기우다 일본 경제산업상이 도쿄에서 열린 회담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7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하기우다 일본 경제산업상이 도쿄에서 열린 회담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움직임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경제적 틀을 구성하는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양자 통상 협의체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하기우다 (萩生田光一) 일본 경제산업상은 17일 도쿄에서 열린 회담에서 '미일 통상 협력 틀'(US-Japan Partnership on Trade)을 설치하기로 했다. 타이 대표는 "미일 새 파트너십은 양국의 강력한 무역 관계를 정의한다"며 "미국과 일본의 협력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일 통상 협력틀'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 틀 구성과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타이 대표는 "우리의 긴밀한 협력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틀 구성을 지원하고 (양국의) 국민 경제를 향상시키는 지속가능하고 탄력적이며, 포용적이고 경쟁력 있는 무역 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번째 회의는 2022년 초에 열린다고 한다. 초기 논의 단계에서는 제3국에 의한 불공정 무역 관행의 시정을 의제, 노동 및 환경 관련 우선순위 해결, 디지털 생태계 같은 의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교도통신은 제3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시정 논의는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싱가포르에서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틀을 내년 초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번 아시아 순방은 이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몬도 장관은 지난 15일 도쿄를 방문할 당시 하기우다 경산상을 만나 첨단 기술과 인프라 개발 등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일 상무·산업 파트너십'(JUCIP)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뉴스 경제포럼에 참석해 존 미클스웨이트 블룸버그 편집장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합류할 계획은 없지만, 지역 동맹국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경제 체제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CPTPP는 과거 미국이 주도한 기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후신이다. 2017년 미국이 TPP에서 탈퇴한 이후, 일본·호주·멕시코 등 나머지 11개 국가가 2018년 말 출범시켰다. TPP는 중국 견제의 성격이 있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여기서 탈퇴하자 중국도 지난 9월 16일 전격 가입 신청을 했다.

러몬도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 내 많은 이들이 미국이 다시 CPTPP에 재가입하기를 원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러 이유로 당장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러몬도 장관의 발언은 중국이 가입을 희망하고 있는 CPTPP 대신 미국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경제 협의체의 판을 다시 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다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새로 만들고자 하는 '틀'이 민주주의 국가 간의 무역 협정에 관한 것인지 묻는 말에는 "맞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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